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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연 도예전
  • 편집부
  • 등록 2004-09-18 00: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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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8.6 - 2004.8.26 미국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갤러리코리아 넘나들기 글 신서정 _ 미국 매릴랜드 대학 미술사학과 박사과정 수료, 강사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의 갤러리 코리아에서 선보인 도예가 전신연의 도자들은 끊임없는 작가적 고민에서 배태된 참신한 시도들로 「Woman」과 「Three Women」 시리즈, 그리고 「Invisible Light」 시리즈가 주를 이룬다. 시리즈는 여성의 누드를 벽걸이 형태의 도자 표면에 붓으로 그렸고, 「Three Women」 시리즈는 도조형상을 한 여성의 상반신 안에 또 다른 두 여성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시리즈는 띠로 눈과 입이 가려진 두상들이거나 다양한 색채의 붓 터치가 가미된 두상들이다. 작가가 이번 전시회를 《The Way of the Brush》라고 이름 붙였듯이 현란한 서예적인 붓놀림은 전신연의 도자들에 다이나믹한 율동감과 생명감을 불어넣어 준다. 계산되지 않은 즉흥성을 담은 전신연의 붓터치는 동양 문인화와 서양의 잭슨폴록이 공유하는 붓놀림 과정의 강조와 기반을 같이 한다. 전신연의 도자 작품들은 조소彫塑라는 형식과 붓 터치의 회화성을 더하여 도자기 본연에 세습된 기능성의 굴레를 뛰어넘으려는 작가의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도자, 조소, 회화 등 여러 미디어를 넘나드는 전신연의 예술세계는 현대에 각광받는 퓨전이거나 인터디서플리너리interdisciplinary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전신연의 도자들이 표출하는 메시지 역시 두 상반된 축 사이의 넘나들기를 보여준다. 두상 「Unconsciousness」는 인간의 깨어있는 의식과 잠재의식의 넘나들기를 표현하고자 했으며 시리즈들에서 조각의 삼차원적인 아름다운 여체의 선과 그 안에 유려한 붓 자국으로 살아나는 이차원의 여성 누드 역시 그녀의 넘나들기이다. 여성의 원초적인 아름다운 선 안에 깃든 또 다른 축, 외면과 내제의 갈등 속에 작가는 현대인의 갖는 정체성의 혼란과 다원성을 묻고 있는 듯하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작가의 조형적 표현인 시리즈들에 대해서도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 Clifford T. Chieffo역시 ‘광택나는 사람의 얼굴과 이를 덮은 무광택의 끈,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지는 자유와 속박의 의미’ 등 그녀의 작품이 담고 있는 여러 층의 복합적인 대비를 지적했다. 시리즈의 후반 작품들과 시리즈에서는 눈을 가린 띠 대신, 얼굴 안에 소리지르는 인간의 또 다른 모습들이 어지러운 붓 터치 속에서 보일 듯 말듯 드러난다. 이 역시 이미지와 선을, 구상과 추상을 넘나듬이다. 추상적인 선들이 때로는 이미지가 되고 해체된 움직이는 선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독립적인 생명을 지닌다. 이번 전시의 마지막 마무리는 함께 놓인 시리즈라고 생각된다. 시리즈는 추상화된 인간의 두상이자 동시에 소리 나는 이다. 입이 다물린, 말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도 하고 싶은, 해야만 하는 말들이 있다. 그리고 도자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림 읽기라는 말이 있듯이 전신연의 도자들도 단순한 눈의 즐거움을 넘어선 읽기를 요한다. 입 없는 얼굴들이 뱉어내고 싶어 하는 응어리들이 나의 것으로 동화될 때 그녀의 도자들은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 수 있으며 예술이란 한 시점이나 사건을 초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긴 생명력을 지닐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전신연은 타우슨 대학원에서 다니엘 브라운 교수와 함께 또 다시 도자 공부를 시작했다. 지칠 줄 모르고 도자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그녀의 다음 번의 새로울 시도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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