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8~12.31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제3회 대학도자전 36.5˚Ceramic>은 도자진흥재단이 개최하는 공모전으로 2007년 시작되어 올해로 3회를 맞았다. 이번 공모에는 150명의 학생이 참여하여 1차 심사를 통과한 78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제3회 대학도자전 36.5˚Ceramic>은 도자진흥재단이 개최하는 공모전으로 2007년 시작되어 올해로 3회를 맞았다. 이번 공모에는 150명의 학생이 참여하여 1차 심사를 통과한 78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전시주제인 <36.5˚Ceramic>은 2회 출품작품의 경향에서 비롯된 말로 도자디자인의 감성적 모토를 나타낸다. 2008년 작품을 받아보니 전국의 대학생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자연에 대한 향수를 담거나 자연물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은 점이 공통점을 보였다. 도자를 감성과 쓰임새가 결합한 오브제로 보는 시선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따뜻한 도자, 일상속의 온기를 더해 주는 도자’라는 도자디자인의 최신경향과 단기적 비전을 담은 36.5˚Ceramic은 작년에 이어 2009년 3회 공모전의 제목이 되었다.
제품화 연계 프로젝트, 미술관 밖으로 나간 세라믹 디자인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과 연계한 제품화 프로젝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품작중 일부는 행남자기의 브랜드 UCCUser Created Ceramics로 다음 해 출시해 대학생들이 도자디자이너로 시장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UCC의 런칭부터 디자인을 제공한 이 프로젝트는 첫 번째 브랜드 Amareis에 이어 올해 12월 23일에 2회 제품화 브랜드 ‘고맙습니다’가 출시되었다.
도자디자인의 영역확장을 위한 공모전
장르간의 벽허물기, 학제간 교류interdisciplinary는 전 세계 예술계가 몰두하는 화두이며 도자예술의 나아갈 방향을 대변해 주고 있기도 하다. 36.5˚Ceramic은 도자의 새로운 영역 확장을 위한 비평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심사위원을 도예가(현직 교수 제외), 미술비평가, 도자관련 마케팅 및 디자인전문가 각 한 명으로 구성해 왔다. 선정기준은 각 분야 탁월한 지명도를 갖추고 학생들의 향후 진로에 도움이 될 만한 진보적인 인사이다. 이런 기준으로 도예가(1회-김익영, 2회-곽여은, 3회-손민영)를 비롯해 은병수(2회 심사위원/비움대표, 2009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최경란(3회 심사위원/OD 브랜드 디자인, 2010 서울디자인올림픽 총감독) 등 공예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 디자인계 유력인사와 미술비평부문의 최범(2회 심사위원, 미술평론가), 유진상(3회 심사위원/ASIAF 총감독, 계원조형예술대 교수) 포함하고 있어 도자의 실질적 영역을 확장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매해 심사과정에서 거론된 문제는 대학도자교육의 현주소와 그 향방을 시사하는 듯 하다. 도예전공학생들이 재료에 대한 이해, 공예적 완성도는 높으나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컨셉Concept와 제품으로서의 마무리가 약하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도예전공 학생, 디자인계열 학생의 공동프로젝트와 제품화를 위한 전시후 워크샵이 대두되었다. 이에 올해는 각 대학 도예학과의 추천을 받은 자로 한정한 출품자격을 미술대학 학생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타 전공간 팀형성을 권고했으나 디자인 및 순수미술분야 전공자들의 참여는 미미했다.
2009 <36.5˚Ceramic> 출품경향
3회를 맞은 <36.5˚Ceramic>은 0세대 신인들의 변화하는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면에서 기성 도예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상을 수상한 안혜은(국립서울산업대학교)의 작품은 옹기를 현대적인 형태Shape로 소화해서 한국적인 미를 어떻게 현대화할 지 고심하는 문화계의 화두에 창의적인 답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금상을 수상한 이경민(아이치현립예술대학교)은 미와 기능성을 겸비한 주전자 디자인으로 독창성과 완성도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행남자기상과 동상을 수상한 주요안나의(경희대학교) 맹인들을 위한 컵(손으로 읽는 메시지)은 ‘생각하는 디자인’이라는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오브제로서의 성격과 고유의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조명작품이 계속 증가해 새로운 영역으로의 활발한 시도를 보여주었다.
매해 미술대학의 도예과 수가 줄어들고 전업도예가로의 길을 가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비관할 일만은 아니다. 해외대학들의 커리큘럼은 이미 도자, 디자인, 순수미술 뿐 아니라 철학, 문학까지 통합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학제간 연구를 강화하고 타 예술장르, 문화산업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방안을 찾는다면 도자분야의 약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6.5˚Ceramic>은 이러한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도예가로서의 길을 접어야하는 현실이지만 공모전에 임했던 열정으로 미래를 열어나가라”는 손민영(LKmade 디자인총괄) 심사위원의 당부가 새롭다. 기획자로서 36.5˚Ceramic 전시가 젊은 예술가들에게 가능성으로 열어주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학생들의 미완의 열정을 말없이 지지해 주는 각 대학 지도교수, 행남자기, STI같은 기업이 있어 든든하다.
은상, 박미선(서울대학교) 「흔적을 남기다」
2회 행남자기상 제품화 브랜드로 출시된 안정현의 「고맙습니다」
STI상, 이혜원(국민대학교) 「차도구함」
대상, 안혜은(서울산업대학교) 「비상」
금상, 이경민(일본아이치현립예술대학교) 「Coffee Service - Circus」
필자 김지선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세계도자비엔날레 전시기획을 하고 있다. 기획한 주요전시로는 <그릇, 명상을 담다>(제4회 세계도자비엔날레, 여주세계생활도자관/인사동 쌈지길, 2007), <CeraMIX>(경기국제도자페어, KINTEX, 2008), <국제도자퍼포먼스Ceramic Passion>(2009 세계도자비엔날레, 이천설봉공원)이 있으며 36.5˚Ceramic의 기획자이기도 하다.
< 자세한 내용은 월간세라믹스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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