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 테마전-<용천청자>
Ice-like, Jade-like Longquan ware celadon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2006. 11. 28 - 5. 27
깊은 바다 속에서 흐른 650여 년간의 침묵의 시간. 1975년 한 어부가 우연히 청자 꽃병을 발견함으로써 그 오랜 고요함은 막을 내렸다. 중국 원대에 청자를 가득 실은 무역선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해외 각지로 수출됐으며 이 중 일본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추정되는 한 무역선이 전라남도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됐다. 배안에 가득 실려 있던 약 3만여 점의 유물 가운데 약 2만여 점은 용천청자를 비롯한 도자기였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수중 조사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그 중 일부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올해 5월 27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 신안해저 문화실에서 전시되었다. 이번 용천청자 테마 전시에서는 신안해저출토 용천청자 42점이 공개됐다. 용천청자 제작이 시작된 북송시대부터 남송, 원, 명, 청에 이르기까지의 시대별 변화를 한 눈에 보여주었으며 용천청자 최고 전성기인 남송 말과 원대의 깊은 호수 같은 청자옥빛을 깊고 고요하게 뿜어내고 있었다.
‘옥 같고 얼음 같은’ 청자
청자 제작은 중국 저장성 서남부에 있는 룽취안 일대에서 시작되었다. 이곳에서는 북송, 남송, 원, 명, 청에 이르기까지 1,000년간 청자만 생산하는 가마들이 있었다. 중국인들은 용천청자의 가장 아름다운 유색을 흔히 벽옥에 비유하였는데 유약을 두텁게 발라 불투명 상태의 담담한 천정색으로 광택이 부드럽고 단아한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유약을 얇고 투명하게 발라 도자기에 새긴 문양이 비쳐 보이는 고려청자와 어렵지 않게 구분된다. 용천청자의 최고 전성기는 남송 말과 원대로 용천의 청자제작기술이 절정에 이르러 원대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수출되었다.
Celadon의 어원
청자를 영어로 셀러돈celadon이라 부르는 것은 용천청자에서 유래했다. 16세기 유럽에서 용천청자가 유행할 당시 오페라 ‘라스트레원작-프랑스 작가 오노레 뒤르페의 소설 라스트레’에서 주인공 셀러돈이 옥색 의상을 입고 나왔는데 이것이 옥색 빛 청자를 셀러돈이라고 부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신안선에서 발견된 고려청자
신안선에서는 일본인들에게 수출되는 400여 점의 꽃병과 300여 점의 화분이 발견되었다. 이와 함께 고려청자 7점도 발견되었는데 중국 오대 월요를 모방하여 청자를 생산하기 시작한 고려청자의 비색은 중국청자의 비색과 또 다른 신비스런 경지로 자신만의 독특한 풍경을 이루어내어 이미 중국인들은 고려청자를 천하제일로 꼽고 있었다. 7점의 고려청자는 중국 항저우 일대에서 일본으로 수출 되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먼저 중국으로 수출되었다가 항저우 일대에서 일본인들이 다시 사들인 것으로 추측된다.
시대와 장소를 알려주는 열쇠
신안선에서 발견된 문화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도자기와 동전이다. 이외에도 원대에 사용된 전형적인 청동 저울추와 목간이 발견 되었다. 이에 대해 김영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는 “화물선 주인의 이름을 비롯한 기년명, 사원이름, 물자 종류와 수량과 지치삼년至治三年이라고 기록된 8점의 목간을 통해 침몰선의 확실한 연대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원대에 사용되었던 청동 저울추의 몸통 한 면에는 닝보를 뜻하는 ‘경원’이, 1320년을 뜻하는 ‘경신년’이 다른 한 면에 새겨져 있어서 정확한 시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라고 말했다. 신안에서 출토된 중국 도자기는 중국 도자기의 편년을 잡는 절대적인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일본의 중세 유적지에서도 많이 출토되고 있어 중세 고고학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안도자기는 일반문화재와는 다른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이번 전시는 역사적으로도 깊은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도자기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청자를 이해하려면 용천청자와 발전과정에 대해 먼저 아는 지식이 필요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은 이번 테마전 <용천 청자>를 마치고 신안해저유물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상설전시를 진행하며 올해 연말에는 베트남전을 계획 중이다. 아시아관은 우리 문화를 포함한 아시아 문화의 공통성과 다양성을 이해하고 아시아 각문화권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간으로 특히 중앙 아시아실에서는 동서 문화가 융합되어 형성된 독특한 실크로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매년 1월 1일,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료는 일반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이다.
장윤희 기자 bless_tree@naver.com
국립중앙박물관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산동 6가 168-6 T. 02.2077.9000
www.museum.go.kr
1 국립중앙박물관 전경
2 「청자어룡식화병」
3 「청자오관병」 (좌)·「청자사사수부공용명반」 (중)·「청자첩화쌍어문반」 (우)
< 더 많은 자료는 월간도예 2007년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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