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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조신영
  • 편집부
  • 등록 2005-02-25 01: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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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면서 하는 흙작업 개인전으로 작은 결실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할 편안한 작업공간 소망 지난해 11월 인사동에서 열린 조신영씨의 개인전은 검푸른 유약과 라쿠기법으로 번조한 주병들을 주로 선보였다. 처음 도자기를 만드는 취미를 접하게 된 후 개인전을 열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 왔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흥미로움과 즐거움에서 때때로 힘들었던 시간을 반복하며 8년 동안 흙과 인연을 맺어왔다. 도자기를 시작한지 8년 만에 갖게 된 개인전에는 푸른색 주병을 비롯해 나무를 음각한 접시, 유약의 균열 부분에 검게 연먹은 라쿠 주병, 여린 흙빛을 내는 다기 등을 선보였다. 검푸른색 유약 옷을 입힌 주병들 음각으로 그림 새긴 접시 단국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처음 작업을 시작해 경기도 양평의 토보공방에서 전시를 하기까지 8년간 작업했다. 사회교육원에서 만난 토보공방 운영자 국준성씨와 다양한 유약을 실험으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코발트와 산화동을 발색제로 한 푸른색 계열의 유약으로 주로 작업했다. “제가 즐기면서 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하게 작업해요. 사실 여러 명이 함께 전시를 계획하다가 진행이 잘 안돼서, 혼자하게 됐는데 준비과정이 너무 벅찼어요.” 사회교육원 동기들과 열었던 단체전에는 참여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혼자 공간을 채우는 전시를 하게 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조신영씨는 도자기 외에도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갖고 있다. 수채화를 위주로 배우고 작업하다가 최근에는 유화를 시작했다. 도자기 위에 수채화처럼 맑은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거나 음각으로 표현한 부분이 돋보일 수 있는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유약을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전시에도 색유를 주로 사용하긴 했지만 원하던 부드러운 색감이 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전시 전에 한달정도 서울에서 양평을 매일 오가면서 준비했어요.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었고 날씨도 춥고 해서 당분간 쉬고 싶어요.” 도자 작업을 쉬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의 작업에서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환경에서의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욕심 없이 여유를 즐기는 도자작업 자신의 그릇에 담아내는 정겨운 음식들 조신영씨에게 있어 도자작업은 여유 있게 시간을 즐기는 유희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욕심 없이 작업하는 게 그가 작업하는 방법이다. 전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지금도 친정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토속적인 음식을 즐긴다. 자신이 만든 그릇에 한상가득 담아낸 음식들이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 개인 사업을 하는 남편이 만나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자신의 도자기를 선물하기도 한다. “잘 만든 것도 아닌데 제가 직접 만든 거라면 좋아하더라고요. 그냥 사서 주는 것보다 성의도 있고 해서 그런가 봐요.” 자신의 것을 선물하기도 하지만 도예가들의 전시를 보러 다니고 구입해 선물하기도 한다. “제가 만들어보니까 참 어려운 일인데, 그 일도 생활하시는 도예가분들이 참 힘들겠다 싶어요. 제가 만든 것들만 자꾸 선물하는 것 보단 전문 도예가분들이 만든 것도 선물하고 그래요.” 아파트가 흔한 요즘 뾰족하게 솟은 높은 천장이 시원한 조신영씨의 집안 곳곳은 그가 만든 도자기와 그림들이 장식돼 있다. 별다른 가구도 없이 따뜻한 볕이 드는 공간과 도자기들이 잘 어우러진다. “나이들면서 점점 욕심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집안을 꾸미거나 좋은 것들을 장만하는 재미도 시들하고 그냥 청소하기 쉽게 깨끗하게 지내는 게 좋아지더라고요.” 안방 화장대 옆에 놓인 커다란 도자기발 안에는 색색의 작은 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작업하면서 유약실험용으로 만든 것들인데 작은 병들의 각각 색이 예쁘게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힘든 시간에 위안을 주었던 작업 앞으로도 꾸준히 작업하길 기대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꾸준했었는데 마음만 있고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 오히려 마음의 위안을 받고 싶어 시작했고 작업이 주는 위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심적으로 힘들어 아무것에도 정붙이지 못할 때, 관심 있었던 일을 시작한 용기가 8년동안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작업과의 인연뿐 아니라 그때 만난 친구들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친분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다. 앞으로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하나 마련하고 싶은 바램이다. 다른사람의 작업장에서 작업하면 배우는 것이 많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거리도 너무 멀고 편안하게 작업하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작업을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즐겁게 작업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개인전을 하면서 자랑할만한 작품도 아닌데 드러낸 것 같아 숙쓰러워요. 그래도… 운동도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지만 도자기만큼 좋은 취미가 없더라고요. 아직 잘 못하지만 흙으로 할 수 없는 게 없겠더라고요.” 그가 하고 있는 다른 취미들보다 관심이 많이 가고 앞으로도 꾸준히 하고 싶다고 한다. 날씨가 좀 풀리고 공간이 마련되면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조형작업도 조금씩 해보고 싶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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