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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명 인하대 명예교수
  • 편집부
  • 등록 2012-06-12 17: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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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대 석

황진명 인하대 명예교수,
‘공과대학 여학생의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각 대학에서 적극적인 여교수채용 정책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36년간의 교수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임을 하셨는데 감회가 어떠신지요.
공과대학에 여학생도 보기가 드문 시절에 국내 최초로 공과대학에 여교수가 부임 했다고, 학생들이 무척 좋아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시절 ‘공업입국’이라 하여,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때라 그때만 해도, 공과대학이 취업이 잘되어 가장 인기 있는 그야말로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36년이 지나고 보니, 여학생들이 공과대학 학생수의 20%(과에 따라서는 50% 이상 됨)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는데, 공과대학자체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 정도가 아니라 이공계 기피현상까지 생겨 많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오랜 항해를 마치고 항구에 도착한 돛단배처럼 긴 안도와 감사의 마음입니다.

퇴임기념으로 제자들과 함께한 여행은 어떠했나요.
내 지도로 석박사 한 제자들이 30여명 정도 되어 제자를 많이 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학생들이 정이 많아 제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은퇴기념여행도 정년퇴임식을 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렇다면 제자들과 함께 기념 여행을 안면도로 가자고 해서 일박이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예쁜 펜션과 회색빛 하늘과 바다가 겨울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해준 낭만적인 여행이었는데, 모두들 바쁜 와중에서도 반이나 여행에 동참해주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파릇파릇한 젊음으로 빛나던 제자들이 이제 벌써 중년이 되어 어머니라면서 발마사지까지 해준 이번 여행은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기전 제자들이 나에게 준 퇴임 기념선물은, 엉뚱하게도 ‘맥북에어’였습니다. 평소에 내가 스티브 잡스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제자들이 선택한 모양인데, 그래서 인생 제2막은 멕북에어 쓰는 법 익히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퇴임 후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사실 36년간 공과대학 교수로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했으니, 이제 부턴 강의도 맡지 말고 열심히 놀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놀아본 사람이 놀 줄도 아는 것 이어서 갑자기 놀려고 하니 막막하더군요. 아직은 돌봐야 할 손자도 없고 보니, 좀 생산적이면서 놀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아, ‘인류의 문명사와 함께 한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통섭’ 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의 블로그를 하나 개설했습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시대에 일반사람들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것저것 다양한 토픽을 잡고 문헌들을 읽다보니, 의외로 배우는 재미가 커서, 다시 학생이 된 기분입니다.

그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끼셨던 일이나 인상 깊은 제자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만 해도 외국에서 학위하고 온 사람이 아주 드문 시절이라 모교와 인하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과대학의 남학생들을 가르치면, 사회에 나가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생각에서 인하공대로 왔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 지도로 석박사를 한 제자들로부터 따뜻한 정이랄까,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여교수가 하도 무심해서 다 떨어진 실내화를 그냥 신고 다닌 것이 안쓰러워 몰래 새 실내화를 사다 논 제자도 있고, 참 잊지 못할 추억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딱히 한사람을 든다면, 아무래도 변변한 실험장비도 없는 80년대에 첫 제자로 들어와 고생한 한국자원연구소의 배인국 박사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직접제자는 아니지만, 여학생이 아주 드물던 시절에 자원공학과 석사과정에 있으면서, 요업공학과에 자주 실험실에 들려 열심히 실험하던, 한국자원연구소의 안지환박사도 인상 깊은 제자입니다. 유일한 홍일점인데다가 인물도 잘 생겨서, 자원공학과뿐 아니라 요업공학과에서도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큰 재생에너지 사업단도 이끌 정도의 중견 공학자로 성장했습니다.

세라믹학회 여성위원장도 역임 하시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 불모지인 공과대학에서 여교수로 지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인문사회학에선 교수가 나이가 들수록 세월과 함께 잘 익은 와인처럼, 존경을 받지만, 공과대학에선 몇 년 만 지나면 구식이 되는 컴퓨터처럼, 나이가 든다는 것이 시대에 뒤쳐진다는 느낌을 주는 분야입니다. 더구나 공과대학은 연구비 따고, 공동연구하고, 학생들 졸업하면 취직시키고 하는 일이 무척 중요한데, 이런 일들도 다 학연, 지연 같은 인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자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완전 고립무원(孤立無援)에 처한 심정이었습니다. 더욱이 90년대 까지 국가가 주는 연구비 건수도 액수도 많지 않았고, 산업체에서 연구비 따올 형편도 안 돼, 어렵게 학생들을 길렀습니다. 힘들게 공대교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라고 할까, 사회적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003년에 한국재료학회 부회장을 하면서 점차 늘고 있는 공과대학의 여학생들의 교육이나, 몇 안 되지만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공학자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2006년에 한국공학교육학회에 여성공학교육 연구회와 한국세라믹 학회에 여성 세라믹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을 하게 됐습니다.
한편 국제적 단체인 전문직여성(Business and Profe-ssional Women: BPW/ International) 클럽에 속한 한국연맹 안에 전문직여성 클럽을(BPW/인천)만들어 초대회장을 하면서, 지역사회에서의 여성지위나, 차세대 여성들의 리더십 함양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했습니다. 2007년에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한 사회제도 기반 비교’란 주제로 한중 심포지엄도 주최 하였습니다.

교수임기동안 만족할만한 성과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공대 교수로서 만족할 만한 연구업적을 남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는 여성 세라미스트들의 교육과 상호협력 및 역할모델을 할 수 있도록 한국세라믹 학회에 여성위원회를 만들어, 2007년, 11월 달에 열린 한국세라믹학회 50주년 기념 행사 때, 여성 세라미스트를 위한 국제워크숍을 “Beyond Bias and Barriers-Fulfilling the potential of women in Engineering World” 라는 타이틀로 개최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이하 생략,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12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


정년퇴임기념여행(2012년 2월4일)
한국세라믹힉회 50주년기념행사, 여성세라미스트 국제워크숍(2007년 11월9일)
한국세라믹학회 추계총회에서 여성세라미스트 특별상 기념강연(2011년 10월24일)


황 진 명
- 이화여자대학교 화학과 학사
- University of Nevada  화학과 박사
- 현재 한국재료학회 평의원
- 현재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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