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등, 그린수소 공장, 값비싼 백금 없이도 만든다
- 간단한 구조로 고온·고전류에서도 오래가는 음이온 교환막 개발
연구팀이 개발한 음이온 교환막(AEM)이 적용된 수전해 장치. (자료제공: 포스텍)
POSTECH(총장 김성근)은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연구팀이 한국재료연구원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최승목 박사 연구팀과 그린(green)수소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출 핵심 소재를 개발했다고 6월 5일 밝혔다.
지금까지 수소는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아 왔지만 생산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얻는 ‘그린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나오지 않지만,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값비싼 백금 촉매가 필요했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음이온 교환막(이하 AEM, Anion Exchange Membrane) 수전해 장치’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물 분해 과정에서 이온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수한 막을 사용하는데, 이 막의 성능이 좋다면 백금 대신 훨씬 저렴한 촉매를 쓸 수 있어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개발된 AEM은 고온이나 고전류 같은 실제 산업 환경에서는 내구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했다. 핵심은 고분자 구조 사이에 ‘틈새 알킬 사슬(interstitial alkyl chain)’이라는 특수 분자를 추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AEM은 마치 꽉 막힌 도로에 지하차도를 뚫어 교통을 원활하게 하듯, 이온의 이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만든 AEM은 고온(80℃)에서도 뛰어난 이온 전도성을 보였고, 강한 알칼리 환경에서도 2,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실제 수소 생산 장치에 적용했을 때도 70℃에서 100일 넘게 연속 작동하며 매우 높은 내구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AEM 수전해 시스템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성능이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전압 강하율이 시간당 29mV(밀리볼트) 이하에 불과해, 에너지 손실도 매우 적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태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소 생산 기술의 '비용 장벽'을 허문 성과”라며 “고온과 고전류 환경에서 AEM 수전해 기술의 약점을 극복함으로써 앞으로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의 산업 현장 적용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탄소제로 그린 암모니아 사이클링 연구사업 및 교육부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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