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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자 도예전
  • 편집부
  • 등록 2005-02-13 00: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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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7 - 2004.11.23 인사아트센터 제2특별관 민화적 세속미와 쓰임의 미학 글 윤두현 _ 독립큐레이터 민화民畵의 참의미는 그 세속적 표현과 쓰임에 있다. 조선시대 후기 서민층에 의해 널리 향유되었던 이와 같은 민화는 그야말로 대중적 감수성의 표현이었다. 나아가 사대부들의 관념적인 문인화와 달리 민화는 일반 서민들의 세계관을 실제적으로 반영한 그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민화는 이러한 점에서 현대예술에 있어 그 중요한 한 측면인 일상성을 통한 대중적 소통이라는 점을 이미 선취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현대에 들어 민화가 새롭게 주목되어야 하는 이유 역시 그러한 민화의 현대적인 특징에 있을 것이다. 한 때 민화에 깊이 몰두한 바 있는 송영자는 도예를 통해 위와 같은 민화의 세속적 표현과 쓰임, 즉 일상성을 통한 대중적 소통을 독자적인 조형원리로써 실현하고자 한다. 먼저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송영자의 첫 개인전은 주로 등燈을 테마로 하여 고물古物과 도예의 어우러짐을 시도한 전시다. 아울러 작가는 이 어우러짐의 매개체로서 민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하지만 그는 결코 이러한 시도에 있어서 민화적 요소의 단순한 차용에 따른 억지스러움을 야기하는 섣부른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즉, 작가는 민화의 가장 큰 특성이며, 참의미라 할 수 있는 일상을 바탕으로 한 세속적 표현과 쓰임에 주목함으로써 각각의 작업을 생활 속의 미적 대상물로서 승화시키고자 하는 미의식을 효과적으로 투영시키고 있는 것이다. 수년 동안 황학동 벼룩시장을 드나들며 수집한 고물들은 낡은 문짝, 기와, 뒤주, 도시락 상자, 고목 등의 세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고풍스럽다기보다는 오히려 일상의 소박함이 먼저 느껴지는 것들이다. 또한 기물의 문양들 역시 절제된 단아함보다는 다소 굵고, 거칠어 보이는 듯하다. 그럼으로써 작가는 각각의 작품들에서 관념에 억눌리지 않는 고졸古拙한 서민적 생명력을 성공적으로 건져 올리고 있다. 결국 작가의 그 같은 작업 여정에는 단지 옛 것을 표피적으로 즐기는 고상한 취미를 넘어 다소 먼 과거로부터 불과 얼마 전인 60~70년대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의 일상적 삶 속에 잠겨 있던 미적 원천을 재발견하고, 이의 민화적 요소와 세계관을 통한 도예와의 조화를 도모함으로써 현대적인 세속미와 쓰임의 미학을 추구코자 하는 의도가 함의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불혹不惑을 훌쩍 넘긴 시점에서의 첫 개인전, 어쩌면 그렇기에 그의 상당히 늦었다할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처음 같지 않은 작가의 연륜이 진하게 배어 있다. 왜냐하면 도조, 도벽 등 다양한 작업 과정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고 있는 작가의 이번 작업들은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차별화된 조화의 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서 바닥에 깔려 있는 멍석 위를 지나면 동백을 비롯한 국화, 목단, 닭, 굴비 등을 소재로 한 등燈 작품들과 문門 등을 이용한 도벽 작품들이 어느덧 먼 기억 속에 존재하는 한 촌가村家의 달빛 흥건한 마당으로 관람자를 인도한다. 이렇듯 도예가의 손길을 거친 고품들은 더 이상 차용된 소극적 의미의 오브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속적인 일상성에 근거한 새로운 미적 세계를 구축하는 도예작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결국 송영자의 이번 작업들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서민적 감수성을 표출함으로써 대중적 소통을 실현한 민화의 정신을 새롭게 되살리고자 하는 시도에 있다. 끝으로 전시장 형편에 따라 제한적로 전시되어 작업들을 좀 더 폭넓게 살펴볼 수 없었다는 것과 함께 일부 작업에 있어서는 고물의 무게에 조금은 눌린 듯한 것이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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