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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형 도예전 - 따뜻함을 일깨우는 나무들의 향연
  • 편집부
  • 등록 2006-01-24 18: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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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형 도예전
2005.10.19 - 2005.10.25 통인화랑

 

따뜻함을 일깨우는 나무들의 향연

 

글 이헌국 _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교수

 

곤옥골에 부는 바람으로 보아 오늘따라 벌써 겨울이 왔나 싶지만 아직은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아쉬운 가을인가 싶다. 지나간 여름 우렁차게 양어깨들을 뻗치던 밤나무, 감나무, 소나무들의 축 늘어진 가지에 붙어있는 잎사귀는 어느새 힘겨운 듯 담담하게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술인들의 마음의 고향인 인사동거리에도 같은 바람이 불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상업주의에 물들기 시작한 아쉬운 마음에 발길이 무거워지는 우리시대의 아픔으로 여겨진다. 필자가 8월말에 귀국한 이후 최근에 열린 도예전들을 감상하면서 H교수의 지천명의 역동적인 역작들, S도예가의 끈기 있는 자기세계의 표출, K, J, Y 등 젊은 작가들의 무한성에 도전하는 정신이 깃든 작품들을 보면서 힘들고, 답답하고 고통스런 시대적인 슬픔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오랜만에 통인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 강진형 교수(여주대)의 작품도 그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전시장 내부 전체를 메운 나무들의 기지개는 크고 작은 접시라기보다는 대자연을 캔버스에 담아 실내에 옮겨 놓은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쓰임새의 목적을 의식하고 만들었다기보다 살아있는 나무의 생명에 의한 생동감을 연출하고 살아 숨쉬는 듯한 예술성은 면과 가지사이의 투과되는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된다. 이것은 곧고 바른 나뭇가지의 형상을 추상표현미술에서 느끼는 기하학적인 차가운 추상으로 이지적이고, 공간성을 추구하는 표현사고이다. 이것은 예술가라면 누구든지 작가자신의 예술의 표현대상을 자연 속에서 찾으려는 자아의 관념적 사고에서 비롯된다. 이는 곧 신을 제외한 모든 만물들이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평범하고 위대한 섭리를 따르고 있음이다.
미국의 현대도예가 해방의 시기를 맞이하면서 유럽의 미술과 디자인에 오랫동안 구속되어 왔던 것을 벗어나는 시기였으며 구성주의의 유입, 그리고 미로나 피카소처럼 1950년대 초 현대 도예 작가들의 추상표현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작가 강진형도 이러한 표현사고에 호응하면서 그가 지닌 개인적인 품성과 인격에서도 이해가 되듯이 성격에 있어 곧은 강직성과 함께 상대와의 유기적인 인간관계의 조화를 잘 이루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
즉, 이는 작가의 모습을 닮은 듯 나무의 곧은선과 면에 의해 형성되는 공간은 상호 역동적으로 추상의 형상으로 표현되어지는 수법은 매우 능수능란하여 표면유약의 균열면과 더불어 차가운 모습으로 바뀌어 오히려 따뜻함을 일깨워주는 나무들의 향연으로 느껴진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대도예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고 생각된다. 대학에 전공학과의 감소 추세와 도예를 기피하는 현실 그리고 더 이상 변화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도예계의 모습을 이해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전환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이다. 이는 기계보다는 좀 더 수공예적이고 실용보다는 좀 더 깊은 예술성을 추구하면서 변화를 추구할 때에 비로써 우리의 현대 도예가 진정한 예술로써 새로운 자리 매김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시도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는 강진형의 작품세계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는 조형성의 그릇으로 재현되어 우리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도 미美와 기器와 용用이 함께 잘 어우러지는 도자예술을 펼쳐 보이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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