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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조선관요박물관 공모전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전시를 열며
  • 편집부
  • 등록 2004-09-18 00: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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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 건 _ 조선관요박물관장 (재)세계도자기엑스포 조선관요박물관이 주관하고 여는 제1회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공모전은 우리의 한국적 정서를 잘 나타낸 도자 작품을 널리 공모하고 받아드려 꼼꼼하게 살피고 비교하며 뽑아서 이제 전시회를 갖게 되었다. 첫 번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도자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제작자들이 쾌심작을 내어 공모에 응해 주신 데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우리의 현실을 염려하고 앞으로 한국 도자의 바람직한 방향을 찾고자하는 제작자들의 바램이 첫 공모전을 이렇게 값지게 해 주었다고 생각된다. 응모한 작품은 모두 392점이었고, 그 가운데 백자 소재가 126점이며 청자 계열이 44점, 분청이 가장 많아 193점에 달하고 기타 흑유와 회유옹기 등이 29점으로 구분된다. 특히 소위 이도라고 부르는 조선전기 지방산 조질 백자발의 재현품이 이십여점 출품되었다. 출품작과 입상작 비율은 백자의 입선이 32점으로 25%, 청자가 9점으로 20%, 분청 30점 15%, 기타 10점 35%로서 백자 비율이 비교적 높으며 분청의 응모작이 많음에도 비율은 15%로 가장 낮다. 흑유나 회유옹기, 무유도기 등은 응모작이 전체의 7%에 못 미쳤지만 입상율은 35%로 가장 높았다. 우리 도자기의 종류가 청자·백자·분청에 쏠려 단순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볼 때, 기타 분야를 포함한 질적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작품 경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전승도자의 전성시대였던 70~80년대의 청자 상감청자 청화백자와 대체로 유사하거나 약간의 변형을 준 것으로, 이 경우 재료와 만듬새는 매우 뛰어난 반면 입체적 형태와 평면 장식이 적절히 조화되지 않아 조형에서 완성도는 낮게 평가되었다. 둘째, 70년대 후반 전승도자 전성시대에 한국적 민족주의라는 대의명분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거친 재료를 쓰는 분청 기법과 지방산 조질 백자를 응용한 일련의 작품 경향이다. 이 경우 형태와 문양을 넣을 때, 거칠고 소박한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감과 마치 즉흥적이며 무아의 상황을 표현하려는 듯한 표현을 즐긴다. 그러나 거친 재료와 소박한 표현은, 재료의 질감에 대한 풍부한 경륜과 실험 끝에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셋째, 우리의 옛 전통도자 가운데 현대성을 내포하고 있는 소재를 뽑아내어 약간의 변형을 거쳐 재구성하는 경향이다. 이 경우 뽑아낸 소재 자체가 현대적 감각을 공유하고 있어서 조형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특별한 재료를 선별하여 쓰고 세심한 부분까지 높은 완성도를 갖추어야만 하는 어려운 점도 함께 갖고 있다. 넷째, 전통적 소재 가운데 현대적 변용이 가능한 요소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구성을 하는 것이다. 이 때 가시적 조형은 완전한 현대성을 띠며 옛 것과 명백히 구분되지만, 우리 전통도자기에서 존중해왔던 재료의 물리적 특질을 그대로 드러내고 아끼며 절제하여 핵심적 요소만 간결하게 나타내려는 표현방식을 구사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물리적 특질을 그대로 드러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조형 정신을 계승하는 것 역시 오랜 수련과 끝없는 탐구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아마 옛 전통을 계승하고 세계화, 현대화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응모한 392점 가운데 입상 작품을 선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심사위원 전원은 앞서 말한 네 가지 경향 분석에서 드러나듯이, 공예적 완성도와 전통과 현대의 조화에 특히 비중을 두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공예품으로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는 점이다. 개성적인 재료와 숙련된 제작 솜씨만으로도 완성에 가까워진다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숙한 객기와 파격은 일정한 기준에서 멀어진다. 전통적 소재, 예컨대 재료와 제작방법, 문양 소재와 기법 가운데 현대 응용과 변용이 가능한 것을 탐색하고, 우리의 옛 것이면 무조건 아름답고 계승해야 한다는 70~80년대의 상황과 지금의 시대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1. 대상 「분청상감粉靑象嵌 ‘담淡’」 김상만(39세 서울 도봉)작 전통과 현대의 조화는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공모전의 기본 이념이며 우리 한국도자가 지향해야할 기본 입장일 것이다. 대상으로 선정한 「담」은 기법적으로 우리 옛 분청의 그것을 계승하고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고, 조형적으로 과장되지 않고 단순 간결하여 순조로운 비례를 보이며, 정신적으로 상상의 세계를 함축적으로 최소한으로 나타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2. 금상 「청자연리군학문완 靑磁連理群鶴文碗」 유광열(61세 경기 이천)작 우리 청자시대의 연리문은 청색 바탕에 흑과 백을 일정한 형상 없이 흩어 놓는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맞췄던 것 같다. 일정한 형을 갖지 않고 흩어지며 휘도는 연리문에서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그려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고 생각된다. 이 완의 경우 청 바탕에 흑과 백의 각각 다른 재료의 성질에 순응하면서 내외가 전혀 다른 구성을 보이는데, 어느 한 부분 억지스러움이나 복잡하여 무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3. 은상 「백자음각모란문사각주자 白磁陰刻牡丹文四角注子」 김선심(21세 인천) 작 이 작은 주자는 조선 관요官窯백자의 조형을 모델로 재구성한 경우로서, 유태의 상태와 시유, 굽과 접지면 처리 등 공예적 완성도가 기준이 되었다. 정육면체의 몸통은 굽부분을 화창과 같은 선으로 도려내고 전체에서 저부를 약간 벌어지게 하여 경쾌하면서도 차분한 안정감을 갖고 있다. 백자의 소재를 그대로 응용해 재구성하고 특별히 정선된 재료를 써서, 조선백자가 지향했던 청결하고 참신한 아름다움을 나타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4. 동상 「백자팔각항아리白磁八角壺」 이영호(46세, 경기 이천) 작 큰 항아리는 유태의 성질에서 보는 입장 보다 비례와 양감, 표면 정리 상태에 더 높은 비중을 둔다. 특히 중량감이나 전체가 주는 양감, 입과 굽의 규모가 조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 항아리는 조선백자 항아리에서 빈약하게 보일 수 있는 몸통 중심부를 조금 과장하여 팽창하는 양감과 안정성이 강조되고 있다. 면과 면이 절도 있으면서도 조금씩 어긋나 있는데, 이러한 칼솜씨에서 백자에 나타나는 표면 처리방식을 잘 이해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5. 특선 「분청상감粉靑象嵌 ‘산山’」 정재효(41세 경북 울산) 작 평범한 표현이지만 겹겹이 이어진 산의 선이 힘차며 강한 운동감이 느껴지는데, 이러한 강한 힘·거침·정교하지 않은 대담함 등의 표현방식이 우리 분청의 미적 특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개성적인 재료와 독자적 표현이 일정한 방향을 향하며 조화되면서 상감분청이 갖는 선 굵고 대담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라 생각한다. 얇은 유층으로 표면의 거칠고 황량함을 강조한 것, 힘차게 솟은 산들의 움직임, 이러한 감정이 조화와 개성적인 표정이 눈에 띤다. 6. 특선 「백자청화白磁靑畵 ‘선과 공간25’」 우은주(30세 서울 광진) 작 ‘선과 공간25’는 백색 바탕에 청화로 칠한 색과 면의 조화가 간결하여 현대적 감성으로 표현된 작품들 가운데 가장 참신한 면을 보인 작품이다. 가는 타래를 빚어 올려 손맛을 낸 ―다소 아마추어적인 요소가 있지만― 정선된 백토와 푸르름을 먹은 안정된 유약, 청화 안료를 다룬 솜씨에서 일정한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부분 부분 엷은 청화로 몸통과 같은 비례의 문양판을 두고 그 안에 청미가 있는 짙은 흑색의 꽃가지를 그려 넣는 대담한 감각을 보여 주었다. 7. 특선 「분청분장 粉靑粉粧 ‘합盒’」 김대훈(47세 경기 이천) 작 분청은 표현방식의 다양성에서는 물론 재료와 질감의 다양성에서 많은 제작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폭이 넓고 다루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다양한 표현과 질감을 조화시켜 현대화하는 문제에서 다른 어느 소재보다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거친 사질의 철분 입자가 많은 태토 위에 묽은 분장토를 덧발라 부분적으로 흘리는 효과를 나타내어 단단한 각과 면에 부드러운 탄성을 느끼게 하였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작품에 참신함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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