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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한승봉
  • 편집부
  • 등록 2004-03-20 20:30:45
  • 수정 2016-04-07 10: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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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만 여기던 도자작업 판매로 연결 자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 덕에 더욱 작업 매진 직접 만든 소품 판매로 경제적 부담 없이 도예 취미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 취미생활이 경제적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도자기하는 사람에게 이상적인 일이다. 경기도 의왕시의 한승봉(36)씨는 취미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으나 적극적인 작업과 전시참여로 점차 판매가 늘고 있다. 공방회원들과 몇 차례 전시를 갖던 중에 우연찮은 판매 기회를 얻게 됐다. 그가 3년째 작업하고 있는 흙도울 도예공방 회원들의 전시가 계기가 되어 지난해 영풍문고 종각점과 강남점에서 몇몇 회원들이 함께 판매전을 열기도 했고, 이 판매전은 인터넷 인테리어쇼핑몰에 소품을 납품할 수 있게 했다. 판매량은 생활에 보탬이 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경제적 부담 없이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영풍문고 판매전에서 사발을 판매한 경험은 그에게 큰 의미를 주었다. “그때 전시에 차를 가르친다는 분이 오셔서 제 사발과 함께 장(欌)까지 같이 사주셨어요. 제 작품이 팔리는 것을 경험하니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한승봉씨는 2000년에 처음 도자기를 시작해 8개월 가량을 손으로 하는 작업만 했다. “평촌여성회관 도예교실에서 한 기수가 4개월씩 진행되는 강좌를 두 번 연달아 수강했어요. 8개월간 비슷한 기법의 수작업만 하니까 지겹고 물레를 배우고 싶어지더라고요.” 이후 안산에 흙도울도예공방으로 작업공간을 옮겨 3년째 작업하고 있다. 처음에 수작업만 할 때는 성형의 한계를 많이 느꼈는데 오히려 물레작업을 하면서 수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흙도울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씩 있는 수업은 물론이고 수업이 없는 날도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니 자연히 여러 회원들과의 친분은 물론이고 흙도울의 운영자이자인 김학수 도예가와의 관계도 친밀하다. 전시장과 인터넷 판매에 이어 집안에서도 판매 이뤄져 구매자를 상대하며 객관적인 안목도 갖추게 된다고 토속적인 우리 옛것들에 관심이 많은 한승봉씨는 장식소품으로 등잔을 만들어 인테리어쇼핑몰에 납품한다. 백자 등잔과 색을 다르게 한 등잔 받침이 짝을 이뤄 아기자기하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작품을 매입해가는 곳이 있다는 건, 자기만을 위해서 작업할 때의 막연함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한 한승봉씨는 새집의 거실과 주방을 도자기판매장으로 꾸며 입주해 집을 꾸미고자 하는 이웃 주부들에게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판매했다. 주부답게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이런 판매 또한 효과적인 수익이 됐다. “판매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하다보니 그냥 좋아서 만들 때하고는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구입하는 게 어떻게 다른지 유심히 살피게 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제가 만드는 것들을 대하게 되요. 주부라는 같은 입장이면서도 의외의 것에 관심을 갖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그의 사발을 여러 사람이 좋아해 주니 뿌듯할 따름이다. 전문작가의 작품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잘 몰라서든 서툴러서이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분방하게 만든 사발들을 차인들은 물론 주부들이 반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발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작업 지난해 사발공모전 출품위해 600여개의 사발 제작 한승봉씨는 도자기를 배우기 전부터 사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물레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주저하지 않고 사발을 찼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사발이 좋아서 사발을 찼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작품들이 너무 부끄러워요. 사발이 갖고 있는 선이나 사발의 그 느낌이라는 게 그리 쉽게 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알게 돼요.” 그는 지난 해에는 나눠요에서 주최하는 사발공모전에 출품하기위해 600여개의 사발을 빚었다. 결과는 입선에 지나지 않았지만 처음 출품치고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한다. 그리고 지금도 사발을 즐겨 만들고 있으나 최근에는 다음 달에 열리는 회원전에 낼 주전자를 주력해서 만들고 있다. 한승봉씨는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작업에도 그런 성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자기 나름의 색이 담긴 도자기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때론 무모한 시도도 서슴치 않는다. 흙도 판매되는 청자토나 백자토를 그냥 사용하기 보다 잡토를 섞어 사용하고 유약도 종종 섞어 사용한다. “어떤 흙을 보고 좋은 흙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그냥 도자기 만들 때 섞어도 괜찮겠다 싶은 흙을 퍼다가 섞어서 만들어 보기도 해요. 판매되는 부드러운 흙에 비해 물레 차기도 힘들고 소성결과도 나쁠 수 있지만, 거친 흙으로 만들어진 사발의 느낌을 좋아해요.” 작업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전원생활의 꿈 새집을 꾸미기 위해 작은 도자기로 연못이랑 버섯모양단지를 만들어 베란다를 장식했다. 아직 바람이 차가운데 거실을 푸르게 하는 식물이 보이고, 졸졸거리는 물소리가 들려 집안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는 오래된 물건들에 정감을 느끼고 소박하고 텁텁한 도자기에 매력을 갖고 있다. 아직 노년을 생각하기엔 이른 나이지만 머지않아 전원생활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부풀어있다. 시댁이 있는 충북제천에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소일삼아 도자기를 만들며 지낼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는 말을 몇 번씩 되뇌인다. 서희영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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