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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도예전 - 도자로 그린 그림
  • 편집부
  • 등록 2006-02-23 14: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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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도예전
2005.10.20 - 2005.11.9 충무아트홀 갤러리

도자로 그린 그림

글 오성희 _ 충무갤러리 큐레이터

이인숙 작가의 작업은 화려하고, 예민하고 그리고 아름답다. 누가 봐도 여성작가의 작업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만큼 작품 하나하나 섬세한 감수성이 흐른다. 화려한 색채와 부드러운 조형감각은 그것이 도자조형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자유자재의 형과 색으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구성되어 있다. 마치 캐스팅된 도자는 캔버스역할을 하고 그 위에 화려하게 수놓아진 단추, 스팽글, 비즈, 시침핀, 철사 등의 부자재는 물감역할을 하듯 다분히 회화적인 화면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근간은 ‘여자’라는 주제에서 비롯된다. 여자라는 주제를 작품 속에 담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여성성을 즉각적으로 노출시키는 직설적인 방법과 은유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작가는 후자 쪽을 선택하여 통제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성이 아닌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법을 취하였다. 중립적인 관찰자 입장에서가 아니라, 여성의 적극적인 삶을 주관적인 조형예술로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음식과 생활을 담을 수 있는 여러 형태의 그릇들, 옛 여인들의 안방 소일거리 도구의 하나였던 실과 바늘 그리고 단추와 같이 여성의 생활 속에서 뗄 수 없는 유형의 모든 것들을 모티브로, 작가는 무형의 인간심리를 표현하고자 한다. 생활속에서 보편적 가치의 기물들은 각종 보석류를 연상시키는 부자재에 의해 화려하게 포장되면서 그 의미를 달리 말하려 한다. 이러한 작업은 소유하고 싶어 하는 보석, 고가의 가방과 같이 인간이면에 가려진 끊임없는 사치스런 욕망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내 작업에 묻어나길 원하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거워하길 원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결국 여인들의 생활권 안에 존재했던 기물들의 의미는 조형적인 요소를 통해 다양한 변형이 이루어져 그 기능에서 전환된 형태와 상징을 동반하는 아트오브제로 변화된다. 따라서 우리는 전시공간에 자유롭게 배치된 작품들을 통해, 무수히 쌓여진 시간의 흐름 속에 만들어진 ‘일상적인 사물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좀 더 구체적인 조형세계는, ‘도자로 그린 그림’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자는, 표면은 단단해 보이지만 그 근원자체가 산산조각 나는 아쉬움을 내재하고 있다. 즉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회화와는 그 태생부터 달이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도자조형을 작가는 자신의 세련된 기교로 회화적 언어를 선택하여 그리고, 붙이는 작업을 통해 도자그림을 완성시킨다.
즉 평면의 그림이 아닌 입체의 그림, 공간과 함께 어우러지는 도자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전시하면서 작가는 “이게 정말 도자예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가장 좋다고 한다. 작가는 도자조형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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