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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 활성화와 도예가를 위한 제언
  • 편집부
  • 등록 2004-07-23 22: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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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병인 _ 국립 밀양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모든 다인(茶人)들과 도예가들의 만남은 인간적인 만남이기도 하고, 정신적인 만남이기도 하다. 19세기 차의 부흥기에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선생과의 만남은 차를 통한 그 시대의 정신과 문화의 만남이고 교류였다. 오늘날에도 좋은 다인들과 도예가들의 만남은 인간적인 만남이고, 이 시대 문화와 정신의 자연스런 표출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만남이란 차의 상징인 청정성(purity)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다인과 도예가가 하나가 되는 다도불이(茶陶不二)의 경지가 바람직하다. 좋은 다인과 도예가의 만남은 축복이다. 그러기에 모든 다인들과 도예가들은 서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차를 통한 진정한 만남은 필연적으로 시대문화와 시대정신의 만남으로 귀결되어진다. 또한 차문화는 현실적으로 보면 생활문화이고, 예술적으로 보면 종합문화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차문화의 활성화와 도자대중화라는 주제는 어찌 보면 도자문화의 활성화와 차의 대중화라는 면에서 서로 비슷한 입장이고, 공동의 주제이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차와 도자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하여 차와 도자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주로 도예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몇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좋은 차도구(茶道具)를 위한 당부 작품성과 기능성의 구현 차도구를 포함한 모든 도자기는 기본적으로 예술성으로서의 작품성과 실용성으로서의 기능성의 산물이다. 그런면에서는 차도구도 기본적으로는 작품성과 기능성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작품성이나 외형만을 추구하는 다기류나 찻사발들은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다 보니 실제 사용하는 경우 지장을 야기시킬 경우가 있다. 다관의 경우 찻잔에 비해 너무 크거나 작다던가, 찻물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찻사발의 경우에는 안쪽바닥의 차고임이 너무 깊어 말차를 혼합하기가 어려운 경우 등이다. 그러기에 차도구를 만드는 도예가는 차인으로서 차의 기본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실제 차를 마시며, 예술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에서 좋은 차도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예가들도 좋은 다인이 되어야 한다. 차를 마시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차도구를 만드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차를 제대로 즐길 줄 알아야만 좋은 차도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만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모든 도예가들은 자기만의 도자로 특화해야 한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따라 해서는 경쟁력이 없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되고, 그것을 중심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어설프게 남을 따라 하는 것보다 자기만의 특성을 살린 도자를 만드는 것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길이고, 지속성이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주위에서 인기 있거나 잘 팔리는 도예가의 차도구를 쉽게 모방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다. 그러므로 자신만의 손맛으로 자신이 잘 다루는 형태의 다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 맞는 흙과 유약을 찾아야 한다. 모든 흙에는 그 흙에 어울리는 형태가 있다. 그러기에 자신이 택한 흙과 유약을 가능한 제 몸에 익도록 하여 자신만의 차도구를 드러내야 한다. 참고로 신라천년의 보고인 경주 남산의 석불상들은 조각가가 불상을 조성한 것이 아니라 바위 속에 있는 부처님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이야기처럼 도예가는 흙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결과물이 좋은 차도구라고 할 수가 있다. 자연물인 흙을 통해 자연을 배워가는 과정이 도예이고 그런 의미에서 도예가는 도인(道人)이기도 하다. 평생에 걸쳐 수행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물론 처음에는 모방을 통한 재현과 그리고 그 이후에는 재현을 통한 창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재현이나 모방에만 만족하는 경향이 많다. 옛 찻사발의 명품들을 재현함에 있어서도 대부분 진품을 직접 보거나 만져보고 재현하기 보다는 사진만을 보고 재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외형만을 모방하는 경우가 많고 제대로 된 재현은 드문 것 같다. 현재에 존재하는 사진만을 보고 재현하다보니, 수백 년 동안 사용된 이후의 변화된 겉모습만을 재현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기술적으로는 재현을 통해 전문적인 노하우를 배우는 것은 좋지만 그보다는 자기 색을 드러내는 새로운 형태의 창조와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 부단히 공부해야 한다. 오늘날 도예가 현대예술분야에서 소외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독창성이 없다는 면이고 또 하나는 현대예술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대적인 변화와 흐름을 읽고 이끌어 가야 하나 아직 도예계 전체적으로는 침체되어 있다. 그러기에 도예가들은 현대예술의 동향과 흐름을 섭렵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의 도자기를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면 자연스러움과 자유스러움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한국도자의 전통과 역사적 흐름을 통하여 자신만의 특성있는 형태와 질감을 바탕으로 한 이 시대의 도예문화를 개발해 가야 한다. 청자 분청 백자로 이어지는 옛 전통도예의 장점을 잘 살리고 이 시대의 특성과 기능을 고려한 새로운 도예문화가 나와야 한다. 이 시대의 새로운 도예문화를 이끌어간다는 관점에서 도예가는 도예뿐만이 아니라 회화와 조각, 서예와 전각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예가로서 전문의식을 갖고, 평생공부라는 입장에서 평생에 걸친 긴호흡으로 부단히 연구하고 배워가야 한다. 특히 전통도예의 경우에도 단순한 재현만으로 머물 것이 아니라 자기모습을 드러내는 이 시대의 특성을 살리는 새로운 모습의 차도구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의 도예가는 현대예술의 흐름을 이해하여야 하고, 이 시대의 도예문화를 선도해 가고자 하는 치열한 고민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도예계 내부의 정보와 교류가 필요하다고 본다. 자신만의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과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스스로를 확인하고 자기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한국도예계는 대체로 한정되고 폐쇄된 것 같은 상황이다. 자기만의 늪 속에 빠져서는 결코 완성된 자기모습을 드러내기가 힘들다. 차도구의 발전을 위한 도예가들간의 정보와 교류가 활성화되고 장려됨으로서 이 시대 새로운 모습의 완성도 높은 차도구가 나오기를 기대하게 된다. 2. 올바른 차문화와 도예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올바른 도예문화를 통한 훌륭한 차도구의 탄생은 차문화를 발전시키고 차인들의 안목을 높이게 된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다인들의 높은 안목은 좋은 다기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차문화와 도자문화는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서로의 발전과 보급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특히 다기세트와 찻사발의 가격문제는 차문화와 도자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구하고, 도예가도 생활인이기에 적절한 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의 다기세트와 찻사발 시장은 현실적인 시장과 격리되어 있는 편이다. 특히 찻사발 시장의 경우 다기세트보다 비싸다. 이것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말차문화의 대중화와 관련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다기세트류보다 찻사발의 가격이 비쌀 이유는 없다. 그런 면에서 일부 찻사발 가격은 조정되어야 하고 이에 관해서는 도예가나 차인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의 다인들의 경제 수준이나, 현재의 말차시장을 생각한다면 찻사발에 대한 가격문제는 현시점에서 다시 고려해 볼 필요성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찻사발의 가격은 신진도예가가 상품일 경우 5만원과 10만원이 적당하고, 중진도예가는 10만원과 20만원, 그리고, 대가들은 30만원에서 50만원이 적당하다. 요즘은 웬만한 전시회나 판매점에서 기본적으로 제대로 되지도 않은 찻사발들도 50만원이나 100만원이고, 일부에서는 수백만원이상으로 호가되고 있다. 정말 도예가가 평생, 아니면 수천 점 중에 한 점 나와서 작가 자신이 팔고 싶지 않은 소장품이라면 모를까? 전체적으로 찻사발의 가격이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제대로 시장가격도 형성되지 않은 우리의 실정에서 보면, 이는 올바른 도자문화나 차문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된다. 의식있는 도예가와 다인들의 노력에 의해서 바람직한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좋은 문화로 이어가기를 고대하게 된다. 3. 다인과 도예가의 상생의 문화를 바라며 훌륭한 다인이나 훌륭한 도예가는 이 시대를 같이하고, 이끌어가며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특히 시대적, 사회적 공익이라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살려가야 할 훌륭한 문화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다인과 도예가는 서로 도와주고 살아가는 공생(共生)의 관계이기도 하며 서로 이끌어가고 도와주는 상생(相生)의 관계이기도 하다. 다인들은 좋은 차도구를 사용하며, 시장성을 확보해 주어야 하며, 좋은 차도구의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도예가는 자기만의 차도구를 만들어 이 시대의 도예문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 키우고 이끌어 가야 하는 운명공동체로서 안목 높은 다인과 재능있는 도예가의 만남은 큰 축복이다. 다인들의 경우 다인들만이거나 차단체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차문화가 이 시대문화의 중추가 되도록 널리 알리고 생활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누구든 다인이라면 평생다완(平生茶碗)으로서 내 마음의 차도구로서 다기류와 사발(吾心之碗)을 갖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예가들은 이 시대의 명품이 다음 세대의 명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이 시대 자기만의 독특한 차도구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도 부단히 평생의 공부로서 열심히 작업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도예가들과 묵묵히 좋은 다기로 차를 마시는 다인들에게 마음깊은 고마움을 전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약력 국립 밀양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환경부, 중소기업청, 경상남도, 울산광역시, 밀양시 자문위원 월간 Tea & People 편집위원, 현대불교신문 논설위원 사찰환경연구회 / 한국차문화연구회 대표간사 / 차문화연구가 / 평론가 주요 저서 : 환경영향평가, 사찰환경연구 등 10여권 주요 논문 : 불교환경론 등 60여편 주요 원고 : 새로운 도예문화를 바라며 외 80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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