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 초청, 산학연관이 한자리에...
세라믹산업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마련에 공감대
지난달 20일 오전 7시 30분. 국회의사당 본관 316호실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 위원장과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실 조석실장이 차례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불과 몇 시간 후면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개최될 예정이건만 청문회를 주관해야 하는 지식경제위원장과 장관 내정자를 보필하고 있어야 할 지경부 실장이 자리를 함께 한 이유는 무엇일까? 청문회 개시를 불과 1시간 앞둔 오전 9시까지 1시간 30분간 과연 그들이 나눈 대화는 무엇이었을까?
“세라믹소재는 일본의 높은 기술장벽과 제도적 장애로 인해 기업의 자발적인 투자에 어려움이 많은 분야로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할 수 있도록 정관계가 오늘과 같은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또 격려해 주셨으면 한다” 연세대학교 이홍림 교수. 그리고 “미래를 위한 고민 끝에 세라믹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세라믹이 참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산학연관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는 SKC 박장석 대표.
지식경제위원장과 지식경제부 실장이 인사청문회라는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도 자리를 함께 한 이유는 바로 이들의 말처럼 대한민국 세라믹산업의 발전과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본지와의 인터뷰(통권 267호)를 통해 세라믹기업들과의 대면을 약속했던 김영환 위원장의 초청으로 마련. 김영환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권대수 지식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지경부 조석실장, 강명수 바이오나노과장 등 정관계 인사와 SKC 박장석대표, 연세대 이홍림교수, 세라믹기술원 김경회원장 등 KOREA세라믹신성장포럼 관계자등 30명 가까운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융합과 상생으로 세라믹산업 육성해야...
자유토의에 앞서 다가올 미래의 생활상을 통해 신성장동력의 핵심소재인 세라믹의 중요성에 대해 소개한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종희 본부장은 “세라믹산업은 2018년 330조원 규모로 성장할 블루오션이지만, 세계시장의 75%를 장악한 일본과 희토류 원료를 쥐고 있는 중국의 저가공세 속에 국내 산업구조는 취약한 악순환의 상생구조에 놓여 있다”며 4,3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 기반 융합세라믹 상생구조 구축사업’이 지식경제부의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영환 위원장은 “취약한 소재분야는 여야 모두 힘을 합쳐 지원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시간으로 허심탄회한 의견개진”을 당부했다.
한중일 3국의 치열한 각축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
이날 참석자들의 토의는 크게 ▲기다림의 미학인 소재산업의 특성 ▲한중일 3국간의 치열한 경쟁구도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으로 요약된다.
삼성전기 박흥수 상무는 “삼성전기의 MLCC 역시 20년 이상의 끈기와 인내의 투자속에 수익사업으로 안착할 수 있었지만, MLCC원료인 티탄산바륨을 생산하는 굴지의 기업은 9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10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필요한 소재산업이지만 원료로 가면 더 긴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KCC 변종오 상무는 “소재를 개발해도 원료산업을 함께 키우지 못하면 결국 다시 일본에서 사와야 한다. 원료는 자금이나 기술면에서 일개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구조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술도입을 위해 일본의 퇴역 전문가들을 스카웃하고 싶어도 이미 대부분 중국에서 기술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인다. 전자부품연구원 황학인 본부장은 “세라믹의 원료광물인 희토류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기술수준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며 “대만, 한국, 중국 간의 역할분담 등 보다 진지한 연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강릉 KFCC 박상엽 단장은 “기다림의 미학인 소재산업이지만 정부의 지원은 단기적인 인프라 지원에 국한되고 있다”며 “기존의 인프라와 연계된 R&D사업을 통한 장기적인 기업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생협력과 인프라 확충 시급
국회가 앞장 서, 논의를 이어갈 것
세라코 정우현 대표는 “좋은 인프라를 구축해도 운영요원이 부족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안타깝다”며 아울러 “중소기업의 피부에 와 닺는 상생협력 방안”을 주문했다.
쌍용머티리얼 이영조 대표는 “항공소재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가 구축해 놓은 고가의 장비를 활용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만큼 소재개발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며 “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해 포스코의 경우처럼 적정이윤을 보장하는 체계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은 “오늘의 만남을 통해 매우 중요한 분야를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산학연관이 유기적인 결합과 긴 호흡으로 약점과 단점을 인식하고 대처해야 할 때 국회에서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며 상호협력하고 역할분담이 될 수 있도록 링커역할을 해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안광석 기자 dora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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