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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조영국
  • 편집부
  • 등록 2004-09-18 01:14:06
  • 수정 2016-04-06 0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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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긴장감 표출 싸늘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하얀 의자 ‘섬뜩한 금기’와 ‘거룩한 금기’의 선택은 보는 이의 자유 걷잡을 수 없는 개성과 끼의 소유자 그로테스크Grotesque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형용하는 말, 토템Totem[명사] 미개 사회에서, 씨족·부족 또는 씨족적 집단의 성원(成員)과 특별한 혈연관계를 가진다고 생각하여 신성시하는 특정의 동식물 또는 자연물. 작가 조영국(46)의 조형작품을 접하면서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단어들이다. 그의 작업실은 경기도 여주에 있다. 작품을 통해 느꼈던 작가의 작업 성향과 여주라는 지역의 특성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았다. 더구나 기자를 마중 나온 작가는 나이에 맞지 않은 듯한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음악을 크게 튼 멋진 스포츠카로 기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당황해하는 기자에게 그는 “후배들에게 도자기만 해서도 멋진 삶을 살 수 있다는 모습 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작가 조영국은 개성과 끼가 맘껏 발산되는 꾸밈없이 솔직한 자유인이다. 영국 유학 통해 주제탐구방법과 적극성 수학 작가는 애초 고등학교 졸업 후 전주대학교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하고 군에 입대해 5년간 특전사 생활을 마친 후 홍익대학교 도예과 85학번으로 재입학했다. 이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 진학, 학위를 받고 5년간 국내에서 작업했다. 서울 동교동에 개인 작업실을 마련하고 첫 개인전(91년 청남갤러리)을 여는 등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할 당시 가장 큰 고민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였다. 당시 함께 고민한 동기들은 현재 여주에서 함께 작업하는 도예가 이양재와 황예숙씨다. 동기들 중 이양재씨가 프로(?)가 되기 위해 먼저 영국유학을 떠났고 조영국 역시 본인이 가진 부족한 경험만으로 작업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영국 유학을 결정하게 됐다. 그는 1996년부터 97년까지 2년간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의 로얄미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그곳의 도예를 공부했다. 그는 도자기를 전공하고 있었지만 도자기보다 당시 유럽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던 앤틱, 민예품, 회화 등의 타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경험 쌓기에 열중했다. 그는 유학시절 깨달은 유럽식 교육방법과 한국 교육방법에 대해 “당시 한국의 미술교육방법은 어떠한 주제가 생기면 자료를 수집하고 작품제작에 들어갔는데 유럽에서는 주제설정과 자료수집사이에 주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했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수업방식에 가장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던 방법 중 그가 선택한 것은 스케치북이었다. 아직도 그의 손이 닿는 곳에는 항상 스케치북이 있다. 스케치북은 주제 탐구에 있어 적극성을 준다. 유학시절 작가는 당시 작품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자연사박물관을 매일 2시간씩 반듯이 찾았다. 그를 유심히 봐온 관리인은 매일 그곳을 찾는 그에게 공짜로 입장하게 해주고 급기야는 유물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했다. 이같은 그의 노력은 작품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동물(얼룩말)을 응용한 원샷(술을 따르면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에 한번에 마셔야 하는)컵을 만들어 교수들과 동료들에게 ‘천재’소리를 듣기도 했다. 《뼈시리즈》작품 영국 로얄알버트박물관 소장 두 번째 개인전은 영국유학시절인 97년, 런던의 로고스갤러리Logos Gallery에서 가졌다. 전시 주제는 《뼈 시리즈》였다. 잉카문명, 제물을 받치는 것, 죽음과 권력의 의식됨에 의한 제물 바침, 인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기쁨과 희생되는 동물에 의한 슬픔 등 생존과 죽음의 과정을 설명하는 작품이었다. 숫동물이 지닌 뿔은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간과 신의 중간에서 상생하는 권력자의 힘을 작품에 담아 사회악을 꾸짖고 가르침을 얻기 바라는 의지를 이미지화한 풍자 형식의 신표현주의 형식의 작품이었다.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은 극도로 싸늘한 전율을 느낄만큼 강렬한 이미지에 빠져 든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자연’이라고 설명한다. “자연을 나름의 방법으로 해석하고 동물과 결합시킨 것입니다. 제 의도는 작품의 해석은 관람객이 스스로 하게끔 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섬뜩한 금기’를 ‘거룩한 금기’라고 주장하는 것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당시 영국에서 전시된 그의 작품을 로얄알버트박물관Royal Albert Museum에서 구입, 현재 소장돼 있다. 99년 성보갤러리에서 가진 3회 개인전은 한국에 귀국해 처음 가진 전시로 유학시절 작품을 보완해 선보였으며, 2002년 토도랑 갤러리에서 가진 4회 개인전에는 자신의 뼈시리즈를 생활식기와 결합, 해학적으로 풀어낸 독특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하얀 의자는 거짓과 오만, 사회의 부조리를 다스리는 거룩한 절대자 지난해 7월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가진 5회 개인전에는 동물의 뼈 의자에 자연물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가 만들어낸 의자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간의 거짓과 오만, 사회의 부조리를 다스리는 거룩한 절대자가 앉아 이 시대의 금기를 깨고 죄를 범한 인간들을 심판하고 있었다. 또한 동물의 뼈로 만들어진 하얀 의자들은 과거의 작품과는 또 다른 극도의 긴장감을 줘 보는 이로 하여금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느끼게 했다. 한 전시 평론가는 “가늘고 길며 날카로운 뼈들의 조합은 직접 만지지 않아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촉각을 자극시켜 인식되는 주제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한 최근작에 나타난 굴곡이 심한 뼈들은 지금까지의 작품과는 다른 새로운 주제에 대한 접근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5회전에 이어 올해 6월에는 미국 뉴욕의 통인화랑에서 6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이 전시에는 작품 운송 상의 이유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기존의 《뼈 시리즈》를 50cm내외로 축소해 인테리어적 효과가 있는 작품으로 선보여 미국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조형작업의 경험 통해 얻은 자신감 개성있는 생활식기로 다시 발산 《뼈 시리즈》를 시작한 처음 그는 많은 실패를 맛봐야 했다. 작품의 형태상 고난이도의 성형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수회의 실패 끝에 찾아낸 새로운 도구는 젓가락이었다. 교차점을 이루는 뼈마디와 마디를 젓가락을 이용해 대각선으로 찔러 넣어 두면 힘을 받아 떨어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뼈 작업 중 가장 유의해야 하는 것은 건조하면서 생기는 수축율을 감안해 가로의 뼈기둥은 수축율을 계산해 길게 늘어뜨려 성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라북도 정읍 내장산 국립공원이 고향이라는 작가는 어릴 적 자연과 접하면서 느낀 경험들, 가까운 산에서 자연스레 볼 수 있는 큰 바위와 절경. 모든 경험들이 작업하는데 자극이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동물들을 작업의 소재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작가는 후배와 제자 등 3명의 작업실 식구들과 함께 현대도자식기를 만드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식기들은 유명호텔과 평창동의 한 아트숍에 납품되고 있다. 작가는 자신만의 조형작업세계를 해나가며 생활식기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첫 번째는 현실적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난무하는 복제품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역의 도예가들을 위해 카피가 불가능한 작품을 만들면 민생고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손수 보이고 싶어서”라고 곧은 말을 전한다. 김태완 기자 anthos@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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