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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예단체의 실상
  • 편집부
  • 등록 2003-07-22 23:01:54
  • 수정 2016-04-15 06: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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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유근 도예가 서 론 사회가 발달할수록 그 사회의 내부구조는 복합적 다층적으로 세분화되면서 동시에 전문화를 지향하게 된다.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니는 내적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사회적 활동의 양상이 변화하게 되고 그 결과로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한국사회와 같이 사회적 환경의 변화 속도가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국내 도예계의 단체활동 전반을 살펴볼 때 우리사회의 발전 속도나 변화의 양상과는 상당히 먼 거리에서 거의 아무런 영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국내 도예계에 구성되어있는 도예관련 단체는 크게 나누어 전국 규모의 단체와 각 대학 도예관련학과 졸업생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동문단위의 단체들, 작품 활동의 방향이 일치하여 동일한 목적을 지니고 구성된 단체 등으로 나눌 수 있으나 이들의 단체활동 내용의 대부분이 연례행사로서 치르는 정기 회원전과 단체자체의 운영문제에 국한되는 경향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도예계가 속해 있는 우리사회 전반이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의식내용이나 가치지향 성향에 있어 큰 폭의 변화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예계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이끌어 나가야 마땅할 각 단체들이 무기력한 자세로 매우 소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회원으로서 각 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도예가 스스로에게 도예계 전반의 현황과 관련된 단체활동의 목적에 대해 근본적인 차원으로부터 철저히 자성적으로 검토해야만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본 론 2003년 2월 19일자로 발간된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 <2002년도 사업결과 및 결산보고> 내용에 따르면 협회현황 가운데 회원현황에서 매우 주목할만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2002도 12월 31일 현재의 회원현황은 전년도에 고문 9명, 회원 1426명이던 것이 2002년도에는 고문 9명, 회원 1335명으로 9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2002년도 신입회원이 96명이고 제명, 탈퇴 및 사망회원이 187명이다. 금속, 도자, 목칠, 섬유 등 4개분과 가운데 도자공예 부분만을 보면 4개 분과중 회원수가 가장 많은 489명이었던 것이 2002년도에 32명이 새로 들어온 반면 무려 102명이 제명, 탈퇴, 사망으로 감소함으로써 전년도 대비 약 14.5%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4개분과중 금속은 회원변동이 없고 목칠, 섬유부분은 각각 7명, 14명으로 변화가 적은 반면 도자부분은 상대적으로 매우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많은 문제들을 시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경제 환경이 크게 위축되면서 생활도자 분야의 경기퇴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고 그것이 회원으로서의 활동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로서 이제까지와 같은 타성적인 단체활동이 현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한 회의적 인식이 확산됨으로써 초래된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가 한결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물론 수치가 가리키는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그러나 위에서 인용한 한국공예가협회의 사업결과보고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관록과 공예분야 최대 단체라고하는 위상에 한결 못 미치는 소극적 활동내용에 실망감을 숨길 수 없게 된다. 우선 사업의 전체적인 골격은 회의와 감사실시, 사무행정, 전시, 출판, 분과사업, 지부사업, 특별사업 등으로 구성되는데 지난 2002년도에는 1회의 정기총회, 7회의 이사회, 8-12회의 각 분과위원회가 개최되어 주요안건으로 신입회원 심의, 30주년기념사업, 협회정기전에 관련된 사항 등을 다루었다. 특별사업으로는 2002년도 한국공예가협회상 선정 및 시상, 목양공예상 심의 및 시상, 학술세미나, 인터넷 홈페이지 내용 추가수록, 창립30주년 엠블렘. 슬로건 제작 등이 처리되었다. 한편 도자분과는 4개 분과 중 가장 적은 8회의 위원회를 열어 불우이웃돕기 바자회행사(2회), 정기총회 후 사업계획안(1회), 목양상추천(1회), 원로작가 작품사진촬영(1외), 정기전(1회), 30주년행사(2회)등을 다루었다. 이러한 사업내용은 모두 단체자체의 운영에 관련된 문제일 뿐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예분야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말 그대로 ‘사업’, 또는 ‘활동’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대외적 또는 기획적 활동내용이 전혀 아니다. 하나의 단체를 구성하고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운영자체에 관련하여 이러한 잡다한 일들을 반드시 처리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구성된 대표성을 지닌 단체가 해야 할 일이 고작 단체운영에 관한 문제뿐일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전혀 해답이 나오지 않는 현실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간 적지 않은 회비를 내면서 회원으로서 몇 년간 정기전에 작품을 출품해본 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단지 명색뿐인 단체활동을 과연 언제까지 더 해야할까하는 회의적인 검토를 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전문성을 지니며 순수창작활동을 지향하는 도예가들의 집단이라 할 수 있는 한국현대도예가회의 경우 비교적 바람직한 방향으로 양상을 달리하나 몇 가지 관점에서 차별화된 관찰이 필요하다. 1978년 ‘한국도예가회’라는 명칭으로 창립총회를 가진 이후 25년 동안의 연혁을 살펴보면 1983년 ‘한국현대도예가회’로 명칭을 바꾸면서 ‘한국 현대도예’에 관한 개념 정립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 단체의 두드러진 특성은 회원의 대부분이 대학에서 도예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 또는 강사라는 점인데 단체운영 또한 단순한 연례 정기회원전을 지양하여 전시와 세미나를 격년형식으로 번갈아 기획하는 상당히 학구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84 현대도예 세미나’에서 ‘한국의 도예교육현황과 발전상황’(임무근)을 살피고 ‘미국의 현대도예’(조정현), ‘일본의 현대도예’(노경조)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당시 도예계 내부에 형성되기 시작한 ‘현대도예’에 관한 분석적 파악욕구 내지 개념적 탐색 경향에 적절히 부응하는 유연함과 진지한 기획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밖에 원로 작가영상기록물을 제작하여 한국 현대도예분야의 역사기록을 위한 기초 작업을 시도했으며 독일 현대도예전(85년), 일본순회전(86년) 등을 기획하여 현대도예의 국제적 교류를 추구하였고 92년 12월 31일자로 창간된 회보 ‘현대도예’는 전문성을 지닌 단체로서의 위상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바람직한 성과였다. 그러나 이 단체 또한 창립 후 십여 년이 경과하면서 초기에 실질적인 문제로부터 출발했던 뚜렷한 목표의식을 잃고 관행이 되어버린 세미나와 정기전, 방학기간을 활용하는 해외연수 및 해외교류전등을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세미나 또는 해외연수, 해외연수의 연장선위에서 기획되는 해외교류전, 정기전, 홈페이지운영 등 사업계획내용을 제목으로 뽑아놓으면 상당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으나 그 내용이 회원일반의 현실적 필요성과 유리되어 기존의 형식을 중심으로 단순 반복될 경우 이 모든 사업계획들은 ‘타성적’ 활동에 다름 아닌 결과로 귀결될 뿐이다. 한 단체의 그와 같은 타성적 관행과 안일한 자세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실패를 초래하기도 한다. 2001세계도자기엑스포는 한국 도예계로서는 처음 치러낸 세계적 규모의 행사였으나 이 행사의 기획과 진행단계에서 한국 현대도예분야의 대표적 단체인 한국현대도예가회는 그릇된 현실인식과 능동적인 자세부족으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철저히 관주도의 형태로 행사가 진행되고 말았다는 점은 뼈아프게 기억해야할 오점으로 남아 있다. 전국 규모의 대형 단체가 아닌 그 밖의 도예단체들 대부분은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동문들이 모여 작품 활동을 전제로 결성한 것이다. 이들 단체들도 크게 나누면 졸업 후에 지속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은 졸업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거의 자동적으로 입회하게 되는 각 대학의 대표적인 동문단체들과 뜻이 맞는 동문끼리 소규모로 결성한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각 대학의 대표적인 동문단체들은 국내 대학에서의 도예교육역사가 40년을 넘어서면서부터 누적회원수가 점차 엄청나게 증가하여 동문전의 본래 의도를 온전히 유지하기가 어렵게 되었고 개인중심사고가 일반화되면서 선후배사이의 인식의 차이도 현격하여 동문단체로서의 활동이 거의 대부분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현대도예활동 초창기에는 함께 모여서 전시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강력한 동기부여가 가능하기도 했고 각자 필요한 정보의 습득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어 동문전 활동이 상당히 활성화된 시기도 있었으나 최근 들어 각 대학 동문단체들의 해체경향을 띄는 변화조짐은 필연적인 것이 되고 있다. 반면 단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가 부적절할 정도의 소규모 단위의 전시활동은 점차 다양하고 다채로워지면서 고정적인 단체활동을 지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학 동문단체들의 변화추세는 구성원들의 인식의 변화를 따라 ‘자유로움’의 경향으로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이밖에 목적이 뚜렷한 도예단체로서 전업도예가회를 들 수 있다. 생활도예품을 생산하는 작가들의 집단으로 이 단체의 활동은 소속 도예가 각자의 소득증대라는 명백한 궁극적 목표를 지니고 있어 이 단체의 활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라는 점에서 가장 명쾌하고 유기적인 단체활동의 전범(典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환경도예가회는 목표가 뚜렷하고 상당한 전문성을 전제로 한 단체이면서도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개념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아 단체활동의 모호성이나 타성적 전시중심의 단체라는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 론 한국 현대도예분야에서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는 한국공예가협회와 한국현대도예가회를 중심으로 도예 단체들의 현황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들 단체 외에도 국내 디자인, 공예부분의 선구적 역할을 해온 산미협회나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단체인 미협 내에도 도자분과가 있어 오랜 역사를 지니고 활동해오고 있으나 이들 도자분과의 소속회원 대부분이 한국공예가협회와 한국현대도예가회에 중복 가입되어 있어 이들 두 단체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내 현대 도자예술의 전개과정에서 초기의 단체활동은 필수적인 것이었다. 작가활동의 출발점이 작품발표라고 할 때 사회전반의 많은 어려움 속에서 단체를 형성하는 것이 작품 활동을 위한 유효한 수단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도자예술 분야가 오늘날의 발전을 이룬 배경에서 도예단체활동의 기여도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회 환경이 변해감에 따라 단체활동의 사회적 역할은 당연히 그 구성 집단의 내적 욕구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지니고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궁극적인 주역은 각 단체의 고문역할을 하는 원로회원이나 일정기간 후 바뀌는 집행부가 아니라 단체를 형성하는 회원 전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회원 각자가 자신이 소속된 단체의 무기력증이 불만스럽다면 정확한 현실인식을 기반으로 적극적이고 명백한 의사표명을 시도함으로써 변화를 유도하고자하는 노력을 앞세워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예단체들에 대한 도예가로서 회원입장의 최대 기대치는 무엇일까.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내용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 개인의 생각으로는 전문적인 식견과 상당한 경력을 갖추어 일정한 사회적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볼 수 있는 도예가 또는 대학교수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한국공예가협회나 한국현대도예가회 등의 단체들은 전문성 있고 정확한 기초자료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문화예술관련 내지는 도자예술부문에 대한 정책입안에 실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활동의 결과로서 도예가들의 창작과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는 각종 인프라의 구축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대외활동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약력 한양여자대학, 서울산업대학교 졸업 서울산업대학교 산업대학원 도예전공 수료 개인전 3회 토로회, 질꼴모임, CM21, 한국미협, 한국공예가협회, 한국현대도예가회 회원 현, 한양여자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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