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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돋보기2-고려청자 기린모양 연적
  • 편집부
  • 등록 2021-05-27 18:15:50
  • 수정 2024-07-04 16: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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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돋보기②]

고려청자 기린모양 연적

 

글_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 문화재 평론가

도자기 연적(硯滴)을 본격적으로 제작한 시기는 고려시대로 청자연적이 대부분이지만 현존하는 수량은 매우 적고 희귀하다. 전해오는 청자연적 종류는 기린(麒麟), 해치(獬豸), 오리, 동자(童子), 동녀(童女), 거북이, 원숭이, 연꽃봉오리 등의 상형청자(像形靑磁)인데 이 중에 ‘청자 기린모양 연적’은 알려진 유물이 단 3점에 불과하다. 이번에 소개되는 유물과 일본에 있는 ‘청자 기린모양 연적’, 국내 개인 소장품인 ‘청자 기린모양 연적(보물 제1449호)’이다. (사진1),(사진2),(사진3)

새로 공개된 ‘청자 기린모양 연적’은 네 발을 야무지게 모아 웅크리고 앉아서 고개를 뒤로 돌려서 시선을 위를 향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존 유물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마의 가운데에서 뿔이 솟아나 뒤로 뻗어있고 머리와 목에는 수북한 털 갈기가 덮여있다.
특히, 고려 사기장의 재치를 볼 수 있는 부분은 엉덩이를 타고 올라온 기린의 꼬리 부분으로 꼬리 끝을 말아 올려 구멍을 뚫어 연적의 입수구(入水口)를 만든 것이다. 출수구(出水口)는 다른 연적처럼 기린의 입으로 구멍을 뚫었고 눈동자는 철화 점을 찍지 않고 음각으로  표현하였다.
몸통은 머리를 뒤로 돌린 상태라서 한쪽 배는 불룩 튀어나오고 다른 쪽은 비례하여 들어간 상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일반적으로 청자연적이나 향로 뚜껑의 해태, 원숭이 목에는 방울을 달고 기린에는 방울을 달지 않았으나 이 ‘기린모양 연적’의 목에는 앙증맞은 칠보모양 방울이 달려있다. (사진4)

제작 기법은 기린 모양의 틀에 찍어내고 일정 시간 건조한 후에 바닥부터 속을 파내고 평편한 바닥을 새로 만들어 붙여서 마감한 것으로 보이며 연적의 표면을 정교하게 다듬고 몸통의 문양을 섬세하게 음각으로 조각한 후에 소성했다. 몸통에는 맑고 투명한 청자유약을 골고루 시유했고 평편한 바닥은 규석 받침을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5)
기린은 상상의 동물로, 용(龍)의 머리에 한 개의 뿔이 달렸으며 사슴의 몸과 소의 꼬리를 달고 몸통은 오색의 털과 용의 비늘이 덮여있다. 자애심과 덕망이 높은 생물이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1000년을 살고 ‘인수(仁獸)’라고도 불리며 모든 동물 중에서 으뜸으로 성인(聖人)이 태어날 때 나타난다고 전하며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고구려의 벽화무덤에 최초로 등장하는 ‘기린’은 신라시대 막새기와의 문양으로도 사용되었고 고려시대는 왕의 호위군을 ‘기린군’이라 하였다. 조선시대는 길상 민화의 주제로도 자주 활용되었고 대군(大君)이상의 왕족만이 기린흉배를 착용할 수 있었다.

이 ‘고려청자 기린모양 연적’은 고려청자의 절정기인 12세기 전후에 강진이나 부안의 왕실 관요에서 특별히 제작된 최상의 작품으로 몸통의 표현기법이 세련되었고 청자의 발색은 비색으로 명품이다. 아울러 고려시대 귀족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이 작은 ‘청자 기린 모양 연적’은 실제 사용한 것인지 관상용으로 제작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소중히 간직했던 주인의 온정과 함께 천년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고 영원한 ‘고려 사기장’의 혼이 느껴진다.

사진01 「고려청자 기린모양 연적高麗靑磁 麒麟形 硯滴」  고려시대 | 길이 7cm, 높이 8cm, 개인소장
사진02 「청자 기린모양 연적」 (보물 제1449호)
사진03 「청자 기린모양 연적」 (일본소재)
사진04 목에 방울 단 앞모습
사진05 목에 방울 단 바닥 면

 

*본 기사는 월간도예에 연재되는 칼럼으로, 도자문화 이론을 대중적으로 소개하고자 본지에 후속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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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대환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문화재 보존학을 전공했으며 40여 년간 국내외 발굴현장과 유적지를 답사하며 문화재를 연구했다. 지난 15년간 대학교 박물관과 국공립박물관에 신라금동불상, 고려청동탑, 고려청자, 고려도기, 조선백자, 고려와전, 벼루, 출토복식 등 5천여 점의 유물을 무상 기증했다. 주요 저서로는 『박물관에서 볼 수 없는 문화재1,2』가 있으며, 현재 상명대학교 석좌교수이자 문화재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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