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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세라믹스 이응원 회장
  • 편집부
  • 등록 2004-04-23 00: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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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에 관한 한 논쟁은 성립이 안된다 내 맘에 드는 작품의 감흥이 좋아 모을뿐 ‘취미(趣味)’라는 말은 영문으로 맛을 의미하는 ‘taste’라는 단어로 번역된다. 통속적으로는 취미생활의 줄인 말이나 여가선용의 의미로도 사용되지만 본래는 미학적으로 ‘일정한 감각적 사물에 대해 그 미적 가치를 쾌(快), 불쾌(不快)의 감정으로 받아들이거나 판정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인간의 감성적 영역에 속하는 판단으로 주관적이므로 개인적 차가 클 수 있다. 이렇게 어떤 미적 가치를 판단하는 취미를 갖는 것은 개인의 관심에서 비롯되지 않나싶다. 의도적이거나 우연히 갖게된 관심에서 시작된 취미를 영위하고 발전시키는 데에는 물리적, 물질적 투자가 필요하다. 기업대표자에게 필요한 심미안 예술품으로 키워 우성세라믹스의 이응원(67) 회장은 도자기 뿐 아니라 그림, 조각, 도조 등의 예술작품을 가까이한다. 그의 취미는 스스로의 미감을 만족시키는 감흥만 있을 뿐 아무런 제한이 없다. 자신의 취미를 영위하기 위해 기업체를 운영하느라 바쁜 일정을 쪼개 미술품(감각적 사물)을 감상하고 때때로 주머니돈을 투자해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곁에 두기도 한다. 다시 원론적인 이야기를 곁들인다면 ‘취미에 관한 한 논쟁은 성립이 안된다’는 칸트의 말처럼 이응원 회장은 그럴듯한 말로 설명하지 못하지만 예술품이 주는 감흥을 느끼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의 수집품은 미술평론가의 눈에 뛰어난 작품이거나 유명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그저 그가 좋아하는 작품일 뿐이다. 이응원 회장은 기업체를 운영하는 대표자에게는 심미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에서 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되고 또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벽돌사업도 ‘흙을 이용한 미적 가치’를 창조하는 일로 여기고 있어 특히 흙으로 만들어진 미술품에 더욱 비중을 두게 됐다. 서울 방배동 그의 사무실에는 품목을 헤어리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도조작품과 고미술품들 그림들이 가득하다. 사무실 뿐 아니라 각 층 화장실에도 그림이 걸려있고 계단과 복도에까지 그가 직접 구입한 도조작품들이 빼곡하다. 벽돌이나 도자기나 도조나 모두 흙으로 보석을 창조하는 일이라며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집에도 이에 못잖은 수의 작품이 있다고 하니 20여년에 걸친 그의 관심이 결코 일시적이거나 대외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고미술품에서 학생들의 도조작품까지 차별 없는 도예 애호가 초기에는 옹기를 비롯한 도자기 등의 고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인사동, 장한평 등의 고미술상을 돌아다니며 보고 구입해왔다. 고미술품의 대부분이 생활기구들이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보니 자연스레 더 다양한 작품을 다루는 순수미술까지 관심분야가 넓어졌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일요일이면 인사동에 나가지요. 젊은 사람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그 아이디어와 기발함에 감탄하기도 하고 가끔 구입도 하고 그래요.” 도조작품들을 대하면서 흙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창조작업에 매료됐다. 특히 학생들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그는 연말 졸업전시가 많을 때면 화랑가를 찾는 기쁨이 배가 된다. 기발하면서도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작품들인데다가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학생들 작품을 특히 더 좋아한다. 벽돌 기와 옹기 도자기 도조 함께 하는 벽돌역사관 건설 꿈 이응원 회장에게는 회사를 창업할 당시부터의 꿈이 있다. 연령과 학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벽돌 역사관을 만드는 것이다. “벽돌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배울 수 있는 박물관에 흙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함께 전시하고 싶어요. 벽돌도 흙을 이용해 만드는 작품이에요.” 우성세라믹스에서는 일반 블록형 벽돌 외에도 전통문양을 활용한 포인트 벽돌과 전통적인 방식의 한옥벽돌도 생산한다. 창업전부터 벽돌업계에 종사해 40년을 함께해 온 벽돌에 대한 애착과 함께 흙에 대한 경외심도 깊어갔다. 자신이 좋아서 수집한 벽돌, 기와, 옹기, 도자기, 도조작품들을 나중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그가 박물관을 짓고 싶어 하는 이유이다. 그는 생활도자기 중에서는 청자, 백자 등의 도자기보다도 특히 옹기가 좋다고 한다. “옹기에서는 우리나라만이 갖고 있는 소박함과 정겨움, 솔직함이 있어요. 무기교의 순수하고 토속적인 매력이랄까…”라며 말처럼 이어지던 담배를 다시 한번 깊이 빨아들인다. 스스로를 아마추어 수준으로 그저 자신의 취미에 맞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그를 도예 애호가라 하기에 부족해 보인진 않는다. 게다가 그는 “나는 도조를 좋아하는 데 도조작가들이 힘들어해서 안타까워요. 우리나라처럼 자원 없는 나라에서 지천에 널린 흙으로 이렇게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작업에 주력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할텐데…”하며 진심으로 작가들을 걱정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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