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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도예가 3인전 2005.2.16 - 2005.3.1 통인화랑 B1
  • 편집부
  • 등록 2005-03-23 22: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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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아의 발견 글 김진아 _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연구원 두 세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전시회는 굳이 도예분야가 아니더라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시를 관람하면서 국적도 다르고, 작품의 성향도 다른 이들이 왜, 어떻게 모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별로 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자유분방하고 구속받는 것을 싫어하는 작가들의 성향으로 미루어 볼 때, 여러 명이 모여서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뜻이 맞는 작가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자신의 작품이 상대방의 작품과 쉽게 견주어지는 상황이 작가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이 끊임없이 교류하고 그룹을 만들어 전시를 시도하는 것은 개인전에서 얻을 수 없는 다른 특별한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쿨리Cooley Charles Horton의 자아형성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타자他者에게 비춰진 자아의 상象이나, 타자의 반응 속에서 형성되는 자아상을 통해서 자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10년지기 친구인 황예숙, 카즈코 우가Kazuko Uga, 요시카와 치카코Yoshikawa Chicako가 처음 한자리에 모여 전시를 열게 된 이유도 서로의 작품 속에서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자아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방의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사고의 차이가 오히려 발상의 전환으로 이어져 새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황예숙은 이번 전시에서 묵직한 무게를 느끼게 하는 의자와 화병, 동유 특유의 색을 자랑하는 합, 비정형의 주전자와 잔 등을 보여주었다. 그의 작품은 감정에 충실하여 마음가는 대로 흙을 주물러 만든 투박한 형태가 특징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직시하고 있으면 실소를 금치 못하게 된다. 작가의 조형적 유희가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카즈코 우가는 섬세하고 차분한 느낌의 다기茶器와 시유하지 않은 접시 등을 선보였다. 그의 무유無釉접시와 평면작품들은 유약에 의한 장식효과를 최대한 배제하여 마치 한편의 미니멀리즘 회화를 보는 듯 하다. 앞서 언급한 황예숙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절제된 감정의 표현이 대조적이다. 요시카와 치카코의 작품은 동물, 식물, 곤충 등 살아있는 생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꿈속이나 만화에 나올 법한 형태들은 기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합, 접시, 조명 등은 실용성을 위주로 하면서도 일본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해학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실 이 전시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받은 관계를 가시적으로 찾아볼 수는 없다. 그러나 작품들을 찬찬히 둘러보고 있으면 아주 단순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의 기능성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다. 작품은 작가를 반영하는 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10년 동안 서로의 작품을 보면서, 혹은 자기 작품에 대한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시나브로 영향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 결과로 보여지는 실용성에 대한 재고는 그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찾아낸 새로운 자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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