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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경령랑
  • 편집부
  • 등록 2003-07-05 18:04:32
  • 수정 2016-04-15 15: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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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카페 가족나들이가 인연 도자기 작업 5년째 “일주일에 두어번 공방 찾는 일이 삶의 휴식”이라고 거실 창 밖으로 수리산이 내다보이는 경령랑씨의 집은 고층아파트의 20층이다. 철따라 달라지는 산을 집안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이 집은 수공가구들과 도자기들이 함께 있어 더 어울린다. 신발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마련인 현관에도 작은 테이블을 하나두고 그 위에 직접 만든 도자기들을 배치하고 도자기로 만든 별들을 붙여두었다. 아파트의 딱딱함에 생기를 더한 안주인의 취향에 들어서는 사람의 마음도 편안해 진다. 경령랑(43)씨가 도자작업을 시작한 것은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던 작은 관심에서 비롯됐다. 7년전 일산에서 살 때 가족들과 함께 놀러간 한 도예카페에서 본 도자기들과 그곳에서 작업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뭔가에 욕심을 내는 성격은 아닌데 거기서 보고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후 평촌으로 이사해 목감동의 ‘옹기종기’ 공방에서 기초를 배웠고 현재 흙도울 공방에서 도예가 김학수씨의 지도를 받고 있다. 흙도울 공방은 수강생이 많은 편이다. 오랫동안 다닌 수강생들을 주축으로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작업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한다. 지난해말 열린 3회 흙도울 회원전을 계기로 4월에는 영풍문고 종각점과 강남점에서 흙도울 회원들과 함께 초대 판매전을 열기도 했다. 취미로 만드는 사람들은 판매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우연찮게 정기 회원전을 본 영풍문고 관계자의 관심을 끌어 초대전을 열게 된 것이다. 다관 찻잔 차호 등 다기류 만들때 자신의 발전 모습 발견에 보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조용하고 얌전한 그의 모습과 닮은 다기들이다. 다기는 요즘 그가 관심을 갖고 열중하고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전시장에는 백자와 분청, 옹기로 만든 다기들이 전시 됐다. “전시를 앞두고 ‘이번 전시에는 이런 작품을 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생각한 작품을 정성들여 작업하게 되잖아요. 물론 막상 전시에 낼 때는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띠기도 해 부끄럽기도 해요. 그래도 후에 돌아보면 관심 갖고 작업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발 발전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요.” 이번 전시를 위해 다관과 찻잔 차호 등의 다기를 만들었고 처음엔 어렵기만 하던 다기를 만들면서 스스로 발전한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주로 생활용품들을 만들어 오던 경령랑씨는 선생님의 권유로 다기를 시작하게 됐다. 차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다기를 만들다보니 자연히 관심이 생기게 됐다. 그렇게 시작해 꾸준히 만들어온 그의 다기들은 그의 차분한 분위기와 어울린다. 초등학생 딸아이는 엄마가 뭘 만드는지도 잘 모르면서 엄마 도자기작업에 마냥 즐거워해 도자기를 꼭 배워보고 싶었고 5년째 배우고 있지만 별다른 욕심을 내지 않는다. “매순간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공방이나 숍을 갖고 싶어하는 경우도 많던데 전 그런 계획 없어요. 지금 이렇게 작업하고 있는 게 만족스럽고 행복할 뿐이에요.” 경령랑씨는 일주일에 두어 번 공방을 찾는 일이 삶의 휴식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뭔지 모르고 그냥 했는 데 한 2년정도 하다보니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작업한 것이 가마안에서 잘못 나오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하는데 ‘그러려니...’한다. 도자작업이니 만큼 그는 결과물에 연연하기보다는 작업하는 과정자체를 즐긴다. 오히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욕심을 갖고 억척스럽게 작업하다 보면 제풀에 지치기도 하는 데 경령랑씨는 쉽게 더워지거나 식지 않는 꾸준함이 있다. 느즈막에 낳아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도자기가 뭔지 엄마가 뭘하는 건지도 잘 모른 체 엄마가 하는 일을 마냥 좋아한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공방가는 날이면 남편일 일찍들어와서 아이와 함께 있어주어 마음편히 작업할 수 있다. 남편도 별다른 취미도 없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 별관심도 보이지 않던 아내가 도자기를 좋아하고 작업하는 것에 신통해 한다. 경령랑씨는 형제가 많은 집의 막내 고명딸로 태어났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고심해 지은 비범한 이름에 독특한 성이 더해진 튀는 이름으로 어딜 가나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눈에 띠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을 감안해 보니 대체 꽤나 어려웠을 만도 하다. 서희영기자 rikkii7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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