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혁
한국재료학회 회장
지난 1월 5일 개최된 한국재료학회 신년하례식은 역대 최고의 참석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젊은 신진 재료공학연구자들과 세라미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행사장은 활기를 띠었습니다. 2023년 수석부회장에 이어 올해 한국재료학회 수장이 되신 김진혁 회장님은 개회사를 통해 “임기 동안 두 가지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로 학회 학술지의 SCI 등재와 ‘GCIM 2024 & IUMRS-ICYRAM 2024 & MRS-K SPRING MEETING’의 성공적 개최입니다. 대내외적으로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한국재료학회는 양적 성장을 꾸준히 이뤄왔습니다. 재료공학도로 키워온 꿈을 한국재료학회에서 마음껏 발휘하고 계신 한국재료학회 김진혁 회장님을 만나 소회와 운영계획을 들어봤습니다.
오현지 기자
올해 학회장으로서의 소회와 각오에 대하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계에 첨단 융복합 기능성 신소재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학회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1991년 한국재료학회가 탄생했습니다. 1차 성장기를 지나 부흥기를 맞이할 시점인 2009년 안병태 전임회장님(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의 발걸음을 따라 국내 첨단 신소재 관련 학문과 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재료학회에 합류했습니다. 선배님들의 가르침과 발자취를 따라 학회의 양적인 성장을 이뤘으며, 올해 질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학회장으로서 봉사하게 됐습니다.
“영 제너레이션(Young Generation)이 우리나라 재료연구의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올해 한국재료학회의 주요 계획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영 제너레이션(Young Generation)이 우리나라 재료연구의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향후 5년, 10년 뒤 젊은 연구자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한국재료학회 운영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재료학회는 두 가지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재료학회 학술지 ‘Korean Journal of Materials Research’는 SCOPUS에 등재돼 있지만, 신진 재료공학연구자들과 세라믹연구자들의 연구 활성화와 성장을 위해 SCI 등재는 필수입니다. 그래서 올해 스페셜 에디터로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님을 특별 초빙했습니다. 한국재료학회의 학술지가 SCI에 등재될 수 있도록 예산 등 파격적으로 지원하며 전력투구할 것입니다. 학술지를 SCI에 등재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김상우 교수님과 임원진은 협력하여 학회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것입니다. 회원들의 연구업적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학회지의 SCI 등재’를 꼭 해내겠습니다.
지난해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GCIM 2023’(Global Conference on Innovation Materials, 세계재료총회)가 우리나라 제주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재료학회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컨벤션뷰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후원한 학술대회이며, 양적인 성장을 이룬 한국재료학회가 세계 무대를 향해 진출하는 첫걸음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수석부회장으로서 한국재료학회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했습니다.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재료학회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학회로서 글로벌 학술대회를 개최할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GCIM 2024 & IUMRS-ICYRAM 2024 & MRS-K SPRING MEETING’을 개최합니다. 6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ICC제주에서 열립니다. 재료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를 이끌 국가 전략 산업입니다.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인공지능, 디지털 대전환이 이뤄지는 이 시기에 정부는 반도체, 에너지 사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에너지 산업의 승패는 소재의 확보와 개발, 기술력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반도체에 쓰이는 소재 개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소재 적용 기술력, 전자재료와 광전자재료 연구 등이 활발히 이뤄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GCIM 2024 & IUMRS-ICYRAM 2024 & MRS-K SPRING MEETING’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국 반도체 소재가 되는 재료 연구가 없다면 반도체 강국이 될 수 없고, 에너지 전환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전자재료와 광전자재료의 원천 기술력을 확보해야 원천 특허가 있는 미국, 일본, 중국 등과 당당히 맞서 겨룰 수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서 한국이 재료산업의 선두주자임을 전 세계가 각인할 수 있도록 ‘GCIM 2024 & IUMRS-ICYRAM 2024 & MRS-K SPRING MEETING’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습니다. 재료를 확보해야 차별화된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할 수 있습니다. 재료에 관한 모든 연구가 집합하는 세계적인 학술대회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습니다.
‘GCIM 2024 & IUMRS-ICYRAM 2024 & MRS-K SPRING MEETING’에서 주목할 연사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li Javey(UC Berkeley), Andrey Rogach(HK City U), 김동환 교수님(고려대학교), Wei Gao(Cal Tech)를 플래너리 스피커로 모셨습니다. 6월 10일 기조강연에 Ali Javey(UC Berkeley), Andrey Rogach(HK City U), 6월 11일 기조강연에 김동환 교수님(고려대학교), Wei Gao(Cal Tech)가 참여합니다. 세계적인 연사의 명강연을 들을 수 있는 ‘GCIM 2024’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대외협력위원회가 학술분과 활성화를 위한 리딩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국내 첨단 신소재 관련 업계와 세라믹 업계가 한국재료학회 위원회 개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위원회 업무분장을 개편한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신진 재료공학연구자와 세라미스트가 와서 뜻을 펼칠 수 있는 학회가 되기 위해서는 정책이 연속성을 가져야 합니다. 행정처리가 잘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매뉴얼화된 절차에 의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위원회의 업무분장을 업데이트했습니다. 국제적인 학술대회를 개최할 만큼 성장한 한국재료학회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입니다. 한국재료학회의 규모가 커지고 대형화되더라도, 현재 우리가 추구하는 비전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모든 위원회를 대상으로 충실한 개편을 시행했지만, 그중에서도 대외협력위원회와 사업위원회 개편에 대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작년에 산학협력위원회 명칭을 대외협력위원회로 변경하고 업무를 확대했습니다. 올해부터 대외협력위원회는 ▲학회업무의 국제화 방안 수립 및 수행 ▲주요 국가 또는 영역별 국제전문위원회 구성 및 지원 ▲국제공동연구 등의 국제협력 역할 주도 ▲국제공동 심포지움 기획 및 기술별 부문위원회와의 협조, 진행 ▲재료분야 산업체, 지자체 및 정부기관의 연계 및 공동 목적사업 도출 수행 외에 추가로 ▲산학연협력 부회장 모임 기획 및 주관 ▲후원 기업 발굴 업무 ▲학회 기술상 후보 추천에 관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사업위원회는 ▲타 학회 및 기관과의 협력에 관한 사항 ▲학회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홍보 활동 ▲학회 웹사이트 운영에 관한 사항 외에 ▲과총지원금 등 각종 외부 지원금 확보에 관한 사항을 맡게 됩니다.
재료공학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형상기억합금에 대한 기사를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특정한 온도가 되면 변형된 모양을 복원시킬 수 있다”는 매스컴 보도를 보고 재료공학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재료공학과 함께한 저는 운명이었는지 늘 ‘첫 번째’ 주인공이 됐습니다. 한국과학기술대학(KIT)의 첫해 입학생이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정용 지도교수님의 첫 번째 석사 박사 지도학생으로 생활하였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저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직접 헤쳐 나가는 불도저 정신이 있었습니다. 늘 후배들과 함께 협력하고 소통하며 크고 작은 산을 넘어 결실을 맺은 경험이 풍부합니다. 후배들에게 진솔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학회장이 된 올해에는 젊은 신진학자들과 어울리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신진 재료공학연구자들과 세라미스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반영해 한국재료학회가 더욱 젊어지고 에너지가 넘치는 학회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선배와 후배 사이의 소통을 강조하셨습니다. 재료공학도이자 연구자, 교단에 서는 교수로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한국재료학회 회장으로서 글로벌 학술대회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선배님들의 노고 덕분입니다. 재작년 국내 학술대회에 1천 명 이상 참가하며 큰 반응을 일으켰고, 작년은 아시아권에서 최초로 세계재료총회인 ‘GCIM 2023’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처음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였지만 선배님들의 열정과 추진력으로 무사히 마쳤고, 올해 더 큰 대회를 준비하는 기반을 다졌습니다. 제가 걸어온 여정을 되돌아보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학내 업무, 지방자치단체 등과 소통하는 대외업무, 유관기관과 교류, 산학협력 등을 하며 지내는 동안 인맥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제가 갔던 길을 후배들과 신진 재료공학연구자들과 세라미스트들이 뒤따라올 것입니다. 학회 활동은 연구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필수조건, 네트워크를 배울 수 있는 큰 무대입니다. 저는 재료공학도로서 학회에 나와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인재들과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와 조직 운영을 배웠습니다. 연구자에게 자신의 뜻을 널리 펼치기 위해 네트워크와 소통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재료학회는 신진 연구자들이 키맨(key man)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한국재료학회 활동을 통해 선배들이 끌어주고 동료들과 동행하는 문화를 체득하고 새로운 연구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혁신적인 창조융합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 특히 젊은 연구자들에게 조언할 내용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전자재료, 에너지 산업의 기초인 재료산업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한국재료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료를 기반으로 한 세라믹, 전자재료, 금속 전공자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새로운 인재 유입이 이뤄져야 합니다. 화학, 공학, 고분자, 물리, 전기전자 등 다양한 학과 전공자들이 모여 힘을 합친다면 가히 상상할 수 없는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연구란 하나의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며, 여러 학문이 컬래버레이션하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해결 방식도 다양해집니다. 각자의 학문만 연구한다면 한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학회 활동으로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해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사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키워드는 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 에너지, 태양전지 등입니다. 미국, 중국 등이 자원 무기화에 나선 가운데 대한민국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원천기술 확보입니다. 한국재료학회가 작년에 이어 올해 추진하고 있는 ‘GCIM’ 개최 목표 역시 신진 재료공학연구자들과 세라미스트들의 연구 활성화로, 장차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력을 키우는 데 있습니다. ‘GCIM’은 국내 학자들이 외국 학자들과 소통하고 최신 연구경향과 정보를 습득해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 ‘GCIM’ 개최에 많은 기업들의 관심도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수출 역군인 기업이 전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자 한다면, 재료산업의 기초가 탄탄해야 합니다. ‘GCIM’ 참여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 교수님들은 넓은 시야를 갖게 될 것이고, 학생들은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할 다양한 분야의 신진 연구자로 성장할 것입니다. 한국재료학회는 재료산업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데 헌신할 것입니다. 한국재료학회의 멈춤 없는 전진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김진혁 학회장 PROFILE
학력
1986 ~ 1990 한국과학기술대학(KIT) 전자재료공학 학사
1990 ~ 1991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요업재료 석사(박사 조기진학)
1991 ~ 1996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재료공학 박사
주요경력
1999 ~ 현재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전임강사/교수
2018 ~ 현재 대학중점연구소(광전자융합기술연구소) 연구소장
2008 ~ 2013 광주광역시 신재생에너지 기획위원장
2009 ~ 2012 BK21핵심: 광전자소재부품연구팀 핵심팀장
2012 ~ 2017 LINC (산학협력선도대학) 단장/부단장
2018 ~ 2022 한국재료학회 부회장/편집위원장
2022/2023 한국태양광발전학회 수석부회장/회장
2020 ~ 2022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학장
2024 한국재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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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4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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