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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경 도예전
  • 편집부
  • 등록 2005-02-13 00: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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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0 - 2004.12.16 목금토갤러리 간결한 형태를 통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 글 황희정 _ 목금토갤러리 큐레이터 여기 저기 흩어지고 깨진 알들이 마치 고고학적인 발굴 현장을 방불케 한다. 어두운 조명 또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대변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즉 그것은 탄생의 근원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것, 바로 어머니의 자궁을 연출해내는 장치이다. 고고학적 발굴현장을 연상케 하는 장치나 어두운 조명이 미리 계산된 것이든 아니든 작가는 아마 두 가지 장치가 모두 탄생을 의미하는 최적의 수단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챘던 것이라 추측된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깨어나고 있는 알>들은 이 세상과의 첫 대면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완전한 존재라고 생각되는 알들이 혼란하고 불안정하기 이를 데 없는 세상과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 이 혼돈과 혼란의 순간을 작가는 <깨어나는 알>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가는 이러한 알의 깨어짐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즉 일반적으로 상기시킬 수 있는 존재의 탄생뿐만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깨는 경지에의 도달과 그것을 통한 존재에의 물음과 반성이 새로운 삶으로 연결되는 것에 대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작가 윤현경의 작품이 아무런 고뇌 없이 그러한 경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작가가 표현한 알들을 자세히 보자. 그 알들은 깨어져 있지만 그리 자연스러운 균열은 아니다. 작가가 인위적으로 만든 균열, 완전한 균형을 지닌 알들을 인위적으로 깨는 아픔 또한 지니고 있는 것이 윤현경 작품의 특징이다. 자연스러운 깨짐이 아니라 인위적인 깨어짐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냄으로써 작가가 ‘알’이라는 형태에 얼마나 애착을 지니고 있는지도 표현해내고 있다. 가장 간결하면서도 가장 완벽한 형태를 지닌 알을 선택하여 존재의 의미와 작가의 고뇌라는 두 가지 주제로 관람객과의 소통을 꾀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 한 가지 주의를 끄는 것은 알이 깨어지는 순간을 표현하면서도 그 존재를 선뜻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상투적이고 일반화된 해석에 연연하지 않더라도 윤현경의 작품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에 관람자의 흥미를 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크고 작은 알들, 흰색, 노란색, 분홍색의 예쁜 알들, 매끈한 모양과 이지러진 모양 등 다양한 형태를 제시하여 관람객들이 가볍고 즐거운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작가가 지닌 생에 대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일면을 관람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알들의 주인은 이미 떠나고 전시장에는 빈껍데기만이 남아 우리들을 허무함에 빠져들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허무함이나 혼란이 기분 나쁘지 않은 것은 그 많은 알들의 주인을 바로 관람자 자신과 일치시킬 수 있는 재미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상념에 잠기게 하는 것이 바로 작가의 역할이다. 윤현경 도예전은 어떤 한 곳에 얽매이거나 고정된 관념으로 작품을 해석하기보다 자유로이 해석하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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