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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라믹기술원<도자특화인재 창업·창직 지원사업>
글쓴이 : 월간도예
작성일 : 21-12-06 11:16
조회수 : 1,727

한국세라믹기술원
<도자특화인재 창업·창직 지원사업>
작은 도예 공방 성장기
도자 예술로 창업하는 시대

.문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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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이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찾아 나선다. 창업을 결심한 사업자로서 제작과 운영을 이어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작부터 판매까지 챙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도전이란 이름으로 그 일을 해내고 있다. 예술 작가 정신과 누구나 공감할만한 아이디어 상품 사이에서 창업의 방향성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작업이 어떤 사업성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한다. 창업과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타진중인 세 공방을 만나보았다.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선물 합
세라오브함재연

세라오브는 도자기의 Ceramic과 원형을 뜻하는 Orb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세라오브는 결혼반지와 작은 악세서리를 담는 합을 제작한다. 합뚜껑의 중앙에 부부의 모습을 나타낸 두 마리의 동물 형상은 리본과 왕관을 쓰고 반지를 바라본다. 반려동물로 친숙한 개와 공양이 같은 동물을 선택해 부드러우면서도 친숙한 느낌을 주었고, 반지 함이라는 것이 돋보이도록 작은 반지 모형을 장식한다. 주문 제작을 통해 날짜나 이니셜을 새겨 완성한다.

함재연 작가는 자신의 결혼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현재의 세라오브를 만들었다. “다양한 결혼 선물을 받다보니, 인테리어에 어울리면서 작은 포인트가 되는 소품을 잘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이처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더한 제품을 만들어 보고자 생각했어요.” 백자의 간결함과 금의 우아함이 돋보이는 작품은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함재연 작가는 도예를 전공하고 도자기 회사에서 온라인 업무나 사진 촬영과 같은 일을 했지만, 나만의 도자기 브랜드를 꿈꿔왔다. 2015년부터 생각에 머물렀던 아이디어는 지원 사업을 통해 현실화 시킬 수 있었다. 한국세라믹기술원의 도자특화인재 창업·창직 지원 사업은 창업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금과 세무나 홍보, 마케팅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아이디어 보호와 지식재산권 수업은 저작권을 넘어 산업 영역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저작권은 작품성을 보호받는 것이고, 비즈니스 영역이 되면 특허, 실용신안, 상표권, 디자인권처럼 지식재산권이 된다는 걸 배웠어요. 개인 비용 부담이 큰 상표권 등록과 디자인 등록은 초기사업비지원로 집행했는데, 집행한 사업비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어요.”

그는 현재 신혼집의 작은 방을 개조해 작업실로 쓰고 있다. 석고 몰드를 이용한 캐스팅 작업은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작은 공간에서 작업하다 보니 작업 과정도 치밀해진다. 홈스튜디오에는 석고 몰드 보관과 기물 건조를 위한 건조대와, 작은 손물레를 두고 성형을 진행하는 작업대가 들어서있다. 수금을 사용하는 만큼 환기에 대해 신경을 썼고, 가정에서도 사용가능한 0.03루베의 가마를 베란다에 두고 사용한다. 꼼꼼한 작업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업을 진행 중인 작가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매체를 통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라오브의 제품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12월 중으로 만나볼 수 있다.

 

 

 

생명이 가진 선을 주목하는

세 번째 흙김가은

흙은 초벌과 재벌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 세 번째 흙의 모습인 도자기로 탄생한다. 김가은 작가는 여러 공정을 거쳐 물질적 특성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세 번째 흙이라는 브랜드명을 지었다. 그는 식물의 씨앗이나 잎사귀, 가시와 같은 자연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다기(茶器)의 형태와 색으로 나타낸다. 김가은 작가의 다기는 굽의 형태가 독특하다. 식기는 세척 후 뒤집어 건조하는데, 그 과정에서 굽에 관심을 가졌다. 자연적인 요소 중에도 생명의 근원인 씨앗에 집중하였고, 제비붓꽃이나 청사초, 여우고리풀의 씨앗과 같은 작은 돌기 형태로 나타난다. 굽에서 찻잔의 몸체로 이어지는 형태는 식물의 줄기나 잎과 같은 선에 주목한다. 우러난 찻물의 수색이 잘 보이도록 백매트 유약을 사용하였고, 굽 부분은 대비를 주기 위해 어두운 태토를 사용하였다. “작업을 하다가 혼자 차를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자연스럽게 1인용 차 도구에 관심이 생겼어요.” 차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차를 마시는데 필요한 도구는 여전히 복잡했다. 그는 개완과 찻잔을 이용해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1인용 차 도구를 구성했다. 또한 실용성을 위해 개완과 찻잔을 포개어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개완은 찻잎을 우려 찻물을 따라 마시는 차 도구이다. 복잡한 과정을 축소하여 쉽게 차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산에 대한 어려움을 겪던 작가는 한국세라믹기술원 도자특화인재 창업·창직 지원 사업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 방식을 연구하게 되었다. “제품 디자인 개발과 석고몰드 제작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대량생산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디딤돌이 되었어요.” 한 작업에 갇히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닿는 것이 김가은 작가의 목표이다. “현재는 씨앗이나 가시 등의 포괄적인 형태로 표현한다면, 앞으로는 민들레나 유채꽃과 같은 단일 식물의 이야기를 소재로 담고 싶습니다.”

작가는 도자기를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것과 창업을 하는 일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전했다. 제작 기술을 넘어 디자인 보호나 회계일은 작업만 하는 사람들에겐 낯설고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의 강의나 교육프로그램과 같은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전했다.

 

 

 

나만의 의식을 위한 향

얼트홍지수

‘Eart’는 흙으로 만든 것이라는 뜻으로 ‘Earten Things’를 줄여 만든 단어이다. 얼트의 슬로건은 나만의 의식이라는 뜻의 ‘For Everyday Rituals’이다. 그는 초벌한 돌 조형에 아로마오일을 떨어뜨려 발향하는 향합이나, 기공을 가진 기물이 향을 머금고 풍기는 플레이트 형태의 오일 드로퍼를 만든다. 흑과 백의 색으로 구성된 제품은 눈이 내린듯한 질감을 보여준다. 평소 향기에 대한 관심이 많던 작가는 아로마오일을 직접 사용하면서 이를 위한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얼트의 작품은 기물 표면에 오일을 떨어뜨리거나 향을 피운다. 디자인은 초벌기를 담은 합과 도넛 모양의 오브제 두 가지이다. 향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정감을 주는 일은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와 닮아있다. 홍지수 작가는 사람들이 향을 통해 스스로에 집중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작가는 스프레이 기법을 활용하여 표면에 생기는 질감의 다양성에 주목한다. 최근에는 흙물을 붓으로 칠하면서 생기는 불규칙한 패턴을 활용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니트디자이너에서 도예작가가 된 직업의 전환이 바탕이 된다. “실에도 다양한 질감과 색감이 존재하듯, 흙으로도 다양한 질감을 나타내고 싶어요. 분무되거나 칠해졌을 때 생기는 촉감이 주는 안정감을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어요.”

그는 한국세라믹기술원 도자특화인재 창업·창직 지원 사업을 통해 평소에 관심이 있던 버려지는 종이나 초벌기 같은 재료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작가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에 관심을 두었다. 그는 금이 가거나 깨진 초벌기를 볼밀이나 유발로 곱게 갈아 물이나 점토와 섞여 다시 사용한다. 재활용된 점토로 만들어진 조약돌 모양의 도자기는 아로마오일을 머금고 향을 뿜어낸다. “망가진 초벌기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일에 초기사업비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종이나 톱밥 등 다양한 재료도 구입하여 질감 표현에 대한 연구할 수 있었죠. 사업계획서 작성법에 대한 교육도 사업비 집행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정확한 목표와 계획을 설정하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작가는 공예품을 셀렉하여 판매하는 편집숍의 기획으로 향 전문가와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오일이 아닌 스틱이나 가루 등 다양한 향 제품에도 활용을 적용하고, 더 나아가 생활과 관련된 도자 제품들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표이다. 홍지수 작가는 예비창업자에게 혼자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어떤 작업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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