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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37_백자복숭아모양 연적
  • 편집부
  • 등록 2024-03-28 10:15:17
  • 수정 2024-07-04 15: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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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문화

 

[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37]

 

백자복숭아모양 연적
白磁桃形硯滴


글_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 평론가

 

사진1) 「백자복숭아모양연적」조선시대 높이:12cm 바닥지름:7cm


연적(硯滴)은 벼루에 먹을 갈 때 물을 따르기 위해 물을 담아두는 용도의 도구로 도자기, 도기. 금속기, 나무, 돌 등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붓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여성들의 화장용 분에 물을 담아 사용할 때도 사용되는데 용도에 따라서 연적의 크기와 종류도 다양하지만 대체로 붓글씨를 쓸 때 많이 사용되었다. 사진6, 7)


  연적의 몸통에는 두 개의 작은 구멍이 뚫어져 있는데 물을 담을 때는 물속에 완전히 담구어서 물을 몸통에 저장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연적이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고려시대 청자로 제작된 연적과 조선시대 백자로 제작된 연적이 맥을 이어오고 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청자연적은 그 수량이 적지만 동물이나 사람, 연꽃봉오리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걸작품들이 전해지고 있다. 사진8~11)


  조선시대는 분청자, 도기, 옹기, 금속기 등 여러 재질의 연적을 만들었으나 백자연적이 종류도 많고 다양하며 예술성도 뛰어나다. 특히 조선 후기에 분원 왕실가마에서 제작된 작품 중에는 사람, 동물, 과일, 집, 가구 등을 표현한 세련된 작품을 제작하였다. 사진12, 13)


  유교 사상에 물들은 조선 사회는 글을 숭상하여 연적의 수요는 늘어나고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작품의 예술성에도 사용처에 따라서 편차가 매우 크다. 사진1)의 ‘백자 복숭아모양 연적(白磁桃形硯滴)’은 조선 후기 왕실가마에서 특별히 제작된 작품으로 왕실이나 명문가에서 사용된 천도복숭아모양의 연적이다. 천도복숭아는 하늘나라의 복숭아로 서왕모의 동방삭이 3개를 훔쳐먹고 3천 갑자나 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불로불사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뜻한다.


  이 작품은 18세기 후반에 분원 왕실 관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나무줄기에 매달려 있는 복숭아를 사실적으로 조각하였다. 나무줄기에 매달린 복숭아에 두 장의 잎사귀가 붙어있고 나무줄기 모양으로 조각된 줄기로는 물을 따르도록 구멍이 뚫려있다. 사진2, 3)


  복숭아 몸통의 윗부분에 뚫린 구멍은 연적에 물을 담을 때 쉽게 담기게 하는 기능을 위한 것이며 담긴 물이 흐르지 않도록 몸통의 윗부분에 위치한다. 나무줄기에 해당하는 바닥에는 여섯 군데 모래받침 흔적이 있는데 가마에서 번조한 후에 곱게 갈아내어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사진4, 5)


  알맞게 통통하고 탐스러운 몸통을 지닌 복숭아의 표현이 세련되었으며 몸통을 받치고 있는 나무줄기 역시 조각 기술의 능수능란함을 엿볼 수 있다. 철분을 완전히 제거한 최상품의 고령토를 사용하고 맑고 투명한 백자 유약을 사용하여 제작한 왕실용 갑번자기(甲燔磁器)이다. 이러한 순백의 연적은 조선시대 유교를 숭상하던 청렴한 선비의 정신을 잘 나타내주며 여러 가지 채색을 한 복숭아모양의 연적보다 훨씬 더 고귀함이 느껴진다.


  탐스러운 ‘백자 복숭아모양 연적’은 조선시대 사랑방의 사방탁자 위에 놓고 감상하던 선비의 마음과 바쁜 일상에 매몰된 현대인의 마음을 잠시나마 이어주는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남겨진 유물을 통하여 200여 년 전에 활동하시던 조상들의 정취와 문기를 느껴본다.

 

-----이하 생략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4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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