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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국진 도예전 - 시대를 담은 연리문
  • 편집부
  • 등록 2006-01-24 18: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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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국진 도예전
2005.9.21 - 2005.10.3 통인옥션갤러리

 

시대를 담은 연리문

 

글 민은주 _ 통인화랑 큐레이터

 

연리문이란 각각 다른 색을 가진 흙을 반죽해 대리석이나 나무결과 같은 문양을 만들어내는 기법을 말한다. 연리문자기는 7세기경 중국 당대 허난의 공시안 가마에서 시작되어 황하 북쪽으로 보급 전파되어 한동안 고급 자기로 사용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3세기 고려에서 더러 제작되었으나 현재 전해지는 것은 불과 몇 점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17세기 영국에서는 한때 이러한 연리문자기가 성행했으나 프르함요窯의 John Dwight이 몇몇 대표작을 남겼을 뿐 더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작업의 까다로움으로 인해 연리문자기는 그 맥을 잇거나 단계적으로 발전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러나 까다로운 작업으로 인한 희소성이 곧 연리문자기가 가지는 특성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다.
서국진의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연리문 작품은 그 외형Form과 내면Concept에서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이 두가지 관점에서 서국진의 작품을 이해하고자 했다. 서국진은 여덟번의 개인전을 통해서 연리문의 우연적이고 자연스러운 무늬를 표현하였을 뿐 아니라 계획된 문양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리문과 사각의 기형 그리고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는 듯 곡선의 기형들이 부분적으로 제작되었다. 그의 초기 작업에서 주로 보이던 문양들이 형형의 색소지가 서로 물리는 어쩌면 우리들의 삶의 단면과 같은 어울림이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문양들은 단순화되고 절제되면서 기형의 부분으로 농축되었으며 여백의 공간을 여는 여유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전시에서는 백자 각병의 신비스러움은 물론이거니와 궤 물림 되어 있는 듯한 ‘되’를 연상시키면서 서민들의 소박함과 인정이 느껴지는 조형을 선보였다.
서국진의 작품은 또한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단지 과거 연리문의 재현이나, 새로운 작업분야의 개척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작품 속에 작가의 생각과 감성을 담고 있다. 섬세하고 화려한 고려시대의 연리문 자기와 소박하고 절제된 조선시대 백자의 모습을 함께 하는 서국진의 작품은, 마치 지식과 슬기로 가득 찼으나 그 생활이 소박한 우리시대 선비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작품에 대한 넘치는 열의와 오랜 실험을 통한 작가의 노력을 단순하게 표현하려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서국진의 작품은 그 형태에서, 그 내용에서 작가를 그 모습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도자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연리문작업을 시도해 보았을 것이나, 작업의 어려움 때문인지 현재까지 작업을 꾸준하게 하는 작가는 드물다. 이렇게 맥을 잇기조차 어려운 작업을 이십여년동안 연구와 실험으로 개척해 온 서국진의 작품들은 세계적으로, 또한 시대적으로 단단한 징검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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