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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래 _ 도예가
  • 편집부
  • 등록 2004-05-17 0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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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그리고 예술과 꿈 글+사진 공영래 _ 도예가 나는 1958년 6월 2일 전북 김제(심포)에서 태어났다. 그 곳은 마을 뒷산 너머로 만경강이 서해로 굽이쳐 흐르고 그 산자락 아래 오래된 망해사가 고목과 함께 세월을 말해주 듯 언제나 그 자리에 서있는 곳이다. 그리고 마을 앞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호남평야의 푸름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황금색으로, 황량한 벌판으로 온천지가 은백색의 동화 속 같은 풍경의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나는 그곳에서 자랐다. 나의 어린시절 추억은 지금도 늘 가슴 설레임으로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고 나의 작품 속에도 가끔씩 젖어들게 한다.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나는 군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딱히 할 일이 없던 차에 1976년 9월경 국립마산도자기 시험소(현 요업 기술원)에서 국비 도자기 직업훈련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마산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오늘날 영원한 나의 길이 되어 버렸다.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 사람은 부모의 몸을 빌어 이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는데 사람이 성장하면서 부모 못지않은 인연과 필연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도자기를 시작한 후 얼마 되지 않아 한봉림 선생을 만났다. 현재 원광대에 계시는 한봉림교수님을 만나게 된 것은 필연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또 하나의 기회로 다가왔던 시기였다. 그 후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화장품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당시 참존화장품의 김광석 회장님을 만나면서 그분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살아가는 눈을 뜨기 시작했다. 위의 두 분에게 진 마음의 빚은 다 갚지 못할 것 같지만 나는 도예가로 작품을 남겨 조금이나마 그 은혜를 보답하는 마음을 갖고자 한다. 2001년도 경기도에서 열린 ‘세계도자기엑스포’는 나와 이천 그리고 한국의 도자기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나는 또 다른 선택과 기회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 때 나는 세계적인 도예가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그 만남은 나에게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소중함으로 발전되었다. 그 기회는 2002년 월드컵이 끝날 무렵 일본 세또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초청작가로 약 40일정도 세또에 머물게 된 것으로 시작됐다. 그곳에서 워크숍, 슬라이드강의, 오픈스튜디오 등을 하면서 함께 초대된 외국작가들과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일본에 머물면서 많은 도예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나는 그들과 친구가 되었다. 2005년 아이치현(세또)박람회에서는 지금까지 세또에 초대된 70여명의 해외도예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또 다른 세라믹 쇼를 연출할 예정이다. 세또의 인연은 이렇게 나에게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 주고 있다. 얼마 전까지 나는 자연을 컨셉으로 한 형상과 새와 나무, 바람과 구름 그리고 생명을 주제로 한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고 자연을 흙으로 표현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나는 나의 작품세계를 완성시키려고 욕심도 많이 부려 보았다. 그 무렵 나는 매우 흥미로운 또 다른 일에 몰두하게 되었고 영감과 현실에서의 기억은 또 다른 인연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4년 전 대학 강의 중에 한 학생이 부적(符籍)을 자료 수집해와 문양기법에 대해 의논하면서 나는 색다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부적은 이집트 피라밋에서 발견되었고 이집트인들이 처음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유사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삼국시대 때부터 사용된 듯하다. 실로 부적의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적은 이러한 계기로 나에게 다가왔고 그 계기와 관심은 나의 작품으로 응용되어 종교적인 냄새와 금기시되는 점이 있긴 하지만 어떻게 그것을 도자기에 접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문양을 현대화시키기 시작했다. 우선 부적 문양의 복잡함을 단순화시키고 특징적인 부분을 확대해 정리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기원하고 소원을 담은 작품으로 발전되어 갔다. 나는 도자기를 만들어 팔고 그것으로 생활하는 작가이다. 어떤 것이 작품이고 상품인지 그 기준을 정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나 팔려고 만든 것과 작가의 작품세계를 구현키 위해 만드는 것과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세계는 창의적이어야 하고 사상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나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인 기법으로 도예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한때 군계일학(群鷄一鶴)같은 작품을 만들어 보려고 호기도 부려 보았고 나만의 고집스런 작품세계를 구축하려고 고민도 해 보았다. 그러나 그 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작가는 언제나 대중과 함께 더불어 살고 그들의 생각을 담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듯 나는 지금 무엇을 완성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2006년이면 도자기를 시작하고 배운지 30년이 된다. 내게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작은 도자기 미술관을 만들어 작가와 더불어 만나는 편안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들과의 이야기가 쌓이면 역사가 되듯이 그런 이야기가 있는 나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싶다. 그리고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필자약력 원광대학교 도예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도예과 졸업 세계도자기엑스포 워크숍 초청작가 일본 세토레지던스 초청작가 현, 원광대학교 도예과 강사 이천 현선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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