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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김산옥
  • 편집부
  • 등록 2006-01-17 15: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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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김산옥

 

전원 속 자연 벗 삼아 지내며 흙 작업
도예에서 텃밭에서 흙과 함께하는 나날들

 

포천의 조용한 농촌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김산옥(57)씨는 도자기와 그림을 즐긴다. 6년전 의정부에 살던 시절 인근의 여성문화회관 도예교실에서 도자기와 처음 인연을 맺게 돼 도자작업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도자기 배울 곳을 찾다가 일산의 유유도예공방에서 3년 넘게 작업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만만치 않은 거리를 오가며, 도자기를 배우는 것이 그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유유도예의 윤경근씨에게 도자기를 배우며 그의 권유로 큰 작품에 도전할 수 있었고, 현재 그의 거실에 놓인 티테이블과 의자들을 만들었다. 김산옥씨에게 도예는 어렵게 느껴지기보다 마술처럼 신기하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 대학부설 사회교육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여러 취미활동 중 유난히 마음을 끌었던 도예
김산옥씨는 무언가를 배우는 것에 관심과 열정이 많아 판소리와 닥종이 인형, 그림 등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왔다. 하지만 도자기와의 인연은 다른 무엇을 배울 때와는 달랐다. 종전에 깊이 파고들지 못했던 다른 취미들에 비해, 시간이 지나고 만들면 만들수록 더 욕심이 생기고 재미있었다.

흙을 길게 늘려 쌓아서 성형하는 코일링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집안 곳곳에 놓여있는 반듯하지 못한 코일링성형 기물들이 편안하고 푸근하다. 삐뚤어지고 미숙한 듯한 것들에도 스스로 애정을 가지니, 거기에 가치가 부여된다. 작업초기 만든 입구가 넓은 푼주형태의 항아리는 당시 지도강사에게 B자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깨버리지 않고 가져왔다. 작업을 계속하면서 보니 ‘참 못만들었다’싶었지만 첫 항아리라는 데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포천집 마당 한켠에 놓아두고 부레옥잠을 담아 기른다. 만개한 연보라빛 꽃잎이 화사하다. “이렇게 꽃을 담고 있으니까 ‘B자’도 제법 쓸만하지 않아요?”라며 소개한다.

 

코일링으로 성형하는 분청 항아리 작업 즐겨
자신의 도자기에 꽃을 가꾸는 기쁨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항아리를 주로 만들었고, 항아리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소재다. 코일을 말아 올리면서, 형태에 대한 기대와 완성 후의 모습에 대한 기대에 가슴이 떨린다. ‘불의 심판’을 견뎌낸 그릇들에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도자기를 배우면서 만든 자그마한 시루에 난을 심고, 정원 곳곳에 초를 넣어 불을 밝힐 수 있는 등들을 만들어 세워 두기도 했다. 하루는 오리를 얹은 솟대를 만들어 세워뒀었는데 마당을 뛰어놀던 강아지가 쓰러트려 깨져버려 아쉽다. 올 봄에는 좁은 도자기조명기둥 사이로 새가 날아들어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기도 했다. 자연 가까이에 살면서 자연을 벗삼아 지내는 것은 흙을 좋아하는 그에게는 행복한 일이었다. 텃밭을 가꾸고 못생기고 작은 농작물들을 키워 질박한 그릇에 자신이 직접 키운 푸성귀를 담아낼 때면 꽤나 흐뭇해진다. 
분청을 좋아하고, 전통적이고 소박한 형태의 식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도자기에 꽃을 가꿀 수 있어 즐겁다. 남과 똑같은 것을 싫어해 되도록이면 남다를 형태를 만들려고 한다.
아파트 부녀회원들을 3개월 정도 가르치기도 했다. 강사료를 주는 것도 아니였지만 자신이 배운 것을 나눠준다는 생각에 열정적으로 주부들이 만들것을 직접 운반해 번조를 맡기고 찾아오면서 3개월을 지냈다. “사람들을 만나 가르쳐보니 남달리 손재주가 있는 사람도 보이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더라고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많이 보고 눈을 틔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도자기와 함께 해온 유화작업에도 도자기가 모티브
그림도 좋아해 도자기를 하면서 유화도 함께 해왔다. 의정부 지역모임인 그림사랑동호회전과 의정부 지역문화축제인 회룡문화제에도 참여해왔다. 올해 회룡문화제 공모전에는 도자기를 모티브로한 그림을 출품할 생각이다. “겨울이면 거실 벽난로에 장작불을 지피는데 그 불빛을 받은 도자기가 아름답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수업 중에 불속의 도자기를 주제로한 추상작품을 그렸는데, 선생님이 이쪽으로 모티브를 잡아서 연구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더라고요.”

김산옥씨의 도자기에 대한 욕심은 줄어들줄 모른다. 앞으로도 도자기와 그림은 계속 하고 싶다고 한다. 좋은 취미를 갖고 중년의 여유를 누릴 수 있어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조만간 집에서 조금 떨어진 텃밭근처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이사할 계획이다. “지금 마땅한 데가 없어서 작업을 집에서 조금씩 하고 있어요. 이사하려고 하는데는 여기보다 더 시골인데, 그쪽으로 옮기면 제 작은 작업실은 꼭 만들고 싶어요.”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1  부레옥잠을 담고 있는 푼주항아리

2  거실에 놓인 도자 티테이블

3  다양한 분청 항아리들
4 핀칭한 형태가 정겨운 다기
5 거실 한켠이 도자기들
6 정원의 도자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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