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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버터리의 가공되지 않은 신체
  • 편집부
  • 등록 2006-06-09 18: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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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eramic Art - Artist

캐시 버터리의

가공되지 않은 신체

글+사진 최석진 _ 도예가

보통 손바닥 한 뼘 크기보다 작은 캐시 버터리의 작품들은 기묘하게 뒤틀린 형태에 직관으로 선택된 향기로운 색채, 그리고 완성에 이르기까지 긴 작업 여정을 연상시키는 작가 특유의 섬세함이 있다. 또한 작은 형태 하나하나 마다 묻어나는 작가의 밀도 있는 목소리는 감상자의 흥취를 돋운다.
버터리는 필라델피아의 무어 대학에 입학한 후 친구가 배우는 도예수업이 재미있을 거란 생각으로 다음 학기 도예 과목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점토는 단지 항아리를 만드는 제한된 재료로 생각될 뿐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토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어렵다고 느꼈다. 도예 수업에 대해 흥미를 잃어가던 중, 무어 대학에서 미 서부 활동 도예가인 비올라 프레이Viola Frey의 개인전과 작업 시범이 있었는데 그 일은 버터리의 마음을 바꾸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버터리는 강한 에너지를 발하고 있는 프레이의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인체 조소 작품들을 통해 점토가 단지 기를 만드는 재료 이상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프레이와의 만남은 버터리에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리려는 듯 마치 빛을 발하는 전구와 같이 조용히 그녀의 마음을 이끌었다.
그 후 버터리는 10kg이 넘는 흙덩이를 물레 위에 놓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크기로 되풀이하며 작업했다. 또한 회화적 표현에 관심이 많아 도자 표면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부조처럼 표면을 깎아 내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2년 동안 그녀는 스스로 펑키한 일이라고 표현하는 다양한 일들을 했는데 그 중 하나는 필라델피아의 램프 공장에서 동으로 몰드를 만드는 일이었다. 또한 한국,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여행한 경험을 활용해 중국 백자 혹은, 분재의 나무 받침을 연상시키는 형태들로 표현해 내기도 했다.

버터리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데이비스UC Davis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 수업은 그녀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 넣었다. 당시 캘리포니아 대학에서는 혼자 무척 넓은 도예 작업실을 쓸 수 있었는데, 그녀는 그 공간을 채우며 거의 2m가 넘는 작품들을 만들었다. 하루는 그녀의 지도 교수가 그녀의 작업실을 방문 했다. 그리고 그녀가 만들고 있는 거대한 작품들 가운데 15cm가 채 안 되는 작은 점토 조소 작품을 들어 올리고는 “이거다!”라며 “이 작은 흙덩이 안에 너 자신이 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라고 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북부의 펑크도예가 로버트 아네슨Robert Arneson도 그녀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버터리는 아네슨의 두상 인물상 중에서 번조 과정 중 깨진 부분을 에폭시로 바르고 그 자리가 그대로 드러나게 둔 작품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 한다. 갈라진 부분을 다른 재료로 발라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녀는 아네슨에게서 실수는 항상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의 직관을 믿는 것, 자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배웠다.

버터리의 작품에는 세심한 공이 들어 있다. 아주 얇은 코일로 성형해 오랜 시간이 걸려 완성한다. “나는 만드는 시간을 사랑한다. 나는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리든 상관없다. 대충 만든 작품이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이 표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작품에 따라 완성하기까지 9개월 넘게 걸린 적도 있다. 또한 “작품을 만드는 동안 감상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관객으로부터 내 작품을 통제 받고 싶지 않다.”, “나는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내 작품들은 나의 직감에서 온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녀는 12번에서 20번씩 반복해서 번조한다. 번조할 때 마다 시간의 기억 층들이 표면에 입혀진다. 고화도 번조를 되풀이하기도 하고 온도를 점점 낮추어 번조하기도 한다. 작품에는 다양한 색감의 유약과 표면 질감으로 재질의 복합성이 넘쳐난다. 또한, 「코르크로 온통 검게 칠해져 있어서 갈 곳이 없다」, 「청소년 미개간지」와 같은 작품제목에서 풍기듯, 그녀의 작품들은 유머러스하면서 화려하고, 미숙함과 매력 사이에의 혼합과 반향을 울리고 있다. 버터리는 “나는 내 작품 안에 모순이 있는 것들에 흥미가 있다. 예를 들면 아주 값비싼 중국 명시대의 화병을 거꾸로 들었을 때 그 밑에 어린애가 씹다가 붙여놓은 껌을 발견한 것과 같은 경우이다. 이것은 아주 재미있고 또 아름답고, 추하고 실제적이다.”라고 했다.
평론가 크리스토퍼 마일스Christopher Miless는 “정교하고도 미숙한 버터리의 도예는 신체를 오랜 역사의 도예기기로 확대 시킨다. 눈부신 색감과 형태는 재미있기도 하지만 때로 신랄한 풍자를 하기도 한다. 인간 결함의 해석과 취약함, 이로부터 안정과 유지를 원하는 방향은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 이입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배우들의 공연이다”라고 표현한다. 또한 “아주 작은, 증류되거나 왜소해진 욕망의 커진 물체가 실제함을 갖는 것 같은 론 네이글Ron Nagle의 영향을 보이기도 한다” 라고 평한다. 

버터리는 자신의 영감에 대해 “나는 내가 거주하는 뉴욕시의 삶, 문화와 미술관 등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관심이 많다. 나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작품의 소재로 사용한다. 요즈음은 전쟁과 지구 온난화가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관심사이다.”라고 말한다.
그녀의 작품은 비평가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스키드 모어 대학Tang Gallery, Skidmore college의 갤러리에서 실시된 평가를 통해 54th 카네기 인터네셔널Carnegie International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미시시피주의 빌록시에 있는 오케프 박물관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캐시 버터리
MFA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BFA 무어대학, 필라델피아
개인전 16회
2005 <New Horizon of Ceramic Art> 이천 세계 도예 비엔날레
2004~2005 카네기 인터네셔널, 피츠버그
2003 가나자와 세계 공예 포럼, 일본


「File 0670」
「File 0673」
「Big baubles」
「Yo」
「All corked up And No Place to Go」
「Why not Knot」
「Pick up Sticks」
「Fling」
「Fall into Spring」

필자약력
이화여자 대학교 졸업,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국내외 8회
버지니아 박물관 초청 레지던시 아티스트
이화여대,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강사 역임
현, 크랜불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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