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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예가 김영순
  • 편집부
  • 등록 2003-10-31 00: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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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만지면 아픈 것도 잊고 작업 그릇을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 즐거울 뿐 광주시 신세계 문화센터 모임인 ‘그릇사랑회’ 활동 우리 옛물건과 도자기로 꾸민 운치있는 집안 숯을 넣어 사용하던 다리미, 손때 묻은 찻상, 뒤주, 선비의 방에 놓여 있었음 직한 문갑, 장지문, 낡은 대바구니 그리고 도자기… 등은 김영순(46) 씨가 좋아해 수집해 놓은 것들이다. 우리 옛물건을 수집하기 좋아하던 그가 도자기를 만들게 된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손꼽히는 일 중 하나이다. “처음 도자기를 배우면서 좀더 일찍 도자기를 알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그동안 골동품 수집에 관심이 많았는데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볼 생각은 못했었거든요.” 전라남도의 억양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그의 말씨가 정겹다. 도자기를 만들면서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듯 하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사발장과 도자기를 위해 짠 듯한 장식장들이 시선을 끈다. 곳곳에 놓인 전통가구들에도 어김없이 도자기들로 장식하고 있다. 주방 벽면에 걸려있는 사발장은 칸칸이 크기를 다르게 직접 주문한 것으로 다양한 크기의 사발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제가 이렇게 주문제작한 걸 보고 함께 작업하는 회원분들 여럿이 같은 곳에서 제작하기도 했어요.” 회원들은 같은 취미와 관심을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나누는 동지인 동시에 종종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 광주광역시는 신도예회를 비롯해 지역 도예인들의 교류가 활발한 곳이다. 김영순 씨는 신세계 문화센터 도예교실의 초기멤버들 중 그릇을 좋아하는 회원들이 모여서 시작하게 된 그릇사랑회 회원이다. 김영순 씨는 문화센터에서 명재현 교수(동아인제대학)에게 배우며 그릇에 애착을 갖게 됐다. ‘그릇사랑회’는 2년에 한번씩 정기전을 갖고 있으며 특히 3회전은 지난 2002년 9월에 일본 센다이시의 초청으로 센다이시 내 유명 호텔에서 열렸다. 광주시와 센다이시가 자매결연시여서 이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며 ‘그릇사랑회 회원들에게는 큰 경험이었다.’고 전한다. 접시, 사발, 다관 등을 집중적으로 작업 자연스레 삐뚤어진 형태 선호 김영순 씨는 일주일에 한번 문화센터에 나가고 인근의 공방에서 틈틈이 작업하고 있다. 특히 분청 식기들을 좋아해 즐겨 만들고 최근에는 식기 중에서도 접시를 집중적으로 만들고 있다. 널찍한 접시를 빚으며 보름달처럼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이 된다. 접시가 어느 정도 만족스러워지면 사발과 다관을 단계적으로 깊이 있게 작업해 볼 계획이다. 이렇게 몇 번이고 품목별로 번갈아가며 집중적으로 작업하다 보면 지금보다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여러 개의 사발을 만들어 봤지만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듯 단아한 조선사발의 느낌이 점점 어렵게만 느껴진다. 2회와 4회 사발공모전에 출품에 입선을 하기도 했다. 분청유와 재유를 좋아하고 장식도 그에 어울리는 분장이나 철화 등을 즐긴다. 김영순 씨는 반듯한 모양보다 삐뚤어졌어도 자연스러운 모양의 그릇들을 좋아한다. 때문에 손자국이 꾹꾹 배어 있는 작은 그릇들을 만들기도 한다. 집에서는 자신이 만든 그릇만 사용한다. 손님을 치를 일이 있으면 자신의 도자기에 음식을 담아내는 것을 뿌듯하게 여긴다. 하지만 그릇들이 깨질세라 아무리 많은 설거지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못하고 직접 할 수밖에 없다는 귀띔이다. 기회 닿는 대로 도자 전시회 관람 도자기에 대한 욕심은 지금보다 잘 만드는 것 뿐 서울만큼 전시를 볼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광주서구문화센터와 예술의 거리 등에서 종종 도예전시를 볼 수 있다. 김영순 씨는 광주에서 하는 전시는 물론이고 친지의 결혼식 등으로 서울에 갈일이 있으면 인사동을 찾기도 한다.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두 딸도 엄마가 도자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무언가 꾸준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아이들에게 교훈이 되는 것 같아요.”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비결은 흙을 좋아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비결이랄 것도 없는 이유덕분에 몸이 아프다가도 작업을 시작하면 아픈 것도 잊는다. 도자기를 선물하는 즐거움도 취미삼아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에게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다. 그 역시도 자신의 그릇을 알아보는 이에게는 기꺼운 마음으로 선물하곤 한다. 그는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큰상에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처럼 그저 즐겁게 작업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 가족을 위해 먹거리를 준비하는 주부의 일상처럼 그릇을 만들고 그 그릇에 음식을 차린다. 욕심이 있다면 그가 좋아하는 이지러진 모양이 자연스러운 그릇들을 잘 만들고 싶은 것이다. 서희영기자 rikk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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