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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실천과 자아체험으로 본 도예론
  • 편집부
  • 등록 2004-07-24 01: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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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진진해(陳進海) _ 중국 청화대학 미술대학 도예과 교수 추천+번역 김병억 _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교수 사진 곽수령 _ 도예가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쩌면 이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것은 쉽지만,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한 끝없는 욕망과 이익충동 때문에 우리는 종종 상처를 받기도 한다. 엽기와 세속에 대한 무작정 영합은 변이된 예술의 양극이기도 하다. 예술작품과 인품의 관계 입장에서 볼 때 괴의(怪疑)한 예술과 평범한 예술, 전자는 자아 팽창이고 후자는 자아 위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팽창이든 위축이든 모두 인성의 차이이며 현 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화두이기도 하다. 도예는 예술의 가장자리에 있는 동일하면서도 구별이 있는 영역이며, 이러한 성격 때문에 의화(義化)를 해소하였을 것이다. 도예의 작업 과정은 필경 자연 친화의 재료를 사용하고 명확한 구체적 기능이 있다. 나아가서 주체와 객체의 유기적인 관계를 더욱 많이 표시하고, 사람과 물질에서의 친화력을 제시하고 있다. 도예가로서 퇴화를 모르는 손이라는 도구를 사용, 노동하고 경험하여 느낀 자연의 원생적인 물질을 가지고 존재하는 자의 존재상태를 진실히 기록하고 있다. 사람으로 말할 때 이는 체험인 동시에 초월이기도 하다. 시공(時空)중에서 유동하고 변화하는 존재상태, 혹은 주체적인 행위는 모두 그에 따른 목적성이 있다. 하지만 경험적인 의미에서 말할 때 비 인력적인 합(合)목적성을 극복하고 초월해야 진실된 자아를 가까이 접근할 수가 있다. 경험에 앞선 상상은 허황 속으로 빠질 수 있고, 인간성이 결핍된 행위도 역시 지로(支路)에 빠질 염려가 있다. 이와 반대로 도예작가는 공예실천을 통하여 합목적적으로 주체의 대상물을 만들어가며, 동시에 주체인 자신을 인식하고 깨달음을 느껴야 한다. 또한 물아합일(物我合一)의 자아 만족의 희열 속에서 조화의 신비, 인생의 정체를 음미하는 것만이 존재의 가치를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명예나 인정 따윈 바라보지 않는다. 또한 규범화된 권위를 추종하여 권위적인 통찰력으로 사람들에게 표방하거나 자랑을 하는 것은 더구나 바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실된 자아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전형을 거친 옛날의 객관묘사나 주관 표현에서 더욱 현실생활과 가까워졌다. 생활 속에서 발원(發源)한 도예는 생활본연과 더욱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생활화된 예술은 예술화된 생활을 구축하는 동시에 그의 엄숙한 가르침(指敎)의 기능을 변화시켜 유희(遊戱)에 가까워졌다. 유희는 도자기를 제작하는 공예의 과정보다 더 정밀한 것으로 우리들을 딱딱한 규제적 언어로부터 해방되어 신지융무애, 응물임수형(身智融無碍, 應物任隧形)의 자유경지에 도달하게 한다. 자연을 존중하고 생명을 사랑하며 규범의 틀을 초월하면 진실적인 자아는 영적인 거처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존중은 미신이 아니고, 사랑 또한 집착이 아니다. 규범을 초월한다는 것 또한 선인의 경험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타인의 경험에 얽매이지 않고, 또는 타인을 영향주려고 하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영향력을 경계하여야만 주체로서의 자아가 객체로서의 타인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소중히 여기는 자유는 일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내성을 통하여 이루어 가는 것이다. 경계라고 하는 것은 잠재되어 있는 자아확인을 의미하며 선택과 탐색의 자신감을 즐기는 마음이기는 하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선인들의 지혜는 필경 후자들의 지적인 보물이며, 주체인 자아 역시 살아가는 문화의 모체가 되기 때문이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하학이상달(下學而上達)’은 주동적인 학습을 말하는 것이지, 일방적인 접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적인 실천과 체험으로 자아인식과 초월을 실현하여 나아가서는 상달천덕(上達天德)을 이룩하자는 것이다. 즉, 인성과 천도(天道)의 합일이다. 이로 인해 도예가들의 실천과 목표지향은 합목적적인 자아실현과 자율적인 자아표출 그리고 신성한 자연 전체를 존중하는 자아초월 정신이다. “마음은 둥실둥실 떠있는 구름 같아 부칠 데 없고, 일이란 봄 이슬처럼 흔적 없이 사라지네(心如浮雲無所寄, 事如春露了無痕)”라고 한 고인(古人)들의 말은 천도자연에 대한 가장 적합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한 인간이나 도예가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의 자세인 것이다. 또한 ‘흔적 없이 사라지는’에 대한 상기의 수필은 많은 추론(推論)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몇 점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소개하면서 나 자신의 마음을 항상 비춰보는 거울이라고 보면 되겠다. 끝으로, 나에게는 한국의 도예가들과 잦은 교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 작가 진진해(陳進海) 중국 중앙공예미술대학 도예과 석사 도예개인전 및 학술강좌 (이스라엘 해법대학교) 국제도예전 (핀란드) 중·일미술작품전 (일본, 廣島) 중·일·한 미술작품전 (한국, 서울) 중·일·한 미술작품전 (중국미술관, 북경) 현, 중국청화대학미술대학 교수, 박사대학원생 지도교수 추천 / 번역자 약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공예도안과 졸업 현,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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