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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도예전 - 창 안의 풍경 2005.4.20 - 2005.4.26 통인화랑
  • 편집부
  • 등록 2005-05-31 04: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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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준 선물 글 김진아 _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센터 연구원 이정미의 작품에서는 힘이 느껴진다. 거친 느낌의 질감과 묵직하고 단순한 형태에서 오는 강렬한 이미지가 시야에 먼저 들어오기 때문이다. 크기는 다소 작아졌지만 과거의 대형 조형작품을 제작하던 느낌은 여전히 남아있다. 추상회화의 형식을 추구하는 조형방식도 변하지 않는 그녀만의 표정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가 선택한 주제는 창문을 통해 바라본 풍경이다. 그러나 여기서 제시되는 창문은 건축학적인 창窓이 아니라 광범위한 주제를 응축시키기 위한 도구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또한 주제의 시간적, 공간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선택된 장치이기도 하다. ‘창 안의 풍경’이라는 전시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칫 진부해 질 수도 있는 풍경이라는 주제를 창窓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안성의 한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스튜디오의 창문으로 보이는 모습들은 도시의 풍경에 익숙해 있던 작가의 시선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자연의 모습 하나하나가 새로운 작품의 모티브가 된 것이다. 그녀의 작품이 변하게 된 것도 이 시기와 맞물린다. 이러한 시선 변화는 도벽에 가득 그려졌던 도시의 풍경들을 점차 가리고 자연을 닮은 형태와 색을 찾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변화가 바로 작품에 힘을 실어주는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시작품들은 대부분 사각형이라는 단순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흙과 유약이 가지고 있는 질료적 특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추상회화의 형식을 접목시킬 수 있는 가장 용이한 형태를 캔버스의 사각형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의 구체적인 재현에서 이탈하여 풍부한 물성과 은근한 색채를 통한 추상적인 표현은 작품의 회화성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또한 자르고, 긁고,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얻어지는 독특한 질감의 도판들과 땅에서 바로 잘라낸 듯한 두터운 양감의 화기와 접시들, 나무둥치를 그대로 잘라 가져온 듯한 합 등은 작품의 조형적 의도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실용성으로의 연결을 모색한 흔적이 잘 나타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제를 단순화하고 추상화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실험적인 자세, 특히 재료의 선택과 사용에 대한 부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교적 많은 종류의 소지와 발색제를 사용하였으나 자연으로부터 얻어지는 순수한 질료의 느낌보다는 인위적이고 보편적인 물성이 우위였다는 생각이다. 물론 작가가 지닌 작업에 대한 열정에 비하면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 것은 극히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거친 듯 하면서도 심플한 형태의 도벽들과 무게감이 돋보이는 접시들, 마음이 푸근해지는 유약의 빛깔들은 작가가 가진 장점들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그녀의 주변에는 작품에 힘을 실어줄 변화의 요소가 무한히 남아있다. 시선을 고정하지 않고 새로운 풍경들을 계속 눈을 돌린다면 관객들은 그녀의 작품에서 더욱 친근한 자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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