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처럼 ‘딱’ 붙는 나노입자… 건식공정으로 고기능 복합소재 실현
- KERI 유승건 박사팀, 코어-쉘 구조 복합입자 합성 기술 개발
- 고성능 세라믹 소재 제조 활용도 ‘주목’
코어-쉘 구조의 복합입자 합성 기술 원리. (자료제공: KERI)
고성능 세라믹소재 제조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김남균)은 절연재료연구센터 유승건 박사 연구팀이 기계적 충돌만으로 무기 나노입자를 고분자 마이크로입자 표면에 정밀하게 부착시키는 ‘건식 복합입자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6월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용매 없이 진행되는 친환경 건식공정(dry process)을 기반으로 한다. 복잡한 화학처리 없이도 배터리, 촉매, 바이오, 반도체 패키징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기능성 복합소재를 제조할 수 있어, 공정 단순화와 환경 부담 저감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 박사팀은 고분자 마이크로입자(코어)에 무기 나노입자(쉘)를 부착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연구 착안의 계기는 천문학적 현상, 바로 달 표면의 크레이터다. 유 박사는 “소행성 충돌로 만들어지는 크레이터처럼, 나노입자를 입자 표면에 직접 충돌시키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 방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구현은 까다롭다. 입자 크기, 충돌 속도, 표면 에너지 등 다양한 변수의 정밀 제어가 요구되며, KERI는 다양한 입자 조합 실험을 통해 최적의 물리적 부착 조건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복합입자의 내열성·기계적 안정성·화학적 내구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며 기술의 신뢰성을 입증했다. 특히 자성, 광촉매, 흡착 특성을 동시에 갖춘 다기능성 복합입자를 구현해, 세라믹 기반의 전력기기용 절연재나 고성능 촉매소재로의 응용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또한 기존 습식공정에서의 핵심 문제였던 용매 사용, 표면 기능화 한계, 환경 유해성 문제도 해소되며, 복합소재 산업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인사이드 프론트 커버(Inside Front Cover)’로 선정됐다.
유 박사는 “이 기술은 세라믹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를 ‘장난감 블록’처럼 손쉽게 조립할 수 있게 해준다”며 “공정이 간단하고 재현성이 높아 양산성과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착 가능한 소재군의 폭이 넓어, 세라믹 분말 제조·표면 개질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분야에 적용이 기대된다.
KERI는 앞으로도 공정 최적화 연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기술이전 및 기업 협력을 통해 이번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았으며, UNIST 이동욱 교수팀, KIST 전승렬 박사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Shu Yang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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