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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도예가 김문경
  • 편집부
  • 등록 2005-04-26 22:42:11
  • 수정 2015-08-27 2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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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과 허상에 존재하는 이미지와 오브제는 집요한 묘사와 왜곡으로 도출된 가상현실 젊은 작가들의 작업에 대한 무모한듯한 실험과 도전 정신은 언제나 신선함으로 눈에 띈다. 올해 나이 27세의 작가 김문경의 작품 또한 그렇다. 지난 2월 가진 첫 번째 개인전에는 자연물의 일부인 식물을 단순히 모방적 측면에서 조형성으로 해석, 시각적 충격으로 현상과 대상간의 왜곡된 현실을 보여준 작품을 선보였다. 사과 석류 마늘 당근 딸기 감자는 벽에 걸린 평면사진 앞과 공간으로 연결되는 계단, 창문, 탁자 위에 실제로 존재했다. 모티브로 선택된 과일과 야채는 온전한 형태거나 반으로 잘라져 속이 들여다보이는 형태로 집요한 묘사를 통해 오감五感 중에서 시각, 후각, 미각, 촉각까지 자극했다. 전시장 안의 관람자는 초현실주의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식물은 저에게 선택된 자연스런 대상이고 그것을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표현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변형시키고자 했습니다. 그것은 변형되는 과정에서 크기가 커지기도 하고 길이가 길어지기도 하며 반으로 쪼개지기도 합니다. 대상을 반으로 잘라 그 속을 들여다 본 후의 집요한 응시를 통한 묘사는 무의식에 잠재된 일종의 욕망을 드러내고자 한 것입니다”라고 작업 의도를 설명한다. 김문경의 작품구상은 일상생활의 주변사물을 통해 영감을 얻으며 모델링의 과정없이 야채와 과일을 직접 구입해 그것을 묘사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식물의 특성 때문에 제작과정 중 모델이 썩거나 마르기도 하는 어려움이 있다. 코일링 성형 이후 세밀한 묘사는 흙물을 이용한다. 태토는 백색도가 좋아야 원색을 내는데 수월하기 때문에 중국 백토를 사용한다. 이후 식물의 다양한 재질과 색감을 위해 고화도 유약과 저화도 유약을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강도를 높이기 위해 삼벌번조를 2차례씩 한다. 이후 과정은 자연물을 변형하고 설치하는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 기법과 일치한다. 대상을 반으로 잘라 그 속을 들여다보고 집요한 응시를 통한 묘사는 무의식에 잠재된 일종의 욕망을 드러낸다. 사과를 반으로 쪼개 길게 늘어트리고 작은 감자는 크게 만들어 과장화 또는 기형화해 자신의 영역 안에서 변질시킨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의 물체와 전치시킴으로써 더욱더 허상화시킨다. 김문경은 자신의 작품 표현 방법에 대해 가죽의 질감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 「폐기의 상의」로 유명한 캐나다 출신 도예가 마릴린 레빈의 영향이라고 한다. 마릴린 레빈의 작품을 통해 흙이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눈에 보이는 모든 형태와 질감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재인 것을 깨달았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야채소재는 2001년 홍익대학교 4학년 재학시절, 졸업작품전에 선보인 DEFORMATION시리즈로 처음 시작됐다. 야채를 택한 이유는 여러 대상의 자연물 중에 다양한 형태와 색감의 풍부함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피망 겉의 형태와 속의 형태가 다른 점, 양파의 껍질을 벗기면 그 속의 또 다른 형태가 반복되는 점, 야채의 전체 형태와 단면 형태를 비교했을 때 색다른 느낌 등은 흥미로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2003년 대학원 재학시절에는 주전자 형태를 응용한 것이 시도됐다. 네모난 공간 안에서 변형된 도자 야채들을 벽에 걸기도 하고 바닥에 내려놓기도 했다. 2004년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된 식물들로 실사 사진과 결합을 시도했다. 사진은 자신의 주변 사물들을 촬영해 실제 크기로 출력해 평면에서 입체로 전환시켰다. 이후 야채에 국한하지 않고 과일 등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표현을 통해 일종의 본능과 욕망을 표출시켜 인간의 근성을 표현했다. 야채와 과일형태가 갖는 이중적인 면, 그것의 성장과정, 썩어 땅에 묻히는 것에서 인간의 닮은 점을 발견했다. 지난 2월 개인전에는 사물탐구에 있어 더욱 왜곡된 시각으로 작품을 표현해 냈다. 인간의 권위적인 모습을 대변하는 듯 높은 의자와 테이블 위에는 크게 확대된 마늘과 사과와 같이 과장된 식물이 놓여있다. 인간이 현실에서 바라보는 이상이 식물로부터 대변되고 있었다. 그의 작품에 대해 한 전시 평론가는 “도자기로 표현 가능한 범위를 확대한 작품이며, 최근 주류를 이루고 있는 모더니즘과 추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난 사실적 입체작품은 또 다른 신선함을 준다”고 평했다. “식물은 흙에서 생산되며 인간은 그것을 섭취하고 다시 배설한다. 그 배설물은 흙 안에 썩어 다시 식물을 생성한다. 그것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 인공물과 자연물, 변형된 것과 변형되지 않는 것, 가상과 현실, 기억과 현재 등 상반적 의미를 도출시킨다.”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새내기 작가 김문경, 달리 작품 특유의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표현과 칼로의 예술적 삶과 극단적인 인생을 통해 예술에 대한 열정과 의지에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김태완 기자 anthos@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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