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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도예전 2005.6.8 - 2005.6.29 토마도갤러리
  • 편집부
  • 등록 2005-07-24 02: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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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본능歸巢本能 글 김진아 _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센터 연구원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는 <경험으로서의 예술>이라는 저서에서 인식의 한 형식으로써 경험을 언급하고 있다. 작가가 겪는 경험이 미의 인식, 곧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원은 대학시절 도미하여 겪었던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에 대한 경험으로 인해 얻음과 잃음, 감춤과 드러냄, 비움과 채움, 연약함과 강인함, 존재와 부재 등의 이분법적인 패러독스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작품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은 매우 형이상학metaphysics적이다. 비록 작품의 근원은 이분법적인 사유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내용은 서로 다른 두 세계를 극복하고 자기의 존재근거를 찾아 돌아가려는 근원환귀根源還歸에 충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의 궁극적인 근거를 바로 이분법적인 발상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쇼펜하우어나 니체가 주장했던 존재의 근본적 본질 탐구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재원은 노동집약적인 프로세스와 페어pair 혹은 집합적 형식의 설치를 통하여 작품을 제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노동은 천시되는 행위 중의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바늘 하나로 행해지는 고된 노동을 선택한 이유는 바느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자신이 행하는 반복적 제작과정을 동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예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에서 탈피하여 철학적 사고에 바탕을 둔 그녀의 작품에서 반복적 행태의 노동은 본질에 대한 명상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두 개 이상의 작품을 집합적으로 설치함으로써 내용과 형식을 효과적으로 엮어내고 있다. 작가는 이분법적 논리에 사로잡힌 자신의 정체성과 문화적 이질감에서 비롯된 고국에 대한 향수를 개별적인 오브제 안에 담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을 의도적으로 같은 공간에 놓음으로써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재현함과 동시에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보편적이고 전체적인 진리를 구하고 있다. 즉, 전시장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은 꽃잎들과 한땀한땀 심혈을 기울인듯한 바느질 드로잉에서 보여지는 집합적인 형상은 작가의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작가는 노동을 귀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경 - 넓은 들에 줄 맞춰 피어있는 라벤더와 긴 이랑들이 하염없이 펼쳐진 논의 풍경 등 - 뿐만 아니라 어린시절 어머님이 손수건에 수 놓아주신 조그마한 꽃 한 송이조차도 모두 노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재원은 이러한 사유를 바탕으로 예술을 위한 의도적인 노동이 아니라 본능적인 노동의 결과로서의 예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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