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숙 도예전
2006.4.12 - 2006.4.18 가나아트스페이스
추억여행 - 꿈의 축제
글 최남길 _ 부천대학 문화상품디자인과 교수
도예가 전대숙은 지난 시간에 대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여행으로부터 자신의 작업에 대한 출발점을 두고 있다. 자신의 작업주제에 대해 “보따리는 분명 유기적 포용성과 함께 기나긴 세월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의 작업이 보따리란 모습으로 구체화되어 작품에 이르게 된 것은 인동초 같은 세월을 산 우리네 할머니와 어머니의 자화상이기도 했기에 그 넉넉한 마음을 표현함이 작품의 출발점이다.”라고 말한다. 이번에 보여준 전대숙의 작품은 석고틀에 의한 캐스팅 기법을 바탕으로 긴 시간에 대한 배려와 성실성이 요구되어야만 완성되는 작업들이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난 크기의 대범함이나 형태적 구조의 난해한 조형성 등은 지금까지 보아온 캐스팅기법에 의한 안정적 구조가 아닌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요구하는 작업들이다. 하나의 작품 완성을 위해 여러 개의 개체를 결합하여야 함은 물론 성형을 위한 사용형 석고틀의 분할에 대한 치밀한 계획도 수반되어야만 가능한 작업이다.
지난 수년 동안 작업에 대한 전 과정을 지켜 본 필자로서는 작가의 조형표현의지가 무척 섬세하고 집요한 것에 놀랐고, 하나의 작품 완성을 위해 많은 사고와 철저한 과학적 논리에 근거를 두면서 작업 진행상 발생되는 기술적 노하우를 스스로 터득해가는 성실성에 작가적 기질을 엿볼 수 있어 참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 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가듯이 선택한 소재를 스스로 해석해 나가는 조형적 사고와, 구체적 형상을 표현해 나가는 기술적 테크닉을 충분한 사고와 수리적 계산에 의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섬세함 뒤에는 작가 자신의 무한한 노력과 근면함, 거기에 자신만이 갖는 확고한 조형의지에 대한 지혜로움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작품에 사용한 다양한 물성의 재료들(브론즈, 스테인레스 밀러, 큐빅 등)은 자칫하면 백색위주의 작품에서 그 무게감이나 색감, 혹은 각각의 물성으로 인해 서로 부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염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시도로 안정되게 표현했다.
작가 스스로도 남이 시도하지 않은 나만의 조형을 표현하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한다. 그것이 설령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규모가 있어 기술적으로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작업이라도 흙이라는 질료를 통하여 조형의 완성도를 높여 합리적 결과물을 얻어가는 것이 본인 자신의 즐거움이라 했다.
새로운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비록 늦은 나이에 시작했으나 늘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오랜 시간 필자와 작가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관계로 지속해 왔다. 수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가르쳐온 자의 능력을 훌쩍 넘어 스스로의 조형세계를 확고하게 다져나가는 모습에 필자 자신도 참 고맙고 즐거움에 스스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그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도자예술에 대한 예술적 사고 표출 욕구는 무한하다. 표출하고자하는 영역이 어디까지 인가는 작가 자신만이 알 뿐이다. 이러한 예술적 의지가 확고하기에 마흔 넷이라는 나이가 결코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늘 재미있는 추억 이야기를 하듯이 자신의 조형세계를 펼쳐 가는 그에게 벌써부터 또 다른 그의 생각과 손의 흔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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