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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혁 전 행남자기 모디 부회장 정년퇴임
  • 편집부
  • 등록 2006-06-02 15:01:52
  • 수정 2009-09-25 16: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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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계혁 전 행남자기 모디 부회장 정년퇴임

“다시 태어나도 다 이루지 못할 만큼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행복”

행남자기에서만 41년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일해 온 박계혁 모디 전 부회장이 지난 3월 정년퇴임 했다. 박 전 부회장은 행남자기에 있는 동안 매순간이 즐겁고 새로웠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도 다 이루지 못할 만큼 많은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게 회사가 지원해 주었다”면서 “일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회사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현한 박계혁 전 부회장을 만나 정년퇴임에 대한 소회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 보았다.


41년이나 한 곳에서만 일하시다 퇴임하셨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저는 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적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라 아직은 허전한 마음이 큽니다.
회사란 곳을 처음 입사해 그만둔다거나, 다른 곳으로 옮긴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사원이 자기의 의견을 펼칠 수 있을 때 더 많은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법인데 행남자기는 그러한 포옹력 있는 회사였습니다. 처음 입사할 때부터 마지막까지 항상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어 너무 재밌고, 늘 새로워 즐겁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첫 타이틀로 ‘주임’이란 직함을 받았을 때부터 연구실, 실험실 소장을 비롯해 마지막까지 하나의 영상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행남자기에 있으시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였나요?
항상 저에겐 보람된 하루였지만 그 중에서도 원료 광산과 도석을 개발하는 일이 가장 보람되었습니다. 예전 베네수엘라에 플랜트 수출을 하게 되었을 때 기술 이전 관계로 총 책임자가 회사로 왔는데 그 사람이 우리 공장에서 개발하여 사용되고 있는 고가의 좋은 원료를 알지 못해 좋지 못한 원료를 사용하는 실력 없는 회사라고 오해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직접 베네수엘라에 가서 위생도기, 타일 등 여러 세라믹 공장을 돌아다니다 결국 한 위생도기 업체 담당자가 이 원료를 알고 있어 좋은 원료임을 인정받은 적이 있습니다.
또한 태백도석을 개발했을 때도 생각납니다. 일본에서 고가로 수입해 들여오는 이 재료의 개발로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케 되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매우 기뻤습니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등 보람된 순간은 너무도 많습니다.

일하시면서 어려웠을 때나 힘든 시기는 없었나요?
크게 힘든 때는 없었지만 굳이 힘든 시기라고 말한다면 60년대 말 공장이 1개월 정도 문을 닫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전사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영업에 매달려 판매한 적이 있는데 저는 그때 오히려 사원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었고, 그 일로 인해 회사를 더욱 아끼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입사 후 유약을 개발해서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너무 반응이 좋아 많이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자 소지와 유약의 팽창이 맞지 않아 제품이 갈라지는 현상을 보여 반품을 요구해 다시 생산하여 바꿔준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이론이라는 것이 없었던 그 당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단 생각으로 제품 개발에 힘쓰고,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세밀하게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때 회사가 나의 실수에 내쳤더라면 아마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겁니다. 회사가 나를 감싸주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실험실, 연구소, 공장 등에서 장의 역할로 주인처럼 일할 수 있어 기술을 개발하는데 더욱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다시 태어나더라도 이 회사에 다시 들어가기 힘들만큼 좋은 회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41년 동안 남이 가질 수 없는 것을 경험하고, 이론과 현장 기술을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인건비 등의 문제로 국내 도자기 생산량은 점차 줄어들고, 중국산 등의 저가품이 활기를 띄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국내 생산기술이 좋아져 품질은 많이 향상되어 있지만 디자인 기술 개발은 아직 많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맞는 모양과 디자인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다양한 디자인 개발과 고유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도자기 산업의 문제점이나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는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예전 노동집약적인 시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인건비가 비싸져 이제는 품질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제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랜드에 맞춘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독특한 자사만의 고유 제품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작은 업체들도 전시회 등을 통해 컬러나 디자인이 색다른 생활자기를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며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판매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만큼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들은 새롭고 다양한 디자인을 요구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또 로 수를 줄이는 등 생산에 영향을 주어 원가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그동안 해외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적어 놓은 자료를 정리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외국에 나가 원료에 대한 연구를 더 할 생각이기 때문에 여러 광산 등을 경험하고 체험한 자료정리는 더욱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원료는 어느 나라에나 있을 정도로 경쟁력 있는 산업입니다.
특히 지난번 북한 방문 때 남한에 비해 지하자원이 작게는 4배에서 8배나 있어 도자기 원료 뿐 아니라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을 체험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세라믹과 관련된 원료 개발과 자원 발굴에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할 것입니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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