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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오쿠다 히로무(奧田博士)
  • 편집부
  • 등록 2003-07-05 14:50:21
  • 수정 2016-04-16 02: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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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은하 도예가 오쿠다 히로무(奧田博士)는 1949년 시가현(滋賀懸)의 시가라키(信樂)에서 태어나, 그곳 시가현립 시가라키 고등학교 요업과(窯業科)를 졸업했다. 시가라키는 일본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여러 곳의 도요지 중에서도 헤이안(平安)시대인 11세기말부터 도예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여섯군데의 고요(古窯), 즉 육고요(六古窯) 중 하나이다. 백색 혹은 적갈색의 태토에 장석을 뿌리고 장작가마내의 요변에 의한 자연유나 무유소성의 소박한 도자기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오쿠다는 현대의 조형작업을 하는 작가들 중에는 드물게 전통적 도요지에서 기법을 습득하고 현재까지 그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물레로 만들어진 도예작품이라 함은 흔히 작은 다완(茶碗)이나 항아리를 떠올리기 쉬우나, 도예의 마을 시가라키에는 옛부터 커다란 독이나 항아리를 빚는 타렴성형의 전통기법이 전해 내려온다. 오쿠다 히로무의 작품제작은 이 타렴기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물레기법은 기본적으로 흙의 안쪽에서 힘을 가하여 늘려나가는 것으로써 방법적으로 본다면 표면으로부터 힘을 가하여 제작되는 조각 등의 입체조형과는 완전히 상반된다고 말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오쿠다는 보통 우리들이 볼 수 없는 도자기 내부의 세계를─그것은 마치 흙 속에서 꿈틀거리는, 증식하는 생명의 에너지가 흐르는 파이프와 같다─보여주기 위해 기물의 반을 잘라 제시한다. 반으로 잘려진 기물의 안쪽에는 힘차고 역동감 넘치는 물레질의 흔적, 즉 제작자의 행위가 그대로 드러나는 손자국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기물의 주역은 표면에서 내부로 대신되는, 그것과 동시에 외측, 내측 이라는 의미를 붙이는 것조차도 소멸되어 버리는 신비한 공간이 나타난다. 잘려진 기물들은 소성후에 볼트와 너트 등을 이용하여 재구성되며 각 부분의 끝에는 말라버린 잡목들을 붙여 흙과 나무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공간을 가르는 거대한 조형물로 거듭난다. 이와같은 오쿠다의 조형행위를 굳이 어떤 틀에 넣고 분류한다면 지난 호에 소개하였던 이노우에 마사유키(井上雅之)에 대한 글에서 언급하였던 네 부류의 작품군(群) 중 네 번째인 ‘인스탈레이션과 믹스미디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쿠다의 고교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작업배경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전통의 기반으로 무장된 작품은, 정확히 계산되어진 구상과 타재료의 조합에 의한 믹스미디어라는 현대도예의 가장 동시대적인 부류에 속하면서도 프리미티브(Primitive)한 힘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그가 “내가 이처럼 형태로써 재현해 온 것은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 자연의 조형미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기법보다는 그의 조형적 의지에서 느낄 수 있는 힘인 것이다. “나의 조형은 흔히 볼 수 없는 내부(內部)의 세계를 시각화 하고자, 물레로 성형하여 반으로 잘라, 내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시각화하거나, 코일링에 의한 조형을 더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바깥이기도 하고 동시에 내부이기도 한 세계, 표면과 내면이 일체가 되는 세계이다. 나의 물레성형을 분할하여 새롭게 접속 시켜 가는 시리즈「音空」<사진 1, 2>은 내면의 세계와 동시에 외면의 세계도 표현하는 것이다.” - 오쿠다 히로무의 말 - “나는 1984년부터 1990년까지 흙과 잡목을 결합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그것은 완성된 잡목의 조형적 힘을 흙으로 만든 작품 속에 넣고 싶었고 그것에 의해서 보다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1년부터는 흙만으로 제작하게 되었다. 보다 단순하게 하나의 소재로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흙에 의한 조형은 형태를 만들어 소성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거듭난다. 흙과 불의 만남인 소성에서의 문제점, 즉 소성중의 수축으로 인한 ‘뒤틀림’을 작품 속에서 살리고자 하는 실험을 해왔다. 약점은 강점도 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다른 소재에서는 표현 할 수 없는 그것만의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흙의 조형의 내부의 빈 공간, 이 어두운 공간 속에 생명이 숨쉬고 있다고 느낀다. 이 공간 속에 숨쉬는 태고로부터의 생명 에너지를 해방하여 새로운 미래의 생명체를 탄생시키고자 한다.” 1991년부터 바뀌어 온 그의 작품은 최근「음공(音空)─검은 생명」시리즈 <사진 3, 4, 5, 6>로 진행되고 있다. 매우 자연적이고 원초적이었던 그의 작품이 표면 속의 생명력, 자연의 두려움을 주제로 전개되는 것은 이제까지 그에게 미적 영감을 주는 존재였던 자연이, 시나브로 사람의 손에 의해 존재기반이 흔들리고 위험하게 변질되고 있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개발로 인해 오염된 자택 뒷편의 작은 개울의 흙을 유약으로 이용한 어두운 회색조의 표면으로 대변되고 있다. 회색의 표면은 그가 의도하는 대로 훼손되고 짓밟히는 자연을 보는 듯, 약동하는 생명의 호흡은 느낄 수 없고 이미 생명력이 고갈된 생물의 체내(體內)를 보는 듯한 묘한 불쾌감마저 감돈다. 젊은 시절, 흙과 나무를 통해 생명의 에너지를 구가했다면, 중견에 접어든 최근의 오쿠다는 그 시선을 주변의 현실로 옮겨 메시지를 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것은 곧 자연 환경과 공명(共鳴)하는 인간으로서 본연의 자세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전통의 기반과 계산된 조형미로 프리미티브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위에 더해진 메시지는 관중에게 무언가 말하기에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도예의 영역을 가일층 확장하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 호에 계속) 「도예가 오쿠다 히로무」 1949 시가라키출생 1967 시가현립 시가라키고교 요업과 졸업 1973~2001 개인전 18회(교오토, 오오사카, 시가현, 캘리포니아) 1988~2002 단체전 20여회 (도오쿄, 서울, 이천, 헝가리, 타이완, 오오사카 등) 필자약력 198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졸업 1993 동경 다마미술대학 회화과 도예전공 대학원 졸업 개인전 5회, 단체전 10여회 현, 여주대학, 충남대학교, 홍익대학교 도예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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