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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전공자들이여 비전을 가슴에 품어라!
  • 편집부
  • 등록 2007-03-29 17: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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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진출영역 확장을 위한 교육계의 자구책
글 노경조_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 교수

최근 대학의 도예전공학과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현장에 있는 본인은 물론이고 도자공예 관련 대학 및 각종 단체에서 모색과 진단을 거듭해 왔다. 학생들이 이전보다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관련학과들 사이에서도 다각화된 교육방식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본 기고를 통해 도예전공 변화의 지점을 유추해 내고자 한다.

도예교육의 정체성확립
도자공예는 오늘날 정보사회에 이르는 동안 사회의 주된 생산영역으로부터 밀려났다. 동서양간 문화교류에 첨병역할을 했던 것은 지난 상황이다. 현재는 다양한 첨단 미디어 문화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대학이 학과의 존립 자체로 안주하던 시절은 이미 마감했고, 교육 수요자의 의식 또한 학문의 전당으로써 대학이기보다는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늘날 대학의 도예교육은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도예교육과 관련된 일부 대학에서는 전공의 정원을 줄이거나 유사 관련 전공분야로 바꾸어 운영하고 있다. 수요공급의 원리와 시대적 상황에 맞춘 개혁의 결과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학의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도예교육의 정체성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출생률 저하에 따른 입학지원자수의 감소와 도예분야의 현실적인 인력수요의 시장을 고려할 때, 정원의 축소 또는 전공분야의 폐지를 극단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과명 변경도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요구 그리고 예술의 경향에 따라서 많이 변화했다. 시대가 바뀌면서 교육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변화를 받아들이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일부 대학의 학과나 전공명칭도 교육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개칭을 했지만 학과명을 변경했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오히려 도자공예의 정체성에 대한 자기 부정적 요소를 도출시킴으로써 그것에 의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 개혁의 대안으로 무분별한 커리큘럼의 변화를 시도한다든지, 도자공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산업디자인화를 유도하는 것은 도예교육의 정체성 확립에 위협적일 수 있다.
물론 상호 접목시킬 수 있는 경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부전공의 차원이 아니라 전과의 차원이라면 재고의 여지가 있다. 새로운 도약의 앞엔 반드시 딜레마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딜레마에 빠졌을 때 자기 내면화의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공관련 직업에 대한 경험과 자극이 필요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선진 외국의 학생들에 비해 진로의식 발달수준이 늦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2, 3학년이 되어서야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바로 이와 같은 점에서 학생들의 진로성숙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입시라는 과중한 스트레스 속에서 그들 자신의 관심영역이나 적성 등을 심각하게 고려하여 진로를 결정하는 탐색과정을 가져보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대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진로문제로 많은 좌절과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대개의 학생들이 도예분야를 다른 미술 분야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입학하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도예의 기본교육을 받고 입학을 하거나 도예의 분야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학업에 임해야 할 것이다. 무분별한 대학진학보다는 분명한 의식과 또 그에 대한 경험과 이론이 어느 정도 정립된 후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해야 효과적인 교육이 될 것이다. 
도예전공학생들은 ‘장래진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는 학생들이 자신의 장래 진로문제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의 진로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바라보며 자신의 전공학문에 대한 열정을 보다 이른 시기인 대학의 전공 선택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도자공예 관련학과에서도 학생들에게 계획 없이 도자공예 관련 직종, 예를 들어 미술관 관련 큐레이터라든가 기자, 교육자, 도예가, 공방운영가 등도 가능하겠지만 이런 막연한 제시보다는 학생들에게 도자공예 관련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실용적인 메뉴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진로를 위해 선택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교육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도예 관련 직업에 대한 경험과 자극을 주어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여러 가지 형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부와 대학원을 연계한 전문화된 커리큘럼 필요
대학도예교육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고려청자, 조선의 분청사기, 백자와 같이 찬란했던 도자문화가 조선이후 전통이 끊어졌다는 아쉬움을 버리고 세계화의 물결 속에 새로운 한국현대도예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또 대학도예교육의 한계를 적극 벗어나 이 시대의 현실적 과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창의력과 자유로움,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할 세계의 문화흐름을 수용해야 한다. 현대도예가 생활 도구만이 아닌 추구하는 순수조형의 다양한 관례를 이용할 수 있다면 그 영향력은 디자인분야나 산업분야 뿐 아니라, 시대정신의 표출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 문화의 실험실로부터 인류에 밀착된 현실생활로 옮겨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대미술 속에 합류된 대학의 도예는 기술이나 형상의 목적보다는 도예의 정신예술로써 적극적으로 참여해 흙의 예술가로서 면모를 갖추고 인간의 가치와 삶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또 도예문화를 이끌어가는 주도세력으로서 대중이 꽃피우지 못한 잠재의식을 발견해 살아있는 문화 확산에 기여할 때 전공자들의 길은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도예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예술로써 제조기술 중심의 교육영역에 속한다. 또한 도예교육은 전통적인 생산기술방식에 기본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를 볼 때 대학에서는 기술적인 도자의 소양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보다 전문적인 교육은 대학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도예전문가로 배출되기 위해서는 이를 비단 의학이나 법학, 건축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불과 4년의 실기 및 이론과정의 시간으로는 도예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학부와 대학원이 연계되어 보다 깊이 있고 전문가를 배출하려는 커리큘럼이 필요하겠다. 학부가 도자와 연계된 감성을 기르고 이를 표현하기위한 기술습득의 과정이라면 대학원은 본인의 미래 방향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즉 대학을 통해 본인의 적성과 꿈을 갖고 입학할 대학에서 그 꿈의 가능성과 방향을 추구하는 시기라면 대학원은 보다 깊이 있게 전공에 대한 이해와 기술숙련의 완성을 향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변화된 교육방법으로 경쟁력있는 인재를 육성
현재 도예학과가 갖고 있는 장단점, 대학 내의 구조조정, 예술성과 공예적 쓰임이 맞물린 현실에 대한 도자공예교육 운영방법, 현실적, 사회적 요구, 진로와 연관된 사회성 등 다양한 출구 모색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에서는 다변화된 사회현상에 맞춰 다양한 도자공예의 교육적 특성을 연구실을 중심으로 한 도자공예 교육시스템을 구축해 도자공예 연구계획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현재 각 대학 도예학과 대부분이 특성화라는 이미지 때문에 도자공예의 여러 분야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변화하는 시대의 젊은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섭렵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건들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작업과 작품에 대한 철학의 부재현상은 예술창작의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독창성을 증명하는데 가장 큰 난관으로 학생들에게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도예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연구실 위주의 도예교육 시스템을 토대도 한 프로젝트 방식의 수업과 함께 교수 개개인이 전문성을 갖고 도예전공 학과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야 한다. 셋째, 세계적 문화 흐름을 이해하고 우리의 도예를 알리기 위해서 필수적인 외국어에 대한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가지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교수자원을 확보하고, 전공수업의 외국어 진행으로 학생들의 어학실력을 증진시켜 졸업 후에도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대학 공예교육의 정책은 정부, 기업체, 교육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적인 시스템 아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하며, 우리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공예품이 세계인들이 원하는 창조적인 영감의 원천으로,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 낙관적인 결실을 위해서는 결국 모두가 문화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위와 같은 대학도예교육이 진행되면 도예전공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된 유능한 인적자원을 배출할 수 있고, 도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여건과 현재  도자공예전공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필자 노경조는 경희대학교 도예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시립 가나자와 미술공예대학을 수료했다. 총 9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미국 뉴올리언즈박물관, 버밍엄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벨지움 왕립 마리몽박물관, 체코 국립아시아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꿈꾸는 전문분야 진출을 위한 자기계발과 노력
글 이영대_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대학에서 도예 전공자들이 자신이 꿈꾸는 전문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 자기계발을 어떻게 해야 할까? 도예 전문분야로 진출하기 위하여 학생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고 계발해야 한다. 경력Career이란 말에는 생애에 걸쳐 직업과 관련한 이력을 형성해 나간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경력계발계획CDP:Career Development Program 혹은 경력관리제도는 개인의 계속적인 장기경력계발을 지원 또는 촉진하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자신의 경력을 계발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남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성격, 확고한 가치관, 가정환경, 신체적 조건 등 자기자신에 대해 먼저 자세히 알아야 하겠다. 이를 위하여 필요할 경우에는 적성, 흥미, 성격, 가치관 검사 등을 할 수 있다.
둘째, 이것을 기초로 삼고 자신이 나아가고 싶은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65억 인구 중 1명인 우리 인생에서 내가 추구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자신이 이 세상에 살면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하여 목표가 무엇인가를 먼저 설정해야 한다. 인생에 있어 ‘목표가 있느냐, 없느냐’하는 사소한 차이가 결국에는 삶의 큰 차이를 낳기 마련이다. 학생들은 앞으로 어떤 분야를 택하든 그것이 자신이 하고 싶은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방향으로 설정되고 진행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자신이 나가고 싶은 분야의 다양한 정보원을 활용하여 직업정보, 노동시장의 정보, 그리고 최근의 직업세계에서의 동향채용동향 포함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앞으로 도예분야에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도예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예술 감각, 창의력, 열정적으로 일하는 자세, 남들과 잘 어울리는 협동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넷째, 이를 기초로 하여 자신이 앞으로의 경력에 대한 설계도와 같은 커리어 로드맵road map을 만드는 것이다. 건물을 건축하기 위하여 설계도가 중요하듯이 자신의 삶을 준비하는 데에는 인생 로드맵을 작성하여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에 각각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적어 보는 것이다.
다섯째, 대학 생활 중 단계적으로 자기 계발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에서 살펴본 5가지 단계를 거쳐 도예 전공분야로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이 자기계발을 하고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도예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먼저 인간의 다양한 면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삶과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결국 도예도 인간의 다양한 측면이 기초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도예전공 학생들은 예술 감각을 기르며 미술에 대한 흥미와 소질, 조형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하겠다.
셋째, 창의력을 키우며 상상력을 키워야 하겠다.
넷째,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도예분야로 진출하기 위하여 대학원 공부를 해야 할 수도 있으며 필요하면 외국으로 유학을 가야 하므로 끊임없이 공부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섯째, 대학 재학시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에 대하여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과연 자신이 그 분야에서 잘 할 가능성이 있는지 탐색하는 기회를 가져보아야 한다.
여섯째, 대학생들은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나도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바람직한 자아개념self concept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일곱째, 다른 사람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도예분야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협동적으로 일하는 것은 필요하다. 또한 결정적인 시기에 도움을 줄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네트워크 유지능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덟째,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생각하는 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져야 한다.  
아홉째, 국제 감각을 익히고 외국어는 반드시 공부하자. 지금은 국제화 시대이다. 세계도자비엔날레를 기점으로 최근 해외작가와의 교류가 활발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열 번째, 자신이 꿈꾸는 분야에서 성공한 전문인을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의 역할 모델role model로 삼고 여건이 되면 멘토로 삼아 한 수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열 한번째, 대학 재학시에 사회, 경제를 거시적으로 보는 눈을 기르자. 앞으로 사회와 경제가 앞으로 변화할 것인가에 관하여 충분하게 생각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일·경제·사회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변화하고 있는 환경이 개인의 경력계발에 끼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경제적인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에 관한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
열 두번째, 스스로 긍정적인 직업가치와 태도를 갖도록 훈련을 받자. 일과 직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와 가치를 지녀, 개인의 경력계발과 만족스러운 직업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긍정적인 직업가치와 태도의 형성은 자기 자신의 생활에서부터 시작한다.
열 세번째, 도예 전공자들이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사는 것의 중요성을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
열 네번째, 성실하게 노력하고 끈기와 인내력을 가지고 집중력을 기르자.
열 다섯번째, 일상 생활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갖도록 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갖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도예전공자들은 대학을 졸업하고서 70세까지의 약 50년에 걸친 경력활동을 해 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스스로 미래의 경력계발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되어야 하겠다.

필자 이영대는 <난 앞으로 뭘해먹고 살지>의 저자로 서울대학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교육인적자원부 위탁 진로정보센터 상담팀장을 역임했다. 매일경제신문에 평생직업경력개발 커뮤니티와 네이버 블로그, 스카우트 취업성공전략 전문가 칼럼, 이영대박사의 종합진로정보망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진학진로상담지도 이론, 진학진로정보의 수집과 활용, 직업사회의 변화와 성공직업인 멘토링, 자녀진로지도 방안 등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YMCA 운영 진로진학상담실 자문위원이다.

 

전업 도예가로 살아남기
글 이세용 도예가

전업도예가란..
월간도예로부터 이런 제목의 원고를 청탁 받고나서 가장 난감했던 것은 제목이 갖는 황당한 뉘앙스도 그렇지만 -아직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할 만큼 곤궁하고 삭막한 생활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필자 스스로 얼마 전까지 전업轉業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업실은 작업실대로 가정은 가정대로 모두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고 겉돌아가는 생활, 그리고 내가 원하는 작업만 하고 살기엔 아직도 척박한 도예에 대한 사회의 인식 부족 등등.. 많은 것들이 우리나라에서 전업 작가로 살아가기엔 요원하기만 하다.
전업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어떤 전문적인 일로 먹고 사는 일을 말한다. 영어에서도 전업을 full-time job이라고 한다. 전업도예가란 말 그대로 도자기를 만들어서 그걸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즉, professio-nal을 의미한다. 축구선수도 아마추어는 자신의 직업이 있으면서 축구를 즐기는 사람을 말하고 음악가도 아마추어는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지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은 자신의 직업이 바로 그 운동이며 그 운동으로 먹고 살며 그 운동 외에는 다른 어떤 것에 신경 쓸 틈이 없다. 매 시합마다 최선을 다해야 하며 시즌 중에는 부상이나 의외의 사고 등에 대비한 조심과 훈련을 반복하고 비시즌 중에는 다음 경기를 위해 자신을 가꾸지 않으면 도태된다. 그래서 그들은 그에 상당하는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프로를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부르고 있다.
‘가家’란 무엇인가? 흔히 우리들은 화가 소설가 도예가 성악가 등등 어떤 예술 방면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일컫고 있다. 이러한 직업에서 접미어로 붙은 이른바 ‘家’라는 단어는 집을 의미한다. 그것도 영어의 house가 아닌 home에 해당하는 집을 의미한다. 즉, ‘家’라는 접미어를 붙일 수 있는 건 그 사람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으로 일가를 이룰 수 있는 사람에게만 부여할 수 있다. 도예가는 도자기를 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집안을 가꿔갈 수 있어야 하며 또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이 또한 일가를 이루는 일일 것이다)를 이룰 수 있어야 하며 또 후계자(광범위하게 제자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으리라)를 가꿀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참으로 우리 도예계의 현실을 보면 전업도예가가 자리를 잡기엔 참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교수는 작가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마추어와 프로 작가의 개념 설정도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며 그냥 소일거리로 혹은 직업으로 삼기에는 소득이 적다는 이유로 다른 일을 해가면서, 혹은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시간보다 수강생을 받고 이들에게 얄팍한 도자기 기술이나 가르치고 혹은 그냥 남는 게 시간이고 뭐 할 게 없으니까 라는 식의 작가들이 참으로 많다. 그건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프로가 아니다. 만약에 그들이 프로야구 선수였다면 어땠을까? 보나마나 여지없이 퇴출되었으리라.
참 예술이란 미명하에 기생하는 무리는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뭐 어느 나라에서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 심한 양태를 보이는 게 있다. 교수=작가라는 등식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교수는 작가가 아니다. 또한 작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교수는 교수여야 한다. 교수는 학생의 등록금과 국가 보조금으로 월급을 타서 그걸로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들은 고객인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훌륭한 산업역군이던지 또는 작가가 되던지 혹은 유능한 또 다른 교수가 되던지를 육성해 내는 것이 그들의 책무요 의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교수로서 프로가 되어야하지 도예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러면 그들은 학생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밖에는 할 수가 없다.
또한 이들이 작가가 되어서는 곤란한 또 다른 이유 하나가 작가가 갖는 편협성이다. 작가는 대개 자신의 세계에 몰두하는 탓에 시각이 편협하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이 교수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아류 작가들을 양산하기 쉽다, 뭐 우리나라 도예과 출신들의 면모를 보면 대체로 이 친구는 어느 학교 출신이고 저 친구는 어느 학교 출신인지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이러한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대학교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전념하기 보다는 작품을 만들어 파는데 정신이 없는 분들도 계시다는 현실이다. 심지어는 공장 규모의 공방을 만들어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아트샵 여기저기에 자신의 물건을 깔아 놓은 분들도 계시다. 그것도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이 먹고 사는 커피세트니 머그니 반상기니 접시니 하는 생활자기를 만들어서… 그나마 자신이 만들지도 않고 제자들 시켜 제작하고… 어디 그것뿐인가. 거의 모든 건축도자나 환경도자들은 누가 수주하며 또 그걸 만드는 이는 누구인가?
이건 자신이 제자들에게 먹고 살라고 가르쳐놓고 밥숟가락을 뜨는 제자들의 숟가락을 빼앗는 거와 무엇이 다른가? 물론 이러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리고 한 두 사람에 그치는 일도 아니다. 교수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물을 제자들에게 전수하는 게 본연의 임무이다. 정녕 자신이 작가이길 원한다면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작업에 열중하라고 권하고 싶다. 교수 판사 변호사 의사 등 소위 먹물이 많이 든 직함에 유난히 약한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무소불위의 보도를 휘두르지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서 제자들이 먹고 사는 숟가락을 채가지 마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전업도예가로 살아남는 법
각설하고 전업도예가로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길 원한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이는 필자가 상당히 냉소적인 입장으로 말하는 것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첫째, 경제적으로 능력을 갖추기 전에는 스스로 전업 작가가 되고자 하지 말길 바란다. 이는 도자기만 가지고 먹고 살기가 대단히 퍽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에 돈이 많거나 아니면 물려받은 재산이라도 많거나 혹은 로또라도 당첨된 후에 작업하시라 권하고 싶다. 일전에 어떤 여류 도예가가 이런 푸념을 하는 걸 들었다.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이 그룹전을 하자고 해서 돈이 없어 못한다고 하자 “넌 돈도 없이 무슨 도자기를 하니”하더란다. 한 달에 10만원어치 팔아서도 먹고 살 수 없다면 작업에 손대지 말길 바란다.
둘째, 작업과 제품을 철저히 구분해 생산하기 바란다. 작가는 작업으로 먹고 살아야함에도 그럴 수 없는 현실을 현재 전업 작가라는 사람들 대부분이 느껴본 게 아닌가 싶다. 잘 팔려야 하는 물건을 만들어야지 자신의 혼을 불어 넣느니 순수한 예술이니 하는 것에 매달리다가는 딱 굶어죽기 십상이다. 그래서 내 맘속에 있는 세계보다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그래서 그렇고 그런 도자기가 범람하더라도 눈 딱 감고 그 파도에 휩쓸려가라고 말하고 싶다.
셋째, 하다못해 어디 동네 유치원 시간 강사라도 나가라고 권하고 싶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우리나라는(다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먹물이 많이 튀었으면 환장을 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어디어디 선생이라고 하면 안 팔리던 것도 팔리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전문대를 나온 친구들은 대한민국 어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기막힌 재능을 가졌더라도 대학에 편입하고 대학원도 나오라고 권한다. 우리나라에선 이게 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데 거의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넷째, 고급 사기를 칠 줄 알기 전에는 전업 작가로 살아남기 원하지 말기 바란다. 작가는 작품으로 자신을 말하는 것이지 외형이나 포장으로 자신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건 그냥 이론이요 구호뿐이라는 걸 오히려 작업하고 사는 친구들은 잘 안다. 오히려 매스컴을 잘 활용하고 인맥을 잘 이용하며 머리도 기르고 옷도 기괴하게 입고 수염도 길러서 그걸로 라도 튀지 않으면 어필이 안 된다는 사실, 서글프지만 사실이다.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의 무슨 무슨 다도회 회장의 추천서라도 사와야 잘 팔아먹고 살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뭐 이외에도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지만 자꾸 이야기 해봐야 자꾸 더러운 꼴만 보일 것 같으니 그만하기로 한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런 모든 조건에 충족이 되지 않는 사람이 전업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최선을 다하라고 밖에는 할 수가 없다. 필자 역시 그렇게 하고자 애를 쓰는 사람에 불과하니까.. 우선 기본에 충실하자. 소지나 유약, 안료 등 재료에 대한 충분한 연구도 필요하고 형태에 대한 치열한 분석과 성형에서부터 소성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기능과 지식을 갖추길 권한다. 그렇지 않고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거대한 무리들 속에서 자신을 곧추세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처음부터 큰 것을 이루고자 하지 말기 권한다. 서서히 아주 바닥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바닥이 튼실하지 않은 예술은 그저 일순간 튀는 것일 뿐 지속적이지 못하다.
늦게 익는 과일이 더 단단하고 달다. 조생종이라는게 원래 푸석하고 맛이 없지 않은가? 이는 모든 분야에서 통용되는 듯하다.

필자 이세용은 경희대학교 도예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개인전 10회 및 다수의 단체전으로 활동 중이다. 성글라라수녀원 도벽 제작을 비롯해 독일 Handwerksmesse Koblenz (Messe Am Rhein) 출품, 2002한일도작가전(호문화랑, 일본 동경)에 참가했으며 요업기술원 책임 연구원과 명지전문대학 공예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사진> 고민의 흔적이 가득한 전업도예가의 작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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