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의 바람직한 역할 및 시스템에 대한 토론회
인건비 70% 보장, 국가 장기과제에 전념해야
출연연 평가주기 3년으로 늘려야
모방에서 창조로의 국가 과학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출연연의 역할변화와 처우개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KIST 국제협력관에서 개최된 ‘출연(연)의 바람직한 역할 및 시스템에 대한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교육과학기술부 노환진 연구기관지원과장은 “정부의 과학기술 행정체제는 모방위주의 일본식 제도에서 유럽식 창조연구체제”로 변화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연구분위기 조성의 당면과제인 PBS제도는 70% 지원, 30% 경쟁으로 바뀌는 대신, 출연연은 선진국과 경쟁하는 글로벌 국가과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식경제부 산업기술개발과 나성화 서기관은 “출연연은 기업의 서포터 역할은 물론 기회가 왔을 때 직접 공격에도 가담하는 미드필더와 같다”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구비를 통해 성과중심의 기관으로 변화하길” 주문했다.
“10~20년 후를 보고 기초원천에 50%를 투자하는 것이 대통령의 과학철학”이었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이었던 고려대 전승준 교수는 ‘출연연간의 칸막이를 없애는 방법이 없는가?’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또 “1만2천명의 출연연이 4조5천억의 예산을 사용한다. 이는 1인당 3억원 수준으로 삼성도 넘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출연연의 문제를 예산증가로 만 풀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PBS와 연구원 신분보장, 연금 등의 처우개선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나 이를 통해 연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는 여전히 고심 중인 모습. 따라서 오는 6월을 기한으로 준비 중인 출연연의 발전방안이 기본 밑그림에서부터 새로 짜여 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서는 출연연의 역할변화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들이 이어졌다. 제일모직 우상선 부사장은 “기업에서도 1개 과제에 10~20명씩 투입되고 있는 현실에서 연구원당 4~5개의 과제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현 PBS제도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출연연은 기업이 할 수 없는 국가과제를 50명 이상의 대규모로 수행하고 연구기획은 국가에서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크노베이션스파트너스 현재호 대표는 “기업과 대학의 연구능력이 향상되면서 출연연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가를 개혁할 수 있는, 국민들에게 자신 있게 드러낼 수 있는 대형프로젝트를 출연연 스스로가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사)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회장 조성재 / 이하 연협)와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회장 이태섭)의 공동 주최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출연(연)연구원의 인식(설문조사결과분석) / 조성재 연협회장, ▲ 국가과학기술발전과 출연(연)의 역할 / 화학연구원 이규호 연구위원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다.
출연연 연구원 450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에서 이미 가닥이 잡힌 PBS외에 눈에 띠는 대목은 기관평가 부문. 기관평가가 도움보다는 폐해가 크다는 의견이 42%에 달했고, ‘전략적 성과관리시스템(BSC)’,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한 정량화 방식 평가도 41%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4%가 3년 주기의 기관평가가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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