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전문기업 로얄앤컴퍼니, 신문화공간 ‘로얄엑스’ 개설
욕실과 경험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기회사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화성에 오픈한 로얄엑스는 그런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기전문 제조업체인 로얄앤컴퍼니는 제조업부터 문화 콘텐츠 기획까지 직접 운영한다.
욕실도기를 전문생산하는 회사로서 그 공간과 콘텐츠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위생도기 제조공장 살펴보기
글. 이연주 기자 / 사진. 이은 스튜디오
욕실문화를 경험하는 환상적인 공간, 로얄 엑스(ROYAL X)
글_박진영 에디터 / 사진_이은 스튜디오
위생도기 제조공장 살펴보기
로얄앤컴퍼니 화성공장 전경
1970년대 로얄은 수도꼭지와 샤워기 등을 만드는 수전사업으로 시작했다. 이후 일본 토토와 기술제휴를 통해 욕실용품 전문시장에 뛰어들면서 확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중 손잡이 하나로 냉수와 온수를 섞어 사용할 수 있는 싱글레버 수전 개발(1983)을 비롯해 손을 대면 자동 물이 나오는 자동수전과 소변기용 인체감지센서, 젖은 손을 바람으로 말리는 에어타월(1985)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로얄토토에서 로얄&컴퍼니로 이름을 바꾸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욕실에 문화를 접목한 기업으로 갤러리 로얄에 이어 화성센터를 설립해 사세의 영역이 한 단계 더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는 인천 부평에 분산되어 있던 제조 공장을 한데 모아 2015년에 이전했다. 이곳은 축구 경기장 16개의 면적에 비례하는 대지면적 10만㎡에 8개의 건물동이 들어서 있다. 각 건물은 로얄앤컴퍼니의 영문 이니셜 R에 숫자를 붙여 메인 오피스가 들어선 R1을 시작으로 제조공장 R8로 구분하고 있다. 로얄의 생산과 경영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단지를 탐방해보았다.
자동화로 대량 생산되는 위생도기 생산공정.
생산공정을 한눈에
로얄앤컴퍼니를 모기업으로 여섯 개의 계열사가 있는데, 화성센터에는 욕실 계열사 두 곳과 수전계열사 한 곳, 총 세 개의 계열사가 입주해있다. R6은 플라스틱 공장, R7은 수전 공장, R8은 위생도기 공장으로 구성된다. 특히, 변기, 세면기 등을 생산하는 R8공장을 집중적으로 소개해본다. 지하 1층부터 0층까지 생산되는 공정은 송병근 생산관리 차장의 안내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가장 처음 안내받은 곳은 원재료실. 재료를 섞고, 분쇄하고, 교반하는 시설인데, 쉽게 말해 재료를 만드는 곳이다. 재료는 24가지의 원재료를 조합해 커다란 볼밀에 넣고 섞는다. 볼밀 내부에는 알루미나 규석이 들어있어 물과 재료가 마찰되면서 분쇄되는 원리이다. 밀가루보다 200배 가량 곱게 만든다고. 2차적으로 체에 걸러 낸 뒤, 자석을 이용해 철분을 제거한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철분을 잡는 일입니다. 철분 가루가 섞이면 하얀 도기에 까맣게 피어나는데, 이틀 동안 생산되는 제품 전체를 불량으로 만들어요.” 걸러진 재료는 물을 섞어 교반과정을 통해 점토가 된다. 교반대가 돌아가는 속도와 회전수는 정해진 데이터에 의해 작동된다.
이곳에서 만든 흙물은 파이프를 통해 3층 생산라인에 올려진다. 일명 ‘붕어빵 만들 듯 빵틀에 찍어내는’ 공정이다. 세면기, 소변기, 양변기 등 생산라인별로 일렬로 늘어선 석고틀에 흙물을 넣는다. 천장에 매달린 파이프에서 높이 차이에 의한 압으로 주입한다. 소변기를 성형하는 석고틀 무게만 약 400kg에 달한다. 80분 후에 흙물을 따라낸다. 석고틀 하나당 100회 사용이 가능하다. 세면기 생산라인에는 26개의 석고틀이 놓여 있어 제품 260개를 생산하고 나면 수명이 끝낸다. “석고틀 사용이 100회를 넘어가면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그러면 불량이 증가해 효율이 떨어지게 되죠.”
다른 라인에서는 볼드에서 나온 양변기를 두 사람이 다듬고 있었다. 이 양변기는 내부에 트랩이 있고, 구조가 복잡해 다른 제품에 비해 불량이 높다고 한다. 배수 구멍과 코너 손질 등 전부 사람의 손을 거치는 이유다. 또한 욕실도기는 배수구의 지름, 위치 등 KS기준에 부합하는 조건들이 생산현장에서 바로 결정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의 손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이하생략
욕실문화를 경험하는 환상적인 공간, 로얄 엑스(ROYAL X)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 내 로얄 엑스 아트숍.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 내에 얼마 전 오픈한 로얄 엑스는 그동안 직원들의 교육·문화·체육 시설로 사용되던 100,000㎡(약 3만 평)의 공간을 갤러리와 카페, 바스 스토어, 아트 하우스 등으로 새롭게 단장해 일반인에게 개방한 곳이다. 욕실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하고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이곳은 다른 경기 지역에 비해 문화·예술 공간이 빈약한 화성의 새로운 랜드마크이다. 로얄 엑스는 4개의 동으로 구성된다. 갤러리와 카페 등을 갖춘 R2, 작가들의 레지던스와 숙소로 사용되는 R3과 R4, 바스 스토어와 메이커 스페이스가 있는 R5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R2 : 갤러리&커피 바, 아트숍&로얄엑스 클럽
경사진 지형을 그대로 살려 건물을 지은 덕에 계단을 내려가야 R2 1층으로 들어갈 수 있다. 커피 바와 아트숍에 있는 1층을 지나 객석으로도 사용되는 계단을 한 번 더 내려가면 갤러리. 천장이 1층까지 확 트인, 넓은 공간감이 인상적이다. 갤러리에서는 화성시문화재단과의 협업 전시를 선보인다. 로얄엑스에서 ‘엑스 X’는 방문객에게 제공하는 색다른 ‘경험(eXperience)’을 의미하면서 협업의 기호 X를 뜻하기도 한다. 지난 51년간 로얄앤컴퍼니가 여러 파트너와 함께하며 성장해 온 것처럼 갤러리를 비롯한 로얄엑스 곳곳에서는 화성시,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협업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갤러리에서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 ‘X라는 이름의 아레나:화성의 내러티브’는 강은혜, 김도균, 김신욱 등 세 작가의 시점으로 해석한 ‘삶의 터전’ 화성을 사진과 설치 작업으로 보여 준다. 김도균 작가는 화성의 랜드마크인 남양성모성지와 매향리, 그리고 로얄엑스의 ‘건축적 내러티브’를 사진으로 기록했고, 김신욱 작가는 쓸쓸하지만 묘한 긴장감을 주는 화성의 유휴지를 사진으로 담았다. 강은혜 작가는 천장과 벽을 가로지르며 이어주는 줄을 설치해 화성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이 공간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앞으로 갤러리에서는 전시뿐만 아니라 음악회, 연극, 퍼포먼스 등 관객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펼쳐질 예정이다.
R2의 하이라이트는 4층에 자리한 로얄엑스 클럽이다. 원래 실내 테니스장이었던 넓은 공간을 ‘욕실’을 테마로 한 베이커리 카페 겸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높은 천장 아래 떠 있는 풍선에 적힌 말처럼 ‘참여하고(Engage) 영감을 얻고(Inspire) 창조하며(Create) 쉬면서(Relax) 즐길 수 있는 Enjoy 공간’이다. 공간 중간중간에는 동네의 공중목욕탕, 꿈속의 로맨틱한 욕실, 학창 시절의 수돗가를 구현한 세 개의 큰 박스 공간스튜디오가 있고, 테이블 사이사이에는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의 공장에서 실제로 쓰는 유약통과 세면대·양변기 석고 몰드로 제작한 가구가 놓여 있다. 스튜디오의 거울 벽면을 장식한 XXL 크기의 욕실용품 프린트까지 공간 곳곳에 욕실이라는 키워드를 참신하고 위트 있게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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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1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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