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취미도예가 이인숙
  • 편집부
  • 등록 2005-04-26 23:01:48
기사수정
어우러짐이 돋보이는 도예와 꽃꽂이 여러 관심사 중 가장 즐거운 흙작업 취미는 경제상황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80년대 직장여성들은 일터 안에서 여성성이 강요되는 일들을 주로 담당하곤 했고, 센스있는 여직원이 되기 위한 꽃꽂이는 필수항목이었다. 유행은 흐르는 물에 발을 담갔다 빼는 것처럼 쉽게 잊혀지지만, 유행에 편승한 우후죽순들 이후엔 정말 그 일에 관심이 있거나 남다른 흥미가 있는 사람들만 남게 된다. 도자화기花器를 즐겨 만드는 이인숙(45)씨는 취미로 시작한 꽃꽂이로 사범자격증을 따게 됐고 이후 도자기를 배우고 자신이 만든 화기에 꽃이나 식물가꾸기를 즐기게 됐다. 오랜 직장생활 정리 후 시작한 도예 삶의 휴식 같은 편안한 마음 갖게 해 20여년 동안을 직장에 다니며 집안일과 직장일로 바쁜 와중에도 꽃꽂이, 요리, 운동 등에 취미활동을 병행해 왔다. 2000년도에 오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나니 갑자기 많아진 시간이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바로 집에서 가까운 평촌여성회관 도예교실에 나갔고 이곳에서 처음 흙을 만질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도예취미는 이전에 경험한 다른 어떤 취미보다도 그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도예교실에서 수강하며 흙으로 이것저것 만들 수 있다는 기쁨에 거듭 재신청을 하며 작업했었다. 이후 규모가 작은 강의여서 폐강이 되는 바람에 흙도울 도예공방으로 옮겼고 지금껏 그곳에서 작업하고 있다. 흙작업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작업장에서의 시간만큼은 시름이나 걱정거리가 떠오르지 않고 오직 앞에 있는 흙과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일종의 명상수행처럼 삶의 휴식이 된다. 작업하는 것도 물론 큰 행복이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때 도예교실에서 만나 함께 흙도울로 옮기고 지금까지 함께 작업하는 동료와 흙도울에 와서 만난 사람들과의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는 다른 편안함과 순수함이 있어요.”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관심사와 즐거움을 공유한다는 것이 돈독한 친분의 원인이 된다. 주어진 과제에 충실한 말 잘 듣는 학생 꽃과 어우러지는 화기 작업 선호 작업에 있어 이인숙씨는 그다지 욕심을 많이 내는 편이 아니다. 때때로 취미로 시작했으나 전문가 못지않은 열의를 갖고 직업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인숙씨의 경우는 또 다른 일거리보다는 편안하게 무리가 되지 않을 만큼의 작업으로 휴식하고자 한다. “공방에서 비교적 말을 잘 듣는 학생이에요. 제가 만들어보고 싶은 것을 고집부리기 보다 주어진 과제에 충실한 편이에요.” 수업내용에 따라서 사발도 만들고 식기들도 꾸준히 만들어왔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화분이나 화병 등의 화기를 즐겨 만들게 된다. 아무래도 꽃을 만지는데 익숙해서인지 화기는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좋아하는 꽃과 어울리게 만들게 된다. 현재 4년 정도 한 곳에서 배우고 있으나 자기 색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고 흙도울의 김학수 도예가가 갖고 있는 것들을 온전히 배우고 싶다고 한다. 발코니를 운치있게 하는 옹기류들 주방 곳곳엔 직접 만든 그릇들 이인숙씨의 발코니를 운치있게 하는 옹기유를 바른 연가煙家와 항아리들은 흙도울 수강생들이 많이 하는 작업이다. 흙도울공방에서는 다른 공방에서는 배우기 힘든 목물레 타렴기법을 배울 수 있다. 키가 큰 연가도 타렴기법과 층을 나누어 붙이는 방법으로 큰 어려움 없이 제작한다. 작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결과물들을 남기고 식탁 위에도 장식장 위도 온통 도자기들이 차지하게 됐다. 철화도 그려보고 화장토로 장식도 해보고 수업내용에 맞춰 그때그때 충실히 따라간 흔적들이 역력하다. 그중 방 한켠에 놓여있는 도자테이블은 넓은 윗면에 철화로 촛대를 그려 넣어 그의 신앙심을 표현했다. 직접 만든 그릇에 꽃을 꽂고 작은 식물들을 심어 기르고 이렇게 꽃을 담아 선물하기도 한다. 모양 좋게 담아내는 솜씨 덕에 조금 미숙한 도자기도 꽃과 어우러지면 꽃도 도자기도 더욱 돋보인다. 이인숙씨는 도자기와 꽃꽂이 뿐 아니라 요리도 좋아한다. 직접 만든 그릇들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가도 자신의 요리를 담아내면 뿌듯해진다. 요리할 때도 레시피에 충실한 편으로 활달한 성격과 달리 어떤부분은 꽤나 고지식한 편인가보다. 아담한 체구의 이인숙씨의 밝은 표정은 보는 사람도 기분 좋아지게 한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별다른 욕심없이 작업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상의 일부처럼 꾸준히 작업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02이삭이앤씨 large
03미코하이테크 large
대호CC_240905
EMK 배너
01지난호보기
09대호알프스톤
월간도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