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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40-청자 상감 용무늬 분합
  • 관리자
  • 등록 2024-06-25 12: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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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40]


청자 상감 용무늬 분합

靑瓷象嵌雲龍紋粉盒



글_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문화재 평론가


「청자 상감 용무늬 분합」 고려 시대, 높이: 5cm 몸통지름: 9cm 바닥지름: 5.8cm


고려 상감청자는 도자기의 문양을 표현하는 기법으로 세계 도자사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 청자에도 선상감(線象嵌)을 기준으로 상감기법이 발생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나 이내 사라지고 고려청자만 상감기법이 발전하여 세계적인 도자기의 면모를 이루게 되었다. 

  상감의 기법도 다양하여 흑상감, 백상감, 흑백상감, 면상감, 역상감, 돌상감(백토나 자토로 상감을 하지 않고 하얀 규석을 꽂아 넣는 기법)(보문복지재단 『고려청자 명작의 세계』, 동곡박물관, 2022, p.186.)


, 이중상감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이중상감(二重象嵌)은 상감한 면에 다시 상감을 더한 경우로 매우 희귀하다. 현존하는 작품이 소수에 불과하여 그 사례가 매우 희귀한데 사진2)의 「청자 상감 용무늬 분합」이 이에 해당된다.


  「청자 상감 용무늬 분합」은 몸통과 뚜껑의 크기가 거의 같으며 뚜껑의 가장자리 부분과 몸통의 가장자리 부분을 약간 경사지게 만들었고 바닥에는 작은 규석 받침이 세 곳이 보이며 몸통과 뚜껑의 결구 부분에는 좁쌀만 한 규석 받침 흔적 열 곳이 있다. 바닥의 규석 받침은 도자기를 성형하여 소성할 때 도지미에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데 대체로 규석의 크기가 작을수록 바닥 면이 깔끔하게 되기 때문에 고급품의 제작에만 작은 규석을 사용하였다. 사진3, 4)


  몸통과 뚜껑의 옆 부분은 백상감으로 뇌문(雷紋)을 둘렀으며 뚜껑의 바탕은 가느다란 음각선으로 힘차게 출렁이는 파도무늬를 그렸고 몸통의 아래쪽에는 삼각집선무늬를 음각선으로 그려 넣었다. 이 유물의 가장 핵심이 되는 뚜껑의 중심부는 힘차게 비상하는 흑룡(黑龍)을 이중상감기법으로 새겨 넣었는데 자토(紫土)로 용의 전체적인 몸통을 상감한 후에 백상감으로 용의 눈, 뿔, 비늘, 발톱, 등줄기선, 수염 등 세부적인 표현을 마감하였다. 청자의 문양에 흑룡이 시문되는 경우는 매우 희귀하고 이례적이다. 더욱이 역동적인 용의 모습이 살아있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용은 삼라만상의 제왕으로 예로부터 신성시 여겼으며 왕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문양으로 삼국시대 이전부터 용은 왕으로 통했다. 사진1)


  이 유물의 용도는 정확히 알려진 사례는 없으나 왕족이나 귀부인들이 사용하던 화장용품인 분(粉)을 담아 사용한 분합이나 귀한 향을 담았던 향합으로 추정된다. 작은 고려청자에 음각기법, 백상감기법, 이중상감기법이 동원된 명품청자로 특별히 주문 제작된 작품으로 보이며 청자의 발색도 최고 수준인 비색이다. 이런 형태의 작은 분합은 고려 시대 도자기나 금, 은 등의 금속기로도 많이 제작되었으나 모두 왕족이나 귀족의 전유물로 한정적으로 제작되고 사용되었다. 가끔은 모자분합(母子粉盒)으로 분합 속에 작은 분합들을 넣어 여러 종류의 분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든 경우도 있는데,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청자상감국화모란당초문모자합」이 좋은 사례이다. 사진5)


  왕족이나 귀족 중심 사회였던 고려 시대는 도자기나 금은 세공품 등 세련된 생활 용품이나 부장품을 특별히 주문 제작하여 사용하였으며 소량이지만 현존하는 명품 유물의 예술성과 비례하여 화려했던 상류층의 생활상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세라믹코리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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