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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도예계 향방 - 동아시아 도예 네트워킹의 실현가능성
  • 편집부
  • 등록 2006-03-10 17: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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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도예계 향방

동아시아 도예 네트워킹의 실현가능성
글 우관호 _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교수

그 동안의 경위
동아시아 즉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세나라에 국한시켜 도예를 통한 문화적 네트워킹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사실 동아시아 도예의 네트워킹은 이미 1991년 일본 시가라키信樂에서 개최되었던 세계도예제에서 논의되어 마땅한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런 것은 사소하고 지엽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는지 탈아시아 지향의 일본취향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전시행사에만 치우쳤던 기억이 있다. 이후 2001년 600만의 관객이 참여했다는 세계도자기엑스포에서도 역시 세계화의 바이러스가 큰 힘을 발휘했으며 2002년 중국 포샨佛山의 도자기엑스포 - 규모는 훨씬 작았지만 - 에서도 그저 세계화와 국제화에만 주력을 하는듯한 인상을 받았다. 2005년의 세계도자기 비엔날레의 학술회의 역시 방만한 주제의 나열과 현황진단 등의 난상토론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외에 필자가 참가하였던 여러 유형의 학술회의에서도 소주제 발표 정도 외에는 아무 것도 기대할 것이 없었다는 것이 그 동안 느낀 솔직한 심정이다.

네트워킹을 위한 모색
이 글의 주제가 되는 동아시아 도예 네트워킹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11월 17일 밀알미술관에서 주최한 한중일 도예교류전 기념 세미나에서 거론되었으므로 그간의 경위에 대해서 먼저 설명한 후 골자들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생각하였던 것은 향후 우리나라 도예의 실질적 발전을 위한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었다. 외국의 작가들을 불러 모아 한 번의 전시회를 여는 것으로는 아무런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필자의 판단이었고 따라서 보다 구체적인 대안들을 모아서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한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도예계에 이론가가 절대 부족한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발표자의 신중한 섭외는 물론이고 세미나의 취지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였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세미나의 취지와 내용을 발표자들에게 알린 후 작성된 원고들을 검토하고 다시 조정하는 방향을 취하였다.
발표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동아시아 세 나라에서 네트워킹이 필요하다는데 모두가 동의를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인쇄매체의 발행, 홈페이지의 공유, 연구센터의 설립, 학생 및 교수 교환프로그램, 레지던스의 활성화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또한 각 나라의 네트워킹을 위한 창구로는 일본의 경우, 가나자와 미술공예대학과 공예연구소가 주축이 되고 중국은 중국예술연구원의 도예연구소가 허브역할을 하자는데 까지 진척이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내용들은 이미 어떤 자리에서든 한 번 쯤은 논의되었던 것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탁상공론으로 그칠 수 있는 우려 또한 없지는 않았다.

네트워킹을 위한 전제조건
세미나 이후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곳은 일본이었다. 세미나에 참가하였던 작가들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조직구성과 역할 분담까지 완료하였다고 통보해왔다.
중국의 경우는 이미 지난 10월 경에 시안西安에서 약 50여개의 대학이 모여 조직된 학회를 네트워킹의 거점으로 하겠다는 제안이 있었다.
따라서 두 나라의 경우에는 조직의 활성화와 구체적인 움직임에 대한 내부적인 공감대의 형성만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우리나라라고 생각한다. 사실 11월 전시회에 초대되었던 국내작가들 대부분이 대학의 교수들이었지만 세미나 당일의 출석률은 저조하였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공예학회와 도예학회가 존재하고 있으며 가장 큰 작가단체인 현대도예가회도 활동 중이다. 그러나 도예학회나 현대도예가회에서의 활동 범위는 매우 한정적이며 전시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어제 오늘에 걸쳐 일어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현대도예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만연되어 온 일종의 자기방임에 대한 결과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초적인 걸림돌을 어떤 방법으로 극복해야 하느냐가 또 다른 과제가 된다. 답은 간단하다. 기성작가들의 희생 특히 교직에 몸담고 있는 작가들의 무조건적 자기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며 이 글을 통해 강력히 촉구하고 싶다.
사실 어떤 조직을 사회봉사와 환원에 목적을 두고 운영하려면 구성원 대다수의 희생과 봉사가 요구된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경비를 만들고 아무런 댓가 없는 봉사를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어야만 그 조직은 훗날의 영광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킹을 위한 실행방안
사실 동아시아 삼국의 네트워킹이라고 하는 것은 도예에 관한 이론과 기술 및 제반 상황에 대한 정보전달과 그로 인한 자기반성을 통해 자국의 도예발전을 위한 문화적, 교육적 이익을 취하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몇 가지 구체적 방안들은 필수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학생 및 교수 교환프로그램과 레지던스의 활성화 등은 개인적이고 지엽적인 효과에만 국한될 수 있다. 또한 연례세미나의 경우도 장기적으로는 문제제기 및 대안모색에 효과적일 수 있으나 타성적으로 흐를 우려도 적지는 않다. 그렇다면 우선 실행 가능하고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인쇄매체와 홈페이지의 개설 등이 아닐까 한다.
특히 홈페이지의 경우 오늘날의 젊은 작가나 학생들에게 매우 익숙한 도구이지만 세 나라 언어로 그것을 관리하고 유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우선은 계간지 형식의 무크지를 세 나라 언어로 발행을 하면 어떨까 한다. 각 국에서 통일된 목차에 따른 원고를 상호 교환한 후 각 국의 실정에 맞게 자체적으로 번역 편집한 후 배포하고 별도로 영역본을 만들어 영어권 및 유럽 등으로 보내어 아시아 도예의 현황과 가능성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기존의 작가들과 교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며 특히 예산확보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출혈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민간의 활동이 지속적이면서 효과적으로 전개되면 정부차원의 보조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네트워킹을 위한 선례
내년 1월 일본의 아이치현도자자료관에서 개최되는 한일현대도예-신세대의 교감전의 시작은 매우 소박하였다. 홍익대와 아이치현립예대 두 학교 대학원생만의 작품전으로 시작되었던 이 전시회는 이제 3회째를 맞이하게 되었고 한일 양국에서 16개 대학이 참가하며 실험적으로 중국의 5개 대학이 초대됨으로서 한중일 세 나라에서 모두 21개 대학 160여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처음 이 전시회를 기획할 때는 내년의 규모처럼 커지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으며 다만 다음 세대들을 위한 교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어야 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따라서 전시회 뿐 아니라 세미나, 워크샵, 작품 프리젠테이션 등 부대행사 등을 통해 학생들 간의 교류의 깊이를 더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특히 일본 국내에서의 참여는 적극적이었고 전문매체에서는 한일 양국간의 대결구도라고 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바로 이러한 사례가 동아시아 도예 네트워킹의 실현을 위한 첫 단추가 아닌가 한다. 물론 이 전시회외에 크고 작은 교류전을 통해 네트워킹이 이미 시작되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나 친목회 정도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서로의 언어소통이 자유롭지 못하고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소품 중심의 전시회로만 그치다보니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교류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네트워킹의 목적
지금 우리나라의 도예계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도예가들과 작가 지망생들을 일깨우는 텍스트의 생산이다. 한 두 개의 전문매체와 홈페이지만으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따라서 동아시아 도예 네트워킹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 나라의 현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가늠하여 우리의 현실에 부합하는 이론적 기반의 수립과 그것을 통한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데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200여명 가까운 회원을 가진 단체와 연간 수십억의 예산을 쓰는 재단 또는 국가기관이 있으며 유수의 대학들이 있다. 각 단체와 기관 및 대학들이 나름대로의 본분에 맞추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거시적인 비전의 제시와 그것의 실현을 위한 합의와 양보에는 비교적 인색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동아시아 도예 네트워킹은 바로 우리나라 도예의 반성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교두보이고 따라서 그것의 가능성을 타진하기보다는 우리가 솔선하여 시행해야 할 너무나 당연한 과제인 것이다.
 

 

필자약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공예디자인과 졸업
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과 부교수
개인전 5회(서울 후쿠오카 교토)
국내외 단체전100여회
한일현대도예4인전(이타미시립공예센터, 일본)
싸이코드라마(성곡미술관, 서울)
국제도예초대전(포샨, 중국)
한미일 현대도예 교류전(긴자갤러리, 일본)
EX:CHANGE(마이애미,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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