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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예가 리 미들먼
  • 편집부
  • 등록 2004-01-26 16:04:32
  • 수정 2016-04-07 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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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현정 도예가 하이텍(High tech) 산업에서 도예가로 물리학자로서 하이텍 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던 리 미들먼(Lee Middleman)은 처음 도자와의 만남을 이렇게 기억한다. “내가 처음 도예 수업에 참가했을 때 나는 바로 흙이라는 매체에 깊이 빠져 들었다. 자유로운 가소성, 입체적인 특성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몇 년 후 그는 하이 테크놀로지 산업에서 성공적인 사업가의 경력을 뒤로하고 전업도예가로 진로를 바꾸었다. 스탠포드(Stanford) 대학 출신의 물리학자로서 연구를 통해 받은 특허와 논문들, 그리고 성공적으로 이루어 놓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술가 집안에서 자라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꿈 때문이었을 것이다. 불혹의 나이를 넘겨 시작한 작업이니만큼 그의 정열 또한 특별했다. 대학에서의 도예 수업과 각종 워크숍에 부지런히 참여하며 도예가로서의 다른 삶을 시작했다. 시마오카 타쓰조(Shimaoka Tatsuzo)와의 만남 그에게 있어 해외에서 열리는 워크숍에 참여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마시코 시가라키(Mashiko Shigaraki)에서 있었던 워크숍은 그에게 큰 도전을 주었다고 한다. 도예가 시마오카를 만난 그는 6개월간 시마오카의 작업장에서 도예 수업을 받게 되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기간은 흙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질감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작업에 있어 자신의 스타일을 찾게 된 귀한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물레 위에서 돌아가는 원통에서 표현되어지는 질감이었다. 자연의 유기체 안에서 발견되는 질서 혹은 조화로운 불규칙함을 표현하기에는 적절한 기법이었다. 아울러 뒤틀리고 확장되는 흙의 물성을 탐구하는 것은 물리학도였던 그에게는 더욱 흥미 있는 과정이었다. “자연속의 패턴은 내 작업에서 의미 있는 모티브이다. 나무껍질, 나비의 얇은 날개, 솔방울의 질서 있는 표면… 나는 도자의 형태에서 자연의 질서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것은 유기체 안에서의 질서와 불규칙함의 상호 작용이다” 표면의 텍스츄어(texture)는 작업에 핵심적인 요소이다. 최근 그는 이러한 반구형의 형태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물레에서 돌아가는 원통에 깊은 인상을 표현하는 패턴 만들기를 연구하고 있다. 반복되는 패턴은 주변에 또 하나의 기하학적 공간을 형성한다. 그의 작업은 편안하고 자연스런 형태이다. 참 동양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 넉넉해 보이는 항아리와 대접들, 그 표면에 보여 지는 운동감 있는 장식들을 볼 때면 신나게 물레를 돌려 형태를 만들고 표면을 두드리고 내려치며 장식하고 있는 도기장의 모습이 그려진다. 작업실을 둘러보았을 때 느꼈던 것은 참으로 많은 양의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풀타임 도예가임을 강조한다. 말 그대로 하이텍 산업에 열정을 쏟았을 때처럼 그 자세 그대로 도예작업에 임한다는 뜻이다. 그는 도자기에 옷을 입히듯 소성과정을 신경 쓴다. 즐겨 사용하는 소성법은 고온에서의 소성과, 라쿠 소성, 그리고 모래밭에 구덩이를 파서 불을 때는(pit fire-바닷가 주변에서 주로 실시하며 구덩이를 파서 나무와 나무 재, 소금 산화물들을 넣어 저온에서 굽는 소성법 ) 방법 등이다. 고온 소성에서는 얇게 유약을 분무해 점토 포면의 미세 입자를 강조한다. 라쿠 소성에서는 우연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실험을 통해 발견한 가장 적합한 그을림으로 자연스러운 옷을 입히는 과정과도 같다. 유약 선정 시에는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의 색을 표현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한국과 일본 방문 지난 7, 8월 2003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수상작가로서 행사 참가와 충북 괴산에서 열렸던 세계 막사발 장작가마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었다. 도심과 이천 여주 등의 도요지를 둘러보며 한국 도예의 질적인 수준의 높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충북 조령 민속 공예촌에서 있었던 막사발 축제의 진행과정은 한국의 미의식을 느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도자기를 한마디로 ‘독특하다(unique)’고 표현했다. 일본도자기와는 다른 꾸미지 않는 은근한 빛깔, 특별히 청자와 분청의 빛깔은 그가 추구 하는 자연의 색채와 상통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일본의 도예가 밑에서 처음으로 동양의 도자기를 접했기 때문인지 미국인인 그의 눈에 비쳐진 한국의 도예는 이전까지 그가 보아왔던 어떤 종류의 도자기와도 다른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는 일본의 도예가 한국으로부터 전수되었던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고, 질서 정연하게 어쩌면 조금은 억지스럽게 짜 맞춰진 일본에 대한 인상과는 달리, 처음 방문한 한국에 대해 무척이나 친숙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역을 출발하려던 기차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잠시 정차했다가 다시 떠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의 정서가 정해져 있는 것을 따라가기만 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얼마나 융통성 있는지 느꼈고, 이러한 느낌들이 도자기 작품 속에도 깃들여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전에는 모든 것이 정돈되어 있고 정해진 자연의 법칙대로만 움직이는 대상을 연구하던 물리학자의 길에서 벗어나 이제 자신의 생각에 따라 자유롭게 마음껏 원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의 길을 택한 사람에게는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만든 한국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된다. 한국 곳곳에 있는 도요지, 향긋한 차, 다기들, 친절했던 한국인들 때문에 한국이 다시 그리워 진다했다. 리 미들만의 작업실 풍경 예술가의 작업실이라기보다는 잘 정돈된 도구들을 갖춘 공작실을 연상시키는 그의 작업실은 그가 과거에 물리학을 전공했던 연구원이자 사업가임을 다시금 생각나게 해 주었다. 청결한 작업장 관리, 자신의 작업을 알리고 함께 토론 할 수 있는 전시장을 겸한 비디오실, 언제든지 손쉽게 꺼내 볼 수 있도록 도서실처럼 잘 정리된 책과 참고자료들을 보며 자신의 작업을 잘 관리하고 소개하는 진정한 프로 도예가로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리 미들먼(lee middleman)은 존스 홉킨스대(Jhons Hopkins University)에서 물리학을 전공(BA Physics)했으며 스탠포드 대(Stanford University)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업도예가로 진로를 바꾼 후 후틸 컬리지(foothill colleage), 팔로알토 아트센터(Palo alto art center)에서 도예를 배우고 미국, 일본,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다양한 워크숍에 참여했다. 현재 팔로알토 아트센터에서 도예를 가르치며 캘리포니아 유리 도예가 협회 회장, 심사위원 등을 맡고 있다. ACGA 전시회원(Association of Clay and Glass artists of California), NCECA (National Council on Education for Ceramic Arts)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필자소개 이화여대 도예과 및 동대학원 졸업 미 캘리포니아 OVCAG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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