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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경 PARK. NOH. KYOUNG/세상과 인간의 영원한 만남에 관하여
  • 편집부
  • 등록 2007-07-09 17: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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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경 PARK. NOH. KYOUNG

The Important Meeting 세상과 인간의 영원한 만남에 관하여

글 이정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우리가 처한 생의 자리인 이 세상과 인간으로서 태어난 삶의 운명적 얼개 속에서 우리가 만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본질은 무엇일까. 박노경은 삶의 조건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자 대답을 <The important meeting> 전시에서 포착한다. 자신의 몸뚱이를 잃은 채 뒤틀린 팔다리로 굴절된 인간, 잡을 수 없는 욕망의 메타포인 사과, 그리고 피처와 컵으로 형상화된 생명과 희망의 바탕인 물. 이 세 가지 실존의 만남은 흙으로 승화되어 삶에 대한 직시와 성찰, 그리고 우리가 잊었던 근원적 만남으로 인도한다.   
 
인간의 실존적 삶 속에는 끝없이 생성되는 욕망과 욕구, 그로 인한 상처와 좌절의 흔적이 살아 있다. 무의미해진 얼굴, 삶의 어지러운 굴곡과도 같은 신체의 마디들, 그리고 이 모든 혼란과 고통이 이어지며 한 덩어리처럼 되어버린 인간 전체. 본래적인 육체의 완전성은 인간이 받아들여야할 현실의 무게 앞에 팔다리, 손발, 머리로 분열되어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성으로 표출되고, 본질적인 현실의 모습으로 무한히 확대되어 나간다. 그러나 그들의 몸짓과 표정에는 삶과 세상 속의 허구와 허무를 인정하면서도 수용하고 견뎌내야 할 생의 의지가 깃들여 있다. 이는 사실적 형상과 시간 속에서 이를 넘어선 초현실적인 조형과 영원의 어울림을 지향한 작가의 예술적 열망일 것이다.
사과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으로써 인간의 전 생애를 맴돌며 유혹을 거듭하는 상징이다. 붉은 색에서 푸른 색, 흰색으로 이어지는 사과의 변신은 고통스러우면서도 두려운 욕망의 결정체이자, 끊임없는 자기 부정으로 멈추지 않는 욕망의 속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인간과 욕망의 영원한 불일치는 오히려 현실을 이끌어가는 부조리한 긴장감으로 움직이며 분절된 인간의 모습과 변화하는 사과들 사이의 간극으로 표현된다. 
인간의 육체를 닮은 피처와 컵은 이러한 인간과 욕망 사이의 교란을 풀어내고 근원적인 삶의 지평으로 회복하는 이미지로써 그 속에 담긴 삶의 근원이자 뿌리인 물을 떠올리게 한다. 얽혀버린 세상과 인간을 지탱시킬 생명의 끈이자 희망의 힘, 그리고 역사로 읽혀질 고통의 과거, 모순과 왜곡의 현재, 나아가 또다시 맞을수 밖에 없는 미래의 현실에 대한 극복과 통찰의 실마리로 자리한다.   

이 모든 오브제의 만남과 만남은 세상과 인간의 접촉 속에 우회할 수 없는 인간의 고통과 좌절, 이를 극복하는 생명과 삶의 순환에 대한 현실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인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작가가 마련한 이 근원적 리얼리티의 풍경은 감상하는 이에게 세상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만남으로 다가간다. 우리가 직시하는 이 <중요한 만남The important meeting>의 순간은 곧 작가의 예술적 헌신으로 추구된 사실과 추상의 만남, 현실과 초현실의 공존, ‘지금’이라는 시공 속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포괄하는 내면적 관조의 결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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