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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김세훈
  • 편집부
  • 등록 2004-09-18 01:30:15
  • 수정 2016-04-06 08: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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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핸드폰 기능이 어렵게 느껴지는 나이 흙맛에 빠져 화분 만들고 화초 가꾸는 취미 각종 사회교육원과 평생교육원에서 도예교실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아마 흙을 만지는 작업을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흙을 대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맞도록 흙을 부드럽게 하거나 되게 할 수 있고, 그것을 이용해 큰그릇도 만들 수 있고 작은 그릇도 만들 수 있다. 김세훈(61)씨에게는 서울산업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도자기 화분을 만드는 것이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즐거운 일이다. 노년에 접어든 나이에 복잡한 도시 생활이 싫어 불암산이 올려다 보이는 교외(남양주와 구리 태릉이 인접한 지역)에 남편과 함께 작은 농장을 운영한지 7년이 됐다. 비닐하우스 한동크기의 아담한 농장에서는 주로 싹밀을 재배해 생식용으로 판매한다. 이외에 친언니들과 함께 남양주에 작은 꽃집도 마련하고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세자매가 의좋게 운영하는 꽃집은 김세훈씨가 만든 화분들로 더욱 생기를 띤다. 삼복의 한가운데인 8월초, 김세훈씨의 언니가 뜨거운 햇살에 지친 관엽식물들에게 시원한 물세례를 끼얹고 있었다. 식품영양학 학사출신 요리 배우다 그릇 만들고 싶어져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김세훈씨는 친구들과 함께 요리를 배우던 중 직접 그릇이 만들고 싶어져 도자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모여 강사를 초빙해서 배우다가 3년정도 하다보니 포기하는 친구도 생기고 다른데서 배워보고 싶어 그룹지도를 그만두고, 현재는 사회교육원에서 배우고 있다. 서울산업대학교 사회교육원 도예교실은 생활도예반과 물레반 조형반으로 나뉘어 있는데 김세훈씨는 이곳 생활도예반에서 작업하고 있다. 전임강사 김성민씨와 16명의 회원이 함께하는 생활도예반의 친밀한 분위기가 썩 만족스럽다. 생활도예반의 지도강사인 김성민씨는 “작업속도가 굉장히 빠르세요. 코일링 작업을 시작하시는 걸 보고 교실을 한바퀴 돌아보고 오면 금방 한 30센치는 쌓아 올리시더라고요.”라고 말한다. 꽃집운영하며 화분에 관심 갖게 돼 자신의 화분에 화초 가꾸기는 큰 즐거움 워낙에 손이 잰 편이라 무슨 일이든 손으로 하는 일은 빠지지 않는다. 도자기를 시작하기 전에 15년 정도 취미로 서예를 한 적도 있다. 국전에 출품해 입선할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도예를 하면서도 손을 떼게 됐다. “서예는 한번 붓을 잡고 글을 쓰려면 서너시간은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야 해요. 도자기도 물론 깊이 있게 하려면 그에 못지않겠지만 그냥 짬짬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집에서건 농장에서건 꽃집에서건 뭔가 만들고 싶어지면 자리 잡고 앉아서 빠른 손으로 흙을 쌓아올린다. “한때는 음식하고 사람들 초대하기를 즐겼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런 일들이 번거롭더라고요. 게다가 꽃집을 하다 보니 그릇보다는 화분에 더 관심을 갖게 되요.” 음식하기를 즐기던 때는 여행 다니면서도 그릇을 눈여겨보곤 했는데 꽃집을 하면서 관상식물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화분 생각뿐이다. 직접 만든 화분에 예쁜 화초를 심어 선물하는 것도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것 못잖은 기쁨이다. 요즘에는 화분은 물론이고 화분 받침을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보고 있다. 화분만 있을 때 보다 그에 어울리는 받침을 만들어 올려놓으면 한층 모양새도 좋고 화분도 돋보인다. 확덕처럼 널찍한 그릇에 연이나 물옥잠 같은 수생식물을 담궈 키우고 나지막하고 넓은 화분에는 여러 종류의 작은 식물포기를 어우러지게 심는다. 이런저런 모양을 시도하는 데 주저하기보다 만들어보고 또 다시 만드는 편이다. 지난봄엔 농장 주변의 화단의 꽃을 가꾸고 화분들을 배치해 꾸미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았다. 흙을 빚으며 완성 후 모습 그리는 설레는 작업 인터넷도 되고 사진도 찍힌다는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받는 것 외에 다른 것을 한다는 게 어렵게 느껴지는 나이이다. 흙을 만지는 작업은 그나마 뜻대로 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이다. 아직 깊이 있는 작업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즐겁기만 한 작업이지만 머릿속으로 뭔가를 떠올리며 흙을 빚다보면 완성해서 어떤 화초를 심어 어디에 두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6살이 된 손주와 실랑이를 하거나 꽃집이나 농장을 돌보는 정도로 소일거리를 찾고 때때로 남편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지만, 점차 단순해지는 삶에서 도자기를 몰랐으면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 싶기도 하다. 도자기 화분을 만들면서 김세훈씨가 바램을 갖는 건 한가지다. 학교와 생활터전에서 짬짬이 작업하는 것 이상의 욕심도 없고, 화려한 주목을 받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지금처럼 언니들이랑 함께 꽃가게를 하면서 꾸준히 화분을 만들고 제가 만든 화분을 좋게 봐주는 사람들에게 소소히 팔리는 재미면 충분해요.” 서희영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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