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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 편집부
  • 등록 2006-05-12 11: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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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전승

전통도자의 위치와 역할

글 유광열 _ 해강도자미술관 관장

필자약력
1969년 제3회 경기도 상공미전 장려상 수상
1988년 제18회 전국 공예품 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
1990년 해강도자미술관 설립, 현 관장
1995년 이천시 문화상(예술부문) 수상
2001년 문화훈장 옥관장 서훈
2002년 제1회 이천시 도자기 명장 선정
2004 제1회 조선관요박물관 공모전 금상수상
현, 청강문화산업대학 도자디자인과 초빙교수


현대와 비교하여 자본과 기술이 열악했던 고려·조선시대에 있어서 도자기의 의미는 단지 생활에 유용한 문명의 이기利器 정도가 아니었다. 당시에 도자기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모든 활동은 최첨단의 기술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하이테크산업 그 자체였다. 임진왜란과 같은 침략전쟁의 실질적인 원인이 되기도 할 만큼 도자기는 국가나 권력자들에게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였던 것이다.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과거 한국의 도자기는 문화적 역량에서 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가히 세계적이었으며, 줄곧 우리나라는 도자문화의 선진국이었다. 중국인들도 탐내던 비색翡色의 고려청자高麗靑磁, 세계도자사 상 유례가 드문 상감청자象嵌靑磁와 진사청자辰砂靑磁, 구수하고 정감이 서린 다양한 기법의 분청사기粉靑沙器와 티 없이 맑은 조선의 백자白磁, 이러한 것들이야말로 다시보아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자랑스러운 우리 도자문화의 자취가 아닐까!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와 같이 자랑스러운 선조들의 도자문화를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의식에 지난 40여 년간 전통도자를 제작하고 있는 필자가 전통도자傳統陶磁의 위치位置와 역할役割에 대하여 그 동안 절실히 느껴온 바를 부족하지만 이번 지면을 통하여 간략하게나마 개진하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도자기는 가장 한국적인 공예품이자 가장 세계적인 공예품이기도 하다. 세계도자사世界陶磁使에 있어서 한국의 도자는 도자역사의 한 시기를 대표했던 줄기로서 보편성을 갖고 있는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독자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전통 도자를 제작하고 있는 우리에게 과연 후손에게 전해줄만한 ‘전통’이란 게 있는가? 필자 역시 생각과 현실이 일치하지 못하는 많은 문제들을 접하면서 고민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으나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님은 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단히 전통 도자의 제작에 문제의식과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전통이란 이름의 도자기를 제작하고 있는 우리에게 ‘전통傳統’이란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화두話頭’와 같다. 무엇보다도 전통도자를 제작하는 우리가 누구보다 많은 정체성에 빠져 있는 것은 유물遺物에 대한 정확한 복원도, 그렇다고 현실감 있게 변화를 주는 작품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전통에 대하여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전통성이 강한 전통도자의 제작에 있어서 유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왜곡된 형태形態나 미감美感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도자기를 만드는 현대의 장인들은 우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늘 유물을 관찰하고 생각하고 스케치하면서 그대로이든 혹은 개인적인 영감에 따라 변화를 주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유물이 게재된 도록을 펼쳐놓고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피상적인 모사는 될지언정 세세한 깊은 전통도자의 맛을 느끼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전통도자의 겉모습을 답습하기 보다는 전통 도자기에서 간취되는 특출한 조형성과 정신을 부단히 계승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이와 더불어 전통을 현대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제는 전통 도자기를 그대로 답습하는 시기를 넘어 전통 조형과 정신에서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해야 할 시점에 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지금의 실태는 그렇지 못한 듯하다.
예를 들어 어느 작가가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그것이 당장에 시장에서 인기가 있으면 머지않아 다른 곳에서 같은 형태가 자연스레 살짝 변화된 모습으로 둔갑하여 시장에 나오는 현재의 상황은 도예가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일임과 동시에 작가로서의 창작에 필수적인 창의력의 부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일이 된다. 따라서 작가는 여러 모로 형태나 문양변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그것을 작품화시켜 시장의 반응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작가 개인으로서의 독자성을 살리는 동시에 연구한 성과의 범위가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전 도자기는 사실 당시에 생활용기로서 만들지 못한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 응용범위와 사용범위가 다양했다. 사랑방 용기로부터 식사용기, 음료용기, 여자들의 화장용기, 부엌용기, 장신구, 부장용기 등등 그 쓰임새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분야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필자는 이에 주목하여 일찍이 70년대에 들어와 당시로서는 다른 곳에서 시도하지 않던 전통도자를 장신구화 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하였으며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장신구는 적은 양의 재료를 이용하여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청자를 보석과 같이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이 가능하게 되었다. 비단 이것은 하나의 일례일 뿐이나 많은 상상력과 고민 속에서 얼마든지 청자를 하나의 작품으로서 상품으로서 가용화시킬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제작기법에 있어서도 소소하게 전통도자 제작기법을 응용한 방법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통을 그대로 재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공감을 주는 기법이나 방법을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작지만 전통적인 소재를 활용하여 제작을 하는 것은 전통과 현대의 영역을 적절히 조화하여 재창조하는 것이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 지금의 요구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현대


현대도자예술의 자유로운 상상,
디지로그Digital+Analog 개념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

글 강재영 _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큐레이터 실장

필자약력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및 동대학원
환기미술관 큐레이터, 미술평단 기자 역임
문예진흥원 기금 수혜 - 일본 아이치현미술관 큐레이터 연수
현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국제전시팀장 재직

후기 현대미술 속 도자의 위상
현대도자예술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예술의 독특한 한 장르로서 위상을 정립한 것은 불과 5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세계 현대도자의 궤적 속에서 한국 현대도자는 미국과 일본 현대도자의 강한 영향 속에서 전통과 단절된 새로운 도자 조형의 세계로 진입했다. 미술대학에 도자전공이 생기고,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거쳐, 양식 면에서 서구 지향적이며 흙의 물성을 드러내는 재료적 특이성을 강조하는 도자 작품들이 유행한 것이다. 추상표현주의, 기하학적 추상, 펑키, 표현주의 등 서구의 도예 사조가 그대로 반영되면서, 작품을 제작하는 조형 방법론이나 재료 면에서도 여과 없이 미국이나 일본의 제작 기술이 선진문물처럼 받아들여졌다.
한편, 한국 현대도자의 또 다른 흐름은 순수미술 영역으로서 현대도예를 진입시키려는 시도와는 반대로, 공예와 예술의 분리라는 보수적 입장에서 공예의 한 분야로 현대도자의 위치를 수호하려는 경향이 팽배했다. 순수미술로서 현대도자를 승화시키려는 작가주의적 시각과 공예의 일부분으로 도자공예를 계승하려는 시각이 동시에 공존하면서 공예와 예술의 분리냐 결합이냐는 단선적이고 소모적인 논쟁들이 끊임없이 진행된 것이다. 그 결과 최근의 한국 현대도자의 경향을 분석해보면 이 두 관점들 사이에서 도자예술은 재료적 한계의 굴레 속에 머물러 있고, 도자의 담론들 또한 이런 순환론적 오류를 끊임없이 재생산해내고 있다. 이제 예술이냐 공예냐의 문제나 흙의 재료적 속성만을 강조하는 담론을 접고, 보다 열린 개념에서 도자예술을 바라보고, 한국 도자문화의 지평을 확장시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제는 혼성적이며 중추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후기 현대미술의 특이성 안에서 현대도자를 바라보고, 다양한 양식 변화와 작품 자체의 심층적 구조, 작품 생산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보고 현대도자의 미래를 가늠해야 할 시점이다.

현대 도자예술의 확장과 그 의미
지금의 현대도자는 순수 조형적 표현양식이 증대되고 있으며, 보다 확장된 의미로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로 도자 예술이 확장되고, 다른 실험적인 재료들과 혼합되어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개별 작품을 분석해 보면, 양식상으로는 후기 현대미술의 유행을 따르고 있지만, 왜 그러한 표현을 굳이 도자로 제작하였는지 확고하고 독창적인 작가의 제작 의식과 재료적 필연성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일련의 시리즈 연작물을 설치형식으로 보여준다든지, 도자와 타 재료와의 우연한 결합을 시도한다든지, 도자 표현의 한계에 도전한다든지 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표현 형식의 변형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보여진다. 다만, 그러한 표현 이전에 개념적이고 체계적인 작품 내적인 요소가 부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흙 유약 가마 등 재료와 제작기술이 완벽히 소화되지 않은 채 설익은 미완의 작품들이 제작되고 발표되고 있는 것 또한 부정적 비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실, 도자는 재료면에서 가소성이 뛰어나며 예기치 못하는 불의 조화를 통한 우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특이성을 가진 것과 동시에, 깨지기 쉽고 유약과 불의 운용면에서 작가의 의지대로 표현할 수 없는 제약적 조건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는 도자라는 물성이 재료적 매력과 한계를 동시에 지님으로써 이를 어떻게 극복해내느냐에 따라 좋은 작품이냐 아니냐의 승패가 달려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미술 장르도 재료적 한계를 갖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작가가 어떤 의도와 개념을 가지고 재료적 한계를 뛰어넘느냐는 것이 작가의 도전이자 과제인 것이다.
다음으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도예가의 개념적인 구상과 창작의지의 문제이다. 개별예술 작품이 독창성을 갖기 위해서는 작가의 개념과 창작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 시대의 미술양식을 리드했던 작가들은 명확한 인식론적 창작의지를 가지고, 시대를 뛰어넘고, 예술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실험들을 거듭했다. 자신만의 하나의 양식을 창조하고 그것을 반복해서 생산하는 제작 방식이나, 형식적 껍데기의 허울만을 쫓아 무의미한 언어들만을 나열하는 식의 창작 방식을 버려야 한다. 현대 도예가는 흙과 불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재료적 속성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창조적인 발상을 토대로 심도 깊은 작품의 구상과 객관적이고 명확한 개념의 발현이 요구된다. 

디지로그 개념의 도입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 모색  
요즈음 정보문화의 신개념 키워드로‘디지로그’이어령이 명명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IT강국 한국의 디지털 기술이 한국인 고유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결합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생길 것이란 역설이다. 기술과 정보문화 뿐만 아니라, 우리의 현대 도자에 있어서도 이러한 개념을 도입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현대 도자는 정제된 재료와 제작 장비 등 제작과정에서 고도의 제작 기술과 정밀한 실험 데이터와 분석이 요구되는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작가(한국 도예가) 특유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결합된다면 오늘날 세계 도자계를 이끌어 갈만 한 경쟁력 있는 도자 작품이 탄생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몇 천년간 이어진 고귀한 도자 전통의 맥이 살아 숨쉬고, 한국 작가 특유의 열정적인 창작의지와 독창적인 창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로그를 통해 한국 도자만의 경쟁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생활

생활도자기의 올바른 정착

글 최혜림 _ 청강문화산업대학 푸드스타일리스트과 교수

필자약력
1962년 서울 출생
1985년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졸업(학사)
1995년 독일 국립 니더라인 미술대학 산업도자기 전공(Diplom)
1985-1988 소담도예공방 디자이너로 활동
1997-2004 광주요와 광주요도자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2005-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 푸드스타일리스트과 교수로 재직
저서 : 광호가 제안하는 우리 상차림의 맛과 멋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야기 할 때 흔히 반만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단일민족으로 이만큼 나라를 유지하기가 세계사를 살펴 볼 때에도 흔치 않은 경우라 왠지 그 말만으로도 뿌듯해지곤 한다. 이러한 긴 역사가 남겨놓은 유물을 살펴 볼 때 도자기가 양적인 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박물관을 둘러 볼 때마다 직접 확인하게 된다. 이는 부장품으로 비교적 온전하게 전해졌다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겠지만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소멸되지 않는 도자기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풍부한 도자기 유물들은 이것들에 담겨있는 미감과 기능 등을 통하여 사용되던 시대를 이해하고 추측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써의 가치도 갖게 된다. 도자기를 전공한 필자도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서 그것을 사용했을 사용자들의 미감과 생활 속에서의 역할 등을 이해하기에 더없이 유용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역사속의 도자기를 살펴보다보면 예로부터 선진문명을 적극 수용하고 개발하려했던 역동의 시기도 느껴지고 그 속에서 우리고유의 아름다움을 재창조해나가던 시기도 만나게 된다.
이렇듯 도자기를 직접 만드는 공부를 시작으로 해서 이를 생활에서 사용하는 부분에 더욱 집중하게 된 필자의 위치에서 미래의 보다 나은 도자발전을 위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하며, 예술행위로서의 도자영역이 아닌 생활도자기 부분에 국한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가 6년간의 독일유학(1989~1995)을 마치고 돌아 왔을 때 인사동 등의 전시회를 돌아보거나 공예 잡지 등을 구독한 뒤의 느낌은 실망 그 자체였다. 6년이라는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변화가 없었으며 그러한 느낌은 지금도 가끔씩 느끼고 있다. 그나마 근래에 들어서는 전시하는 방법과 프레젠테이션 방법의 다양화와 구체화 덕에 시각적으로는 변화기 감지되고 있으며, 생활도자기 분야가 전문화되는 등 예전에 비하여 생활에 가까워진 것은 고무적 이라할 수 있다. 생활도자기라는 것은 말 그대로 생활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때 그 존재의 가치가 생기는데, 대학시절 한 교수님께서 우리학생들에게 하셨던 말씀 중에 “여러분이 제대로 만들면 공예지만 그렇지 못하면 공해가 된다”던 말씀에 그때는 웃었지만 두고두고 마음속에 남으면서 생활도자기를 보는 시각에 기준이 되어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제대로 된 생활도자기일까? 이러한 생활자기를 만들려면 도예가 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가? 여기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우선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적극적인 생활인의 자세를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가장 즐겁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억지나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다른 이들의 눈에 비추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요리를 배우는 곳이나 꽃꽂이를 배우는 곳에서 아주 가끔씩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는 우리 도자기 발전을 위하여 매우 희망적인 모습이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이 그릇이던, 꽃을 위한 기器던 간에 제대로 만들려 하다 보면 그 그릇이 담아내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즉 자신이 다기를 만드는 사람인 경우에 처음에는 형태와 색감 등 시각적인 표현에 집중하다가도 언젠가는 그 안에 담겨지는 차에 대하여 궁금해질 것이며, 차를 마시고 배우는 것이 생활화 되다보면 더 좋은 기능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섬세한 감각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디자인에 반영되면서 결국 차인들이 인정하고 갖고 싶어지는 좋은 디자인이 되는 것이다. 생활도자기에 있어서는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생활에 편리하면서도 그 시대의 사용자들이 갖는 공통적인 미감을 반영하는 것들이 선호 되어왔음을 잘 알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이 생활 전반에 만연 할 때를 우리는 전성기라고 불러왔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고려의 청자나 조선의 백자도 그 시대에 있어서 반발자국 앞서가는 기술과 미감으로 사용자들을 만족시켰던 생활자기였던 것이다.
도자기의 우수했던 역사가 박물관의 유물로 혹은 고가의 경매품으로만 우리에게 인식된다거나 혹은 서구로부터 영향 받은 작가 주의적 영향으로 인해 우리의 생활과는 사뭇 다르게 예술작품으로 인식되어가면서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들조차도 생활인이라기보다는 예술가로서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으며 생활도자기의 침체가 초래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자성의 움직임이 있었는데, 생활도자기를 만드는 작가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전업도예가회 등의 모임도 결성되었으며, 지방자치의 영향으로 도자기 산업에 주력하려는 도시들이 생겨났으며 이를 다양하게 지원하려는 사업 및 조직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움직임들은 도자산업을 위해 긍정적인 환경변화로 판단되고 있으나 역시 가장 주요한 고리는 직접 제작하는 작가들의 자세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하여는 가장 애용자가 됨과 동시에 가장 날카로운 비평자가 되어야 하며 이러한 판단의 기준은 철저하게 생활 속에 그 뿌리를 두고 있어야한다. 또한 이를 위하여 급하게 다변화하는 요즘과 같은 세태에 이 흐름을 감지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만드는 화기花器에 직접 꽃을 꽂으며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만드는 그릇에 음식을 직접 해서 담아보고 상을 아름답게도 차릴 수 있어야 하며, 세척과 수납을 직접해 봄으로써 그 효과를 느낄 수 있어야하는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기본에 우리는 너무 멀리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한번 돌이켜 볼 일이다.

우리 생활에 이미 그릇은 너무나도 차고 넘치게 많이 있다. 자신이 만든 그릇이 왜 좋은지 그 그릇을 사용 했을 때 사용자에게 어떤 만족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하여 자신있게 말 할 수 없다면 팔리기를 기대하지 말아야하며, 도자기로 생활 하려는 마음을 접어야 할 것이다. 실재로 요리를 하다가 그릇을 만들게 되었다는 유명도예가나 차 도구를 만들다가 차인이 된 경우 등이 아직은 우리들의 입으로 회자될 정도로 적지만, 이러한 방향으로의 지속적인 발전이 곧 생활 속에 도자기를 정착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며, 생활 속에서 도자기가 정착 될 때만이 도자발전을 꿈꿀 수 있게 된다.
도자기는 이제는 더 이상 우리에게 가장 값싸고 제작이 손쉬운, 그래서 인류문명의 발전과 함께 해온 그런 우수한 재질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흙 = 자연’이라는 기초적 개념 이외에도 현대인이 원하는 다양한 색과 재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하며, 이것이 병행 될 때에 비로써 다른 재료들과의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다행히 대량생산이 각광받던 시대를 지나 점차로 세분화되면서  개성이 중시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대량생산 보다 개별화 작업시스템에 대한 역사가 깊은 우리들에게는 좋은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래된 역사가 갖는 저력 위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순발력을 합하여 위에 제시된 생활화가 덧붙여진다면 도자기의 생활화는 더욱더 가능해진다. 불과 10년 사이의 변화를 보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노력만 한다면 더욱더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믿어진다. 사용자들이 갖는 감성적/감각적 가치에 반발자국만 앞서려는 노력은 지금의 위치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전제로 가능해 질 것이며, 이는 바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적극적인 생활인의 자세로 살아갈 때 이루어진다.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대학교육

한국도예 문화의 지형과 비젼

글 노경조 _ 국민대학교 도예과 교수

필자약력
개인전 8회
한국현대도예가회전
대한산업디자인협회전
대한산업미술가협회전
한국공예가협회전
대한민국공예대전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현 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 교수

대학도예교육의 선진화 방향은 경제, 정치, 사회 등 주변 환경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소수 엘리트만 교육시키는 ‘엘리트 대학도예교육’에서 상이한 배경과 다양한 요구를 지닌 학생을 교육시키는 ‘보편적 대학도예교육’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보편적 대학도예교육’에서는 직업 중심적인 학과나 교육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도예교육이 요구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대학도예교육의 현황과 앞으로 우리 도예관련학과에서 설정해야할 몇 가지 교육 지도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대학도예교육의 현실
대학도예관련학과는 사회적·문화적 배경 등에 기인해 주체를 갖고 현실과 제반 문제점을 파악하고 발전적인 방향과 역할에 대하여 합리적인 분석이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 경제, 교육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친 지역편중은 수도권 및 지방대학의 대학도예교육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도권 도예학과는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으나 지역적 도예문화의 특성을 표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수도권대학 도예관련학과에서는 중심지 문화컨텐츠를 바탕으로 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는 수도권 도예학과를 통한 작품제작 인력뿐 아니라 경제·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예전문 인력을 양성해, 전국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지역도자문화와 연계할 수 있는 도자문화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문화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대학의 도예관련학과에서는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대학 등과의 협력체제를 통해 도예문화의 컨텐츠 개발 및 도예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에 걸맞는 지역 전통문화의 특수성을 살리는 도예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려청자의 중심지인 전라남도 강진과 조선백자의 중심지인 경기도 광주 등 한국도자의 중심지역에서는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도예관련학과의 교육프로그램에 적용하여 특성화시키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이러한 지역문화의 특성과 결합된 도자교육은 특성화된 도예작품과 도자 문화상품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한국도자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대도예교육이 새로운 사회적 위상정립과 더불어 문화적 정통성 확보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예교육 내용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교육의 변화는 먼저, 전통을 차별화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전통과의 연계 - 학생의 조형적 사고를 바탕으로 문화적 계보를 인지하는 근원이 있는 변화 - 가 요구된다. 전통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지혜와 조화로서 소화시켜 흡수할 때 비로소 미래 지향적 창조의 길로 발전하며, 또 하나의 전통이 수립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정통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은 전통, 조형, 산업도자분야에서 새로운 미래 도자문화를 창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도예교육의 방향
인간의 개성표현과 창작적 제작능력은 미래의 도예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도자공예는 인간이 가진 개성 - 개별적인 사고와 표현 -을 가장 중요시하며 한국인의 전통적 미의식과 문화를 현대의 조형세계 속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도예교육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도예교육방향을 설정해야할 것이다.
첫째, 21세기는 세계화와 지역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제지역화 현상이 범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도자공예분야 역시 지역화와 세계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 예측되며, 따라서 앞으로는 지역화와 국제화 감각을 지닌 전문 도자공예인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예관련학과에서는 선조들의 문화적 유산에서 비롯된 한국적 특성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도자공예인 양성을 위한 교육 컨텐츠를 개발해야한다.
둘째, 미래지향적인 교육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도자공예분야의 세분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곧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지닌 도자공예인에 대한 시대적 요구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와 융통성 있는 응용력과 전문성을 갖춘 경쟁력 있는 도자공예인 양성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보다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셋째, 도자공예교육에 있어서 디지털과 그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활용 그리고 정보화를 추구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조건으로 대두된다. 이러한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정보화 감각을 지닌 미래지향적인 전문도예인을 양성해야 한다.
넷째, 도예인이 제작한 모든 것은 사용하고 느끼는 주체가 인간이며 인간이 포함된 큰 영역이 자연이고 환경이다. 인간과 삶의 터전인 환경에 대한 의식이야말로 미래 도예인이 가져야할 중요한 조건이며 도자공예에 대한 통찰력을 갖는 일이다. 단순한 작업을 하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고 이와 같은 광의적인 도자공예에 접근이 필요함은 세계가 공감하는 것으로 도예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환경친화적,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지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도예관련학과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교육의 일괄적인 지도방향을 탈피하여 사회적 문화적 욕구에 부흥할 수 있는 도예인을 양성하는데 대학도예교육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깊이 인식하여 변화하는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다. 대학에서의 도예교육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문화적 소양을 전해야할 의무를 가지고 기여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통된 잠재의식을 일깨우며 시대정신을 발굴하여 소극적인 합리주의로 빠지기 쉬운 지식과 정신이 근본적으로 봉착된 기로에서 진정 도예인의 산실로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학교육의 기본 목표는 개인의 잠재 능력과 소질을 계발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는 도예관련학과의 기본 목표도 마찬가지이다. 전통적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 문화경쟁력을 배양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도예관련학과의 교육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하고, 그 개선의 기본 방향은 특성화, 다양화, 국제화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대학도예교육 선진화의 기본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대학도예교육의 내적 운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산출의 외적 생산성을 증대하는 측면에서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대학도예교육은 인적·물적 자원을 경제적으로 최대한 활용함과 아울러 주어진 여건 속에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질 높은 문화인재들을 차질 없이 배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대학도예교육은 선조들의 문화적 유산을 바탕으로 한 기본에 타 분야에 비해 비교적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이다.
따라서 대학도예교육이 갖고 있는 공공성과 국가문화발전에 있어서의 전략적인 중요성을 감안하여 정부 투자를 확대함과 아울러 그 한계성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 투자가 대폭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대학 도예관련학과에서도 도예교육의 발전을 위해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책임을 수반한 다양성 있는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정책

정책적 사각지대, 현대공예

글 전명옥 _ 독립큐레이터

필자약력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런던 시티유니버시티 예술행정대학원 미술관 및 갤러리 경영학과 졸업
(주)디자인하우스 ‘월간미술공예’ 기자 및 수석기자 역임
공예전문화랑, 크래프트하우스 갤러리 큐레이터 역임
(주)핸드앤마인드 대표 역임
문화관광부 문화상품개발지원기금 심사위원 
제1회 청주공예문화대전 운영위원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자문 및 심사위원
현, 독립큐레이터

누구나 인정하듯이 미술과 디자인 분야가 공존하는 시대에 공예에 대한 개념 정의는 여전히 모호하다. 전승공예, 전통공예, 현대공예, 산업공예 등의 개념이 혼재한 가운데, 관광기념품이나 문화상품으로까지 공예의 범위는 넓다. 이러한 개념의 혼란은 국가적 차원의 지원정책에서도 여실히 반영된다. 공예의 예술적 성격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공예의 산업적 성격은 <한국디자인진흥원>을 비롯하여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조달청> 그리고 <문화관광부> 산하에 설립된 <한국공예문화진흥원> 등을 통해 산발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정작 오늘날 대학에서 공예과 교육에서 주류를 이루는 현대공예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부재不在하다. 미술정책 안에서 미미한 몫을 차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정도이다. 전통공예 및 전승공예는 그나마 문화재보호법 등으로 보호받는 제도가 있다지만 오늘의 공예현상의 주류인 현대공예 장르는 몇몇 비엔날레에서 축제 형식으로 전시되는 정도이다. 문화 및 미술정책 안에서 현대공예는 정책적 사각지대에 있다.
지난 2000년 많은 공예인의 기대 속에 설립된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의 기본 취지는 공예가나 공예계의 기초적, 근본적, 미래지향적 지원정책보다는 ‘문화관광상품’에 치중한 지원 범주를 정하고 있어 그들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는 차라리 공예와 연결선상의 공예의 산업적 측면을 주관하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활동과 중복되는 경향이 다분하여, 공예 전반을 대변하는 제도로서 보다는 관광상품 관련 진흥책에 가까운 활동으로 국한되고 있다.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고품질의 문화관광상품을 발굴, 개발, 제작, 홍보, 유통, 판매사업을 통하여 문화관광상품 진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문화관광상품 전문기관”-
한국공예문화진흥원 홈페이지 설립취지 중에서 발췌

공예문화 전반을 포괄하는 모호한 명칭으로 출발한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은 그 설립취지를 자세히 보면 그 출범 당시부터 <문화관광부>의 한 부서인 <문화상품과> 주관으로 ‘문화관광상품’ 진흥을 위한 기구로 출발했다. 이는 곧 국가기관으로서 다양한 ‘공예’양상이나 개념에 대한 뚜렷한 정의나 범주에 대한 충분한 숙고 없이, 100년 대계의 청사진 없이 출발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공예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정체성은 정리해내지 못한 채, 그 소관부서 또한 <문화관광부> 내에서조차 <문화산업국>과 <관광국>을 오가며 문화상품과 관광기념품 쯤으로 혼선을 빚어왔다. 이는 공예의 산업적인 측면으로 기구의 성과를 올리려는 단발적이고 국소적인 정책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야기시켰다.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이 2006년 3월 현재 인사동에 신축하고 있는 <공예종합지원유통센터 상품관> 역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우수 ‘공예문화관광상품’을 홍보, 전시 판매할 수 있는 상품관으로 공예문화교실, 공예자료실, 전시장 등 효율적인 유통구조 창출 등 공예기술의 저변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건물이다.

현대공예에 목표를 둔 <영국공예청>
다방면의 예술정책에서 성공하고 있는 영국 정부의 <문화, 미디어 및 스포츠부(전 국가유산부)>에서 지원하는 <영국공예청British Craft Council>은 명확히 ‘현대공예Contemporary Craft’에 정의를 두고 있다. 1971년 창립된 이 기관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전통이 강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현대공예에 주안점을 두고 출발하여 흘러간 과거도, 미래의 비젼도 바로 ’오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국공예청은 현대공예를 진흥하기 위한 영국의 국가적 기관이다. 1971년에 설립, 영국예술청에 의해 기금을 지원받는 독립적 기관으로 순수장인정신과 현대공예와 응응미술의 대중의 인식을 증가시키고 높은 수준으로 고무하는 데 그 책임이 있다.
The Crafts Council is the UK’s national organisation for the promotion of contemporary crafts. Established in 1971, we are an independent body funded by the Arts Council England, responsible for promoting fine craftsmanship, encouraging high standards and increasing public awareness of contemporary crafts and applied arts.”
- Crafts Council 홈페이지에서 발췌

<영국공예청>의 주요 업무는 공예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 즐거움, 가치 확보, 자원증진 등을 우선으로 하며, 아울러 ‘공예가’들에의 진흥과 조언, 재정적 지원 등을 통해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제작자들에게 적절한 장비와 전시 공간, 마케팅 자원, 훈련 및 교육, 정보 등의 혜택을 동등하게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모든 목표 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작품 및 상품의 질을 높이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재능 있는 인재의 개발 또한 공예청의 주요한 목표 중의 하나이다.
이 시대에 기록되어야 할 중요한 공예작품이 무엇인지를 고심하여 선정하는 영국공예청의 자체 ’컬렉션‘은 그래서 그들만의 공예역사를 차곡차곡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의 공예를 조망해나간다. 아울러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반적 교육과 직업적 교육, 실제 시청각 교육에 공예를 주제로 한 커리큘럼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는데, 학교에서의 이러한 공예교육은 또한 다음 세대의 작가, 바이어, 관객을 육성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미 1973년 제정된 ‘공예청개발Craft Council Development Award, 원래 명칭은 Setting-up Scheme’을 통해 지금까지 1,200명의 신진작가들에게 그들의 가장 중요한 초기 1년 동안 창작활동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데 필요한 창업지원을 해주었는데(시설 유지비로 2500파운드, 시설 구입비로 5000 파운드까지), 이러한 제도는 국가적 차원의 전문기관이 특정 분야의 미래지향적인 청사진을 그리지 않으면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체계적인 제도이다.
해마다 10월에 주최되는 공예시장, ‘첼시 페어Chelsea Fair’를 통해 작가들이 대중과 만나도록 해주며, 인근의 유럽국가나 미국의 페어에 그룹 마케팅으로 그 시장을 확장해줌은 물론, 멀리 일본에서까지 바이어들을 초대해오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는 현대공예작가들의 유통 출구로서의 역할은 물론 국제적 차원의 영국공예 위상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체계적인 공예종합지원정책에 대한 필요성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을 비롯하여 메머드급 행사가 공예계에도 연이어 기획되고 <전주한지축제>   <한산모시축제> 등을 비롯하여 주로 지방자치 단위에서 개최한 공예 관련 크고 작은 행사들을 통해 공예를 국가나 지방의 아이덴티티로 전면에 내세우는 일련의 노력들이 있다. 해마다 지방마다 ‘관광기념품공모전’도 열린다. 그러나 그들은 지역마다의 전시행정일 뿐 다수의 현직 공예가들과 유리된 진행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들어 공예계의 현황파악, 실태조사, 발전방안 등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몇몇 기관이나 단체들이 공예를 모티브로 비전과 전략, 문제점 분석과 개선방안과 제시 등을 연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대중문화와 격리된, 공예가들 안에서의 잔치라면, 또는 기관이나 단체의 존재 수단이라면 생명력이 없을 것이다. 교육적 가치로서의 공예, 사회적 가치로서의 공예, 경제적 가치로서의 공예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정책적으로 체계화되지 않으면 모두 수렴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공예작가들은 아이디어 발상부터 디자인, 재료구입, 다양한 기술 구사, 시장개척 등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므로 사회성이 결여된 경향이 있다. 이러한 속성은 그 어느 분야보다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일 수 있을 것이다. 미술이나 디자인 정책 버금가는 한국인의 얼이 담긴 현대공예의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예전문박물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ictoria & Albert Museum> 역시 영국의 역사와 함께 하는 공예품의 컬렉션은 물론 오늘날의 가치있는 공예작품을 선정, 꾸준히 컬렉션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까지 한국담당 큐레이터를 파견해 ‘이 시대에 가장 의미 있는 한국의 현대공예작품’을 꾸준히 컬렉션해가는 것을 간혹 보게 된다. 근대 이후의 현대공예에 대한 구체적인 컬렉션 기관 하나 없는 우리로서는 문화대국으로서의 그들의 미래지향적 거시 안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공예는 민족의 삶을 배경으로 예술성과 산업적 속성, 양자의 특성을 살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따라서 이 나라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는 현대공예 전반의 제 양상에 대한 특징을 파악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연 수많은 대학에서 설치된 공예과에서 배출되는 전문인력과 인재들을 문화관광상품 관련 제도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 생각해볼 일이다. 국부적이고 단편적인 상품으로서의 공예 양상만을 공예라고 고집하는 단편적인 시책에서 떠나,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튼튼한 공예 종합지원정책을 기반을 바탕으로 좀 더 전문화되고 체계화된 그리고 성숙한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네트워크

인터내셔널 세라믹 네트워크
International Ceramic
Network

글 임미선 _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책임큐레이터

필자약력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영국 왕립미술대학원 졸업
(재)세계도자기엑스포 전시과장
현,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책임큐레이터

유비쿼터스 & 메가트렌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이 시대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과학 등 사회의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정보 등을 요구받고 있으며, 미래사회에 살아남기 위한 국가나 기업들의 관심은 고부가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는 문화경영과 지식기반 산업을 중심으로 집중화 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 모바일, 디엠비DMB: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등 정보기술IT: Information & Technology 환경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휴대성과 편리성을 높여 주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전 세계 누구나와 자유롭게 네트워크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 바로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패러다임인 것이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각 국가 간에 그리고 민족 간에 독자적인 문화전통을 지키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고유의 특징을 만들어내기란 참으로 어렵다. 이제 우리는 동남아시아에서 원료를 구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유럽인들의 디자인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메가트렌드Megatrends 즉,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라는 세계화의 현실 속에 살고 있다.

크로스오버
사회변화와 더불어 문화예술계에도 오래 전부터 장르간, 그리고 매체간의 장벽이 허물어져왔고 새로운 재료와 기법, 표현방식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였다. 국악기로 베토벤의 ‘운명’을 연주하고, 그릇을 만들던 흙으로 자동차 엔진과 가위를 생산하며, 팝송과 오페라를 결합한 팝페라Popera와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이용한 미디어아트 등이 나타났다. 이것은 하나의 고유한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교차, 융합하는 ‘퓨전Fusion’이라는 형식으로 과학기술을 비롯한 21세기 문화예술을 주도하고 있다. 

도자분야에서의 크로스오버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8~9세기 이라크, 시리아, 페르시아 등 중동지역에서 시작된 ‘러스터Luster’ 기술은 북아프리카로부터 스페인으로 전해져 이슬람풍의 스페인도기인 ‘히스파노모레스크Hispano-Moresque’라는 스페인 고유의 도자양식으로 발전하였고, 16세기 대항해시대 이래 유럽으로 유입된 중국자기와 칠기, 비단은 ‘쉬누아저리Chinoiserie’라는 양식을 낳았다. 또한 17세기 동인도회사를 통해 네덜란드에 전해진 중국의 청화백자는 ‘델프트웨어Delftware’라는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도자기 양식으로 자리 잡아 오늘날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문명과 문명의 충돌은 때론 전쟁과 같은 상황을 낳기도 하지만 더욱 풍부한 문화적 유산을 만들기도 한다.

글로벌네트워크
오늘날 도자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그리고 폭넓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국제도자협회IAC, International Academy of Ceramics나,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 National Council of Education for Ceramic Art와 같은 도자관련 국제회의를 통해서 일것이다. 이러한 국제회의는 1~2년을 주기로 여러 지역(NCECA: 미국전역/ IAC: 세계 회원국가)을 순회하며 전시, 강연, 세미나, 워크숍 등으로 구성된다. 이 회의에는 도예가, 비평가, 큐레이터, 소장가, 학교, 기관, 단체 및 관련업체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인 도자관련 전문가와 아마추어 그리고 애호가들이 대거 참석하는 명실공히 도자분야의 대표적인 국제교류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행사장소가 지정된 한 곳이 아니라, 미국 전역 또는 세계 각국의 여러 나라를 돌며 진행함으로써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인적, 물적 교류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국제도예공모전이나 도자비엔날레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 행사를 통해서도 도자분야의 다양한 이슈를 접할 수 있다. 국제공모전에서는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국제 도예계의 현황과 새롭고 참신한 기법 및 아이디어를 비교,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와 더불어 도자비엔날레에서는 이 분야의 미래발전을 위한 학술적 토론과 주제에 의한 기획, 특별전시를 통해 도예계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들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한편, 과거와 달리 유럽에서는 공모전이나 비엔날레와 같은 행사가 줄어들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층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세계인들의 관심이 아시아로 집중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밖에 도자분야에서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는 미술관 또는 박물관과 같은 기관이나, 학교, 단체 간의 상호 교류협력의 방법이 있다. 필자는 2004년 개최되었던 IAC 한국총회에서 세계 각국에서 참여한 도자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디렉터들과 교류협력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잠시 논의했던 경험이 있다. 이 자리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자레지던시 프로그램인 헝가리 케스케메티의 유럽도자센터International Ceramic Studio와 미국의 전설적인 레지던시인 아치브레이파운데이션Archbray Foundation 그리고 필라델피아 클레이스튜디오Clay Studio, 중국 푸핑Fuping의 레지던시와 한국의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등이 모여 저마다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워크숍 및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함께 향후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 결과 각 기관에서 추천하거나 상대기관에서 요청하는 작가들의 초청비용을 각자 부담함으로써 국가 간의 환율 차이에서 오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보다 현실적인 상호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자 하였다. 이에 가장 경험이 풍부한 헝가리의 유럽도자센터에서 그 협약서를 작성하기로 하고 헤어졌으나 이후 그에 대한 해답을 듣지는 못하였다.

필자가 (재)세계도자기엑스포에서 근무할 당시 진행했던 또 다른 국제교류협력 프로젝트는 도자기엑스포와 대만의 잉거도자박물관 그리고 일본의 기후현대도자미술관과의 교류협약 체결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도자의 종주국이라고 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도자전문 미술관간의 교류협력을 통해 상호간의 발전을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진행된 것이었다. 이 세 곳의 공통점은 미술관 조직을 바탕으로 현재 국제규모의 도자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는 곳이며, 비엔날레 또는 트리엔날레의 형태로 국제사회에 새로운 이슈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노력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서로 협력함으로써 불필요한 경쟁을 막고, 상호 발전적인 협력을 돕고자 하였으며 전시, 학술교류는 물론 인적, 물적 교류에 관해서도 논의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올해 이천세계도자센터와 잉거도자박물관, 기후현대도자미술관에서 차례로 순회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IAC나 NCECA와 같이 회원 간 교류협력의 기회를 높이기 위해 진행되는 비영리 목적의 국제도자회의와 달리 상업적인 이익을 바탕으로 기획, 진행되는 국제아트페어들이 있다. 미국 시카고에 근거를 두고, 일 년에 뉴욕과 시카고에서 두 차례 개최되는 ‘SOFASoft Object and Functional Art’와 일 년에 한번 씩 개최되는 영국공예협회British Craft Council 기획의 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행사는 상업화랑들의 작품판매를 촉진하고 소장가들을 지속적으로 교육시킴으로써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신예작가들의 데뷔무대로서 활용되기도 하며, 공예협회나 공예잡지 등 정보교류나 홍보의 목적으로 참가하는 개인 및 기관 단체들도 있다. 특히, 최근 SOFA에는 미국인 콜렉터를 찾아 참여하는 유럽 여러 나라의 갤러리들이 증가함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전시 및 작품판매 뿐 아니라 강연, 워크숍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계층의 소장가를 대상으로 교육, 홍보활동을 진행함으로써 행사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미디어의 힘
네트워크란 서로 정보를 주고받다 또는 ‘조직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방송이나 컴퓨터 통신에서 케이블이나 회선으로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통신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이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사회와 사회를 이어주는 중요한 의미로 부각되고 있다. 앞에서도 서술했듯이 인터넷과 미디어 통신의 급속한 성장은 이제 세계를 하나의 권역으로 이어주고 있다. 단지 언어가 달라 커뮤니케이션에 여전히 불편함을 갖고는 있지만 실시간으로 미국과 런던, 동경, 서울에서 동시에 대화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많은 정보를 소유한 조직과 사람이 힘을 갖게 되며, 이 힘은 부가가치로 이어져 생산적인 결과물들을 낳기도 한다. 이제 정보통신 강국의 일원으로서 안방에 앉아서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태도는 자신을 우물 안에 가두는 그래서 찾아오는 혹은 찾아야 하는 많은 기회를 잃어버리는 태도가 아닌가 한다. 멀리 나는 새가 많은 먹이를 찾는다 했지 않은가?

 

강원대 미술교육과,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 석, 박사과정 수료
역서, 미학사전, 존 듀이<경험으로서의 예술> 등
현, 선화랑 디럭터, 상명대 겸임교수

도대체 이 세계의 어느 분야와 영역이 서로 연속성과 긴밀한 관련을 갖지 못하고 고립되고 닫혀 있는 것이 있을까. 물론 없을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의외로 우리의 믿음을 져버린 고립된 영역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대체 그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조형예술 분야에서 살펴보면, 도예가 아닐까? 좀 지나친 표현인지는 몰라도 도예는 그 어느 분야보다 폐쇄적이고 고립적이다. 같은 조형예술의 환경 속에서도 도예는 다른 분야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좋게 보면 정체성이 공고하다는 것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개방적 세계 속에서 도예만이 고립무원의 상태로 남아 즐거운 예술 활동이 아니라 고통스런 환경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형국인 것이다.
각설하고, 비평을 생각해 보자. 이 지면에서 비평의 원론을 논할 생각은 없지만, 비평은 속성적으로 대단히 광범위한 세계와 연결되어 실행된다. 왜냐하면 비평은 세계 속에서 다양한 경험과 관심, 가치들의 반영 체계이기 때문이다. 비평은 대단히 다양한 요소들의 복합 혹은 체계이다. 그런데 속성적으로 가장 유기적이고 복합적 체계인 비평과, 가장 폐쇄적인 도예를 인위적으로 결합하는 것에 관한 문제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하나의 실험으로서 현대성을 의식하기 시작한 때부터 부심해 온 것이다. 두 요소를 결합하여, 이른 바 ‘도예비평’이라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을 도출하기 시작한 것이 그리 최근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실험의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도예비평이라는 영역의 개척은 우리 환경 안에서 쉽게 뿌리 내려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도예비평이 이다지도 생소하게 들리는 것일까?

현 단계 우리 도예는 양적 팽창이 괄목할 만한 상태이다. 도처에서 굵직한 도예 관련 국제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나, 전국에 산재한 도예가와 도예공방들의 양을 볼 때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예문화 자체가 어딘지 모르게 불균형 상태에 있음을 누구나 직감하고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창작과 수용, 혹은 생산과 수요의 피드백 혹은 메커니즘이 기능상 거의 정지 상태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수용이라 함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소비와 심미적 차원에서의 애호, 감상, 비평 등의 많은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수용적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데 도예계의 고민이 적지 않다. 창작의 증가에 비해 수용 자체가 거의 마비된, 그야말로 동맥경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진단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져, 대략적인 처방전도 마련이 되어 있는 상태이다. 비평의 부재, 마케팅의 부재, 시장의 한계, 도예산업 경영의 부재, 전문 전시공간의 부재 등 여러 가지 수용상의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온 터이다. 또한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그동안 다각적인 모색과 실험이 없었던 게 아니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단위 국제행사로부터 시작하여 작은 규모와 단위의 실험들까지 개인 혹은 대학에서나 공방 차원, 지역 차원에서도 많은 시도와 실험을 무수히 진행해 왔다. 그런데 문제는 그 효과가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솔직히 말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붇고도 우리 도예문화 현실에서 달라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수용적 현실에서는 여전히 백약이 무효한 패닉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답답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일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오늘의 우리 현실이 도예의 수용과 소비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기가 그지없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도예를 예술작품으로나 단순한 생활용품으로 생산 혹은 창작하여도, 타개하기 어려운 한계, 즉 수요의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어떤 식으로도 도예계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도예의 한계를 무엇이라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제 진지하게 논의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마치 애정이 식은 연인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하는 초조한 실연자처럼 다시금 관심을 끌고자 갖은 노력을 다해보았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한 절망의 상태가 바로 우리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처방이 필요할까.

단적으로 냉혹한 자기부정과 자기 성찰이 절실하다.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도예는 아무런 자기반성도 없이 계속 오늘의 세계를 향해 프러포즈만을 해왔다. 어느 누구도 도예를 ‘사양산업’ 혹은 ‘퇴락한 예술’이라고 말하기를 두려워했다. 어느 교육현장에서도 도예의 절망적인 미래를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말한 적 있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른 길을 찾아보라고 학생들에게 솔직하게 말한 교육자가 있었던가? 도예비평의 부재를 말하곤 한다. 하지만 비평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자기기만일 뿐이다. 도예가 우리 세계에 푸른 미래와 비전을 보여주기 보다는 동정심 비슷한 것에 기대하는 지극히 나약하고 저급한 쇼 말고는 무엇이 우리에게 있었던가? 하지만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솔직한 자기부정과 성찰, 반성을 해야 한다.
이 점과 관련하여 본인은 하나의 역설적인 비평적 명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도예가 아닌 도예’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우리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의 도예는 도예가 아닐 때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즉 강한 자기부정과 반성이 오히려 새로운 미래를 열어 보인다는 역설적 가설이다. 오늘의 현대예술이 혼돈 속에서도 우리 사회의 공고한 위상을 확보하고, 아울러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모더니즘의 뼈를 깎는 철저한 자기부정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오늘의 도예는 모더니즘의 외양은 본받고자 했으나, 그 정신적 근간을 내면속에 도입하는 일에는 실패했던 것이 오늘의 참담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오늘날 도예가 질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데는 그 어떤 문제점을 지적하기 이전에 도예 내부의 뼈를 깎는 반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 도예와 비평이 결합되고 접목되어야 하는가. 사실 도예계 내부에서도 비평가들이 배출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인재들이 결국 비평이라는 각축장에서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물론 비평이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기능을 가진다고 믿는 터도 아니다. 그러나 도예라는 폐쇄적 컨텍스트 속에서 배출된 비평가의 시각은 역시 일반 비평계에서 주류가 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폐쇄적인 상황에서 어떤 비평적 담론도 겸허하게 수용할 여지도 없고 여유도 없는 도예계, 거기에서의 비평은 그야말로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비평은 넋두리를 대신해 주거나, 혹은 자신의 안타까운 현실을 미화시켜 줌으로써 위로를 받고자 하는 위안부가 아니었을까? 설혹 악조건 속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도예비평이 있다 치자. 지금까지는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미래를 준비하는 도예비평은 역시 ‘도예비평이 아닌 도예비평’이어야 할 것이다. 현실의 모순을 적당히 미화하는 말의 유희는 사회문화적 기만이다.
미래의 도예는 끝내 소멸되고 말 것인가. 필자는 결코 그렇게 비관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과 같은 도예의 모습은 아니어야 한다. 발상, 과정, 결과물 등에 산재한 도예 본연의 가치를 정밀히 분석하고 탐구해야 한다. 교조적인 실용적 이데올로기에만 매달린다거나, 혹은 현대미술에 적당히 편승하여 어떤 반사이익이나 챙기는 식의 미래는 미래가 아니다. 필자가 제시한 모순적 명제 ‘~이 아닌’이라는 말의 의미는 ‘전통이나 관습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자기부정만이 살 길이라는 식의 참담한 말은 이제 더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하겠다. 이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실상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트렌드

한국 도예계의 트렌드 조망

글 최연수 _ 한국공예산업연구소 소장

필자약력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졸
중앙대 예술대학원 공예경영관리특론,
강남대 MD과정,
남서울대 디지털정보대학원 마케팅 특론 강의
현, 마케팅 매니져 클럽 부회장
    한국공예산업연구소 소장
E-mail : Banhanda@hanafos.com

요즈음 주변을 돌아보면 트렌드란 용어가 눈에 부쩍 많이 뜨인다. 그만큼 변화의 물결이 너무나 크고 빠르다 보니 창업 또는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미래를 설계하며 살아가야 하는 많은 뭇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으려는 관심 때문이라 생각된다. G.E 의 잭 웰치 회장은 경영회의를 시작할 때마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Change or Die”는 경고를 곁들였으며, 휴렛팩커드의 리처드 러브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변화의 능력이 경쟁우위가 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대처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는 위기에 대한 극복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회에 대한 포착일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날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한국 도예계에 불어 올 대표적인 트렌드를 살펴보고, 여기에서 한국 도예의 새로운 기회와 위기 극복의 이정표를 추출하는데 조금이 나마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트렌드란 무엇인가?
트렌드Trend란 현재의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갈, 항상 존재하는 힘으로 일시적 패션Fashion과는 사뭇 다르다. 트렌드는 과거의 일정시점부터 시작해서 계속적으로 이어져 현재에 까지 다다르게 된 하나의 흐름을 의미한다. 반면 패션은 특정 시점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을 말한다. 트렌드와 패션은 이처럼 하나의 커다란 현상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나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상이하다. 보통 트렌드는 바위처럼 꿋꿋하여 보통 평균 10년 이상 지속된다. 현재의 분위기를 알고 앞으로의 10년을 계획해도 좋을 만큼 트렌드는 정직하다. 경영자와 기획자, 마케터 입장에서는 패션보다는 트렌드를 주시하고 연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트렌드를 잘 준비하고 예측하는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에 잘 적응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트렌드는 아무도 창조할 수 없다. 다만 관찰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트렌드를 변화시킬 수도 없다. 단지 트렌드를 믿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성공을 위해서는 4개 이상의 트렌드가 뒷받침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시장의 극히 일부분만을 차지하게 되거나 혹은 일시적인 패션으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한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과 리스 마리골드Lys Marigold의 말처럼 트렌드 분석은 사업가(공예가 혹은 도예가)에는 흥망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사항이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보물창고’와도 같은 것이기에 트렌드에 대한 끊임없는 분석과 세심함, 그리고 그 흐름을 포착하려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다.

트랜드는 왜 중요한가?
CEO 리포트 경영사례분석가인 이예현 글에 의하면 ‘현재의 소비자가 2~3년 후에도 동일한 선호도를 보일 것인가? 경쟁자도 2~3년 후에 현재와 같을 것인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현재 자사의 상품이 2~3년 후에도 잘 팔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를 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견하는 이유이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준비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도예계에 비쳐지는 불확실성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기술력은 점점 첨단화되고, 세계는 날로 글로벌화 되어 가고 있으며, 경쟁자는 새로운 신상품과 가격 경쟁력으로 칼날을 세우고 있고, 소비자는 새로운 욕구와 높은 만족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 시점에 과연 미래의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있어 ‘생존의 문제’인가 아니면 새로운 ‘번영의 기회’로 다가올 것인가?
트렌드를 잘 읽으면 생존의 문제를 뛰어넘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도예계가 새로운 트렌드를 한발 짝 앞서 리드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의 입장에서 좀 더 역동적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생존의 문제를 뛰어 넘어 번영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시대의 흐름은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등 을 주도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렇다면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생에서 사람들에게 성공의 기회는 3번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성공이라는 실체에는 다리legs가 없다고 한다. 마치 트렌드의 흐름처럼 보여주기나 하지만 정작 그것을 찾아가서 내 것으로 만드는 자만이 성공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트렌드는 연속선상에서 발생한다. 트렌드는 과거부터 조금씩 변화하여 형성된 하나의 커다란 흐름을 말 한다. 따라서 트렌드 파악은 시대와 변화의 방향성을 인식하는 것이고, 미래 예측은 현재에 대한 정밀한 분석에서 시작된다. 그냥 보기see는 쉬워도 앞을 내다보기foresee는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관심과 파악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트렌드 읽기다.
우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진단하고 그것이 현재의 상황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난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트렌드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지속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하나의 패턴 즉 흐름을 읽어내야 한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 영향을 미칠수도 있고, 타 분야의 변화와 외부적 환경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렇듯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 결국  트렌드 찾기는 이 세상 ‘모 - 든 -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때문에 현실에서 출발하지 않는 미래 예측은 주관적인 바람이나 공상에 불과하다. 현재는 미래의 원인이며 현재는 과거의 결과라는 명백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문화산업계의 10대 트렌드를 함께 조망한다.
트렌드는 연속적인 것이라고 했다. 연속적인 관점에서 최근 도예문화산업계의 빅 트렌드 10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웰빙well-being 마인드의 확산이다.
2004년 웰빙 트렌드로 인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제품 중 하나는 햄버거라고 한다. 이는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인 월스트리트 저널과 이코노미스트에서도 예상하는 2005년의 트렌드이기도 하였다. 웰빙이 단순히 잘 먹고 잘 살자는 것만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몇 해 전부터 시작된 웰빙 트렌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향후 몇 년은 그 기세가 당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제 도예계도 웰빙의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멜라민 식기를 도자식기로 대체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정신적인 웰빙 만족을 줄 수 있는 대안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 Something New or Only one의 핵심편익 상품의 확산이다.
예전에는 국내 최고, 최대 등 ‘최고의 것’(Number one)을 차별성의 간판으로 내세운 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유일하고 독특한 것’(Somthing New or Only one)을 더 인정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호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오페라하우스, 미국은 자유의 여신상, 스위스는 알프스와 같이 ‘한국 음식’하면 떠올릴 수 있는 ‘한국 도자기’의 이미지 포지셔닝이 분명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자상품의 핵심적 포인트(USP ; Unique Selling Proposition)이며, 소비자의 마음속에 뚜렷한 한 단어(One word)를 심어주는 포지셔닝 전략의 첫 단추가 되는 것이다.

셋째, 개성 찾기(Egonomics) 및 개인화 상품 및 서비스의 확산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이고 특별하게 취급받기를 원하는 ‘개인주의 경제Egonomics’가 상품 및 서비스에서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 다양한 기능의 핸드폰, MPS 플레이어 등 개인화를 지향하는 제품 보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아날로그 카메라의 경우 한 가정에 하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반해, 최근 디지털 카메라 등장으로 인해 한 가정에서도 각자 하나씩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아이리버(레인콤) 같은 경우 트렌드를 예측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사실 아이리버는 MP3 플레이어의 선두주자는 아니었다. 최초 개발기업은 엠피맨닷컴이다. 또한 아이리버(레인콤)는 초기 사업 모델이 MP3 플레이어 제조도 아니었다. 자사 사업 분야도 아니고 최초 진입자도 아닌 레인콤은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여 단순히 제품개발 뿐 아니라 디자인적 요소를 첨가하여 현재와 같은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각종 포털 사이트들의 블로그, 미니홈피 등도 바로 이러한 트렌드 덕분이다. 따라서 핸드메이드를 강점으로 하고 있는 우리 도예 분야는 어느 분야에 뒤지지 않는 나만의 개인화된 도자상품을 만들기에는 이미 충분한 자질과 잠재력을 갖고 있지 않는가?

넷째, 브랜드 아이덴티티(BI; Brand Identity) 상품의 확산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기업이 소비자에게 연상시키려는 브랜드의 모습이자 목표이며, 브랜드 관리자들에 의하여 창조되고 관리되어져야 하는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연상 이미지들의 집합을 말한다. 나이키의 ‘Performance’, 도브의 ‘pure’, 3M의 ‘Innovation’, BMW의 ‘Machine Excellency’, 스카이의 ‘Style’ 등이 그것이다.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우선적으로 확립되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이고continuous 일관성 있게consistent 전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도예 분야는 저가의 저렴한 중국산 도자식기, 그리고 브랜드 및 디자인을 앞세운 고가의 유럽산 도자식기 앞에서 너트크래커Nut Cracker 현상이 되지 않으려면 강력한 객 관계를 유지하고 고유한 지역특성을 가미한 우리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을 다시 한 번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다섯째, 능동성 소비가 발달한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소비를 단순한 구매행위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소비하는 시간을 즐거운 문화체험Shoppertainment의 시간처럼 느끼길 원한다. 그래서 소비자는 자기의 두 손으로 소비시간을 생산의 시간으로 바꾸기를 원한다. 획일적인 완제품 대신 반제품을 구매하여 두 손으로 대패질과 못질을 해서 가구며,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도자기, 뜨개질, 십자수와 같이 두 손을 사용해야 하는 상품들이 뜨고 있다. 재봉틀이 다시 팔리기 시작하는 것도 옷을 직접 꾸며 입으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GDP가 3배로 증가하는 동안 DIY 산업이 300배나 성장했다고 한다. 바로 손을 통해 빚어지는 우리 도자기 산업을 소비자의 능동성 소비의 가장 매력있는 장소로 기억되게 해야 되지 않겠는가?

여섯째, IMC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자
IMCInter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란 고객의 특성과 행동양식에 근거하여 고객을 세분화하고 각 고객 집단에 대해 지속적이고 일관성있게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합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이를 매출로 연결시키는 마케팅 과정을 말한다. 캐주얼 브랜드 ‘Clride’는 경기가 침체와 더불어 경쟁이 심화되고 또한 자사 브랜드가 특징이 없고 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시점에서 브랜드 리프레쉬를 위한 ‘Clride+something’ 이라는 키워드를 고객들에게 제시하였다. 그리하여 Clride milk, smile, water 등을 확장하여 제품, 대리점뿐만 아니라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도 활용을 하였다. 예를 들어, ‘Clride milk’ 경우 우유팩 속에 T-shirts를 넣어 특정 기간 동안 한정 판매를 하였으며, 대리점 디스플레이에서 우유팩을 곳곳에 배치하여 새로운 개념을 고객들의 접점에서 만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초창기 미국 사람들이 꺼리는 스시(초밥)나 사시미(생선회)를 세계 3대 요리(프랑스, 중국, 일본)로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전략, 해외진출을 한 일본 기업과의 문화마케팅전략, 일본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 지원사업 등 다양한 통합마케팅전략IMC을 수행한 결과, 전 세계에 약 2만4000여개의 일식당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로 인한 일본 도자식기의 수출, 일본 기꼬망Kikoman간장 등과 같은 식자재의 수출 등 많은 효과를 내고 있다.

일곱째, Made-in 보다는 Made-by(Designed by)가 강세다.
잘 키운 브랜드 하나는 열 제품 부럽지 않다. 물론 Product leadership은 브랜드가 가져가야 할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최근 기술과 정보화의 발전으로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은 거의 유사하거나 차별화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브랜드의 경우 얼마든지 차별화가 가능하며 브랜드 관리 정도에 따라 장기적으로 소비자 인식상으로든, 재무적으로 이익을 제공해주고 있다. 더욱이 세계 시장이 단일화되면서 브랜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존슨은 삼성제약 에프킬라를 367억 원에 인수를 하면서 상표권으로 227억 원을 지불했으며, 질레트는 로케트 건전지 브랜드를 7년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상표권으로 600억 원을 지불하였다. 결국 브랜드는 어떤 회사(제품)에서 만들어지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브랜드) 만드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나이키의 경우 Phil Knight가 미국에서 처음 개발하였지만, 지금은 제품 자체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오로지 브랜드만 미국 본사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도예 분야도 누가 만들었는가?, 누가 디자인 했는가?에 자존심을 걸고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덟째, 틈새를 공략하는 글로벌화 전략이 가속화 된다
국가 간의 경쟁·협력이 복잡하게 교차하고 세계 각국의 벽을 허무는 노력이 가속화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글로벌 환경은 더 이상 자기만의 자기당착적인 사고와 국수적인 보호정책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제는 바야흐로 글로벌 환경과 그 무대 위에 서지 않으면 바로 뒤안길로 접어드는 고립적 환경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글로벌 환경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자세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도예업계는 끊임없이 해외시장 개척에 노크를 해야 한다. 한번 했는데 문 열어주지 않는다고 서운해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싫어서 안 열어주는지, 사람이 없어서 안 열어주는지, 엉뚱한 곳에 가서 노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전략을 세워 도전해야 한다.
필자의 연구소에서는 몇 달 전에 (재)세계도자기엑스포로부터 ‘해외교포 운영식당 도자식기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수천, 수만 개의 교포식당과 한식당 네트워크 시장도 우리가 관심가질 만한 틈새시장이 아닌가싶다. 무조건 큰 시장만이 대수는 아니다. 그 큰 시장도 처음에는 작은 틈새가 벌어져서 만들어진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홉째, 소비자 주도(Customer Intention)현상이 가속화 된다.
앞으로 시장 주도권은 제품중심Product Driven에서 고객중심Customer Driven으로 전환되어 과거 시장점유율이 중요했으나 이제는 고객점유율이 중시되고, 핵심고객층의 선정, 브랜드파워와 신뢰가 새로운 경쟁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의 형태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arty generation, 스마트 소비자, 패치워크 소비자, Shopper- tainment 소비자 등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소비자 팔색조 시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그 만큼 소비자의 주권이 높아져 가고 있음이다. 즉 소비자가 날로 똑똑해 져 가고 있고, 프로슈머의 강력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도예계도 바로 이 점을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시 여기고 실천해 나갈 수 있는 마케팅 마인드가 필요하다.

열 번째, 혁신적인 유통채널과 범위의 마케팅(Marketing of Scope) 요구된다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를 쓴 로버트 기요사키/샤론 레흐트도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지금의 시대는 정보화로 인해 강력한 네트워크 시대가 되었다. 온·오프라인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되었다. 또한 체험수요가 늘고(From Product To Experience ; Products fulfil needs, Experince fulfil desires),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시 여기고(From Quality To Preferance), 고객관계를 우선하는(From Service To Relationship) 경향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그 만큼 시장세분화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바로 이러한 변화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화된 시장에서 나만의 유통채널을 혁신해 나가야 한다.

세계적인 명품도자기 회사인 독일의 로젠탈Rosentahl사도 과감히 영국의 웨지우드Wedgwood사와 M&A를 시도하였으며, 이태리의 Versace는 브랜드 및 디자인을 도자기에 접목하여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성공한 유럽의 명품 도자기 회사들은 전통도자기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한다. 아니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그 만큼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수백 년의 장인기술을 현대의 흐름 속에서 늘 새롭게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도예문화산업혁신의 마인드이며 우리가 지향할 바가 아닌가 생각한다. 

 

창간 1 0 주년 특별기획
오늘의 한국도예

한국도예문화의 지평에 대한 제언
  갤러리

대중과 소통하는 창조적 미의식 공간

글 천호선 _ 쌈지길 대표

필자약력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국방대학원 안보과정 수료
George Town Univ. George Washington Univ. 수학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화예술학과 석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전문대학원 영상예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대통령비서실 외무담당 행정관, 주 캐나다 대사관 공보관,
국회사무처 공보국장, 국회 문화관광위원 전문위원
현, 단국대학교 대중문화예술대학원 겸임교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교 겸임교수,
인사동 쌈지길 대표
e-mail : cheon2020@ssamzie.co.kr

유네스코는 공예가 모든 산업분야 중에서 가장 자연친화적인 성격이 강하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는 3가지 요소, 즉 수용성, 혁신성, 창조성을 가지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1999년까지 전 세계적인 공예문화의 발전을 위한 10개년 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특히 한국에 있어서 공예는 역사적으로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분야로 인정되어 왔으며, 그중에서도 청자, 백자, 분청으로 발전되어온 도자기는 한국문화의 상징으로서 세계 최고의 문화유산에 포함되어 왔다. 도자기는 인류의 문화 형성, 그리고 시대별 삶과 정신의 반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심오한 예술품은 아니었으나 인간생활에 가장 필요한 생활필수품으로서 긴 세월동안 흙과 불 ,도공의 솜씨가 빚어낸 역사적 산물이다.
 
현대에 와서 도자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현대미술의 일부로서 과거의 도자가 가지고 있던 실용적 의미 이외에 작가의 개인적 표현 언어로서의 의미가 포함되어있다. 따라서 다양하게 영역이 확장 되어가고 있으며, 식기류 외에도 도조, 건축도자 등으로 발전하면서 대중과의 미적 소통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작품의 표현방식 또한 실용과 예술,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해석을 하려는 의도들이 보여 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함속에서 점점 더 국제화되고 세계화 되고 있는 현대도자에 있어 ‘한국의 미’ 즉, ‘한국성’을 어떻게 표현 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전시를 통해 작가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도자문화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도예전시는 상업적인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의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전시를 기획하고 젊은 작가들에게 보다 넓은 미술시장을 개척하게 함은 물론, 미술애호가 등 특수계층에서만 향유 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지난 2004년 쌈지길의 개관전으로 열렸던 도예가 박석우의 <테이블 위의 찻잔 풍경>은 찻잔이라는 작은 실용기를 변형한 오브제로 한국 전통 백자와는 차별화되는 캐스팅기법으로서 자연과 일상을 매혹적으로 표현한 감도 높은 조형언어로 관람자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새로운 도자의 개념을 제시했다. 많은 실험을 통해 얻어진 투명성과 고온 환원소성으로 견고함을 통해 기술적인 면과 미적인 면을 충족시켜주는 전시였다.
도자전으로는 두 번째 전시였던 흙의 시나위의 <천개의 컵>전은 전시기획에 있어 좋은 작품이 물론 기본이 되지만 전시공간에 어떻게 배치하여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공개되는가가 전시를 진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전시였다. 꾸준한 연구로 작가 개인의 주체적 이고 적극적인 작업과 전달자로서 심미안을 가지고 작품의 가치를 높여 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조건 대형전시와 외국작가를 신봉하고 매스컴을 통해 미화시키는 것보다는 거품을 빼고 규모가 작거나 신진작가의 전시라도  형식과 내용이 적절하게 조화된 알찬 전시만이 대중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관람자가 현대 공예에 관해 많은 지식이 없더라도 시각적으로 떠오르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석주상 수상기념으로 열린 도예가 장진의 전시는 색의 아름다움, 디자인적 세련됨으로 일반대중들에게 쉽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였다. 한국의 미는 일반적으로 소박하다, 구수하다, 선이 곱다, 자연스럽다 등등으로 표현되는데, 장진의 작품은 이런 모든 것을 아우르는  동양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또한 일본 도예가 요코하마다의 도자전은 한일 우호의 해를 기념하여 도자 분야의 민간 교류를 통해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지향적 우호관계를 다지는 기회가 됐던  전시로 이국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작품으로 따뜻한 작가의 감성이 전달되었다.

과거 도자기가 갖는 실용성과 미의 적절한 결합은 현대도자에 와서 그것의 미적범위가 훨씬 광범위해졌다. 작가의식의 대두와 대량생산에 의해 약해져가는 공예의 본래 의미인 과거 장인의 힘이 가졌던 미의식을 되살리고, 삶의 반영물이자 그 시대 문화의 소산이라는 의미에서 도자공예 자체가 갖는 예술성은 가치가 높다. 이러한 공예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과 문화적 확산은 작가와 전시기획자, 관람자와 구매자와의 긴밀한 관계에 의해 다양하고 풍부하게 발전되어 갈 것이다.
인사동 ‘쌈지길’은 유구한 우리 도자문화 발전의 전통성을 이어가고, 현 세대 우리의 생각과 삶과 미의식을 반영하는 창조적인 도자문화를 이루어나가는데 기여 하고자 한다.
과거 인사동은 한국문화 발전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실학자들의 본거지였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사동의 역할을 전통문화의 보존에만 국한시키고 있다.
앞으로 인사동은 우리의 새로운 문화, 백자 이후의 신도자문화를 이끌어내는 중심지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유네스코가 공예의 특성으로서 주목한 혁신성과 창조성에 주목해, 인사동은 도자를 비롯한 공예문화의 혁신과 창조의 본산이 되어야 우리문화 발전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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