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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김종훈
  • 편집부
  • 등록 2006-07-12 17: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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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김종훈

조급하지 않은 순수한 열정 빚는 찻그릇 작가
장작가마처럼 더디지만 깊이 있는 작업 소망

올해 서른다섯살의 작가 김종훈씨는 요즘 한창 새로운 작업공간을 짓느라 햇볕에 그을린 모습이다. 지난 4월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 1층에서 아내인 도예가 문지영씨와 함께 한 부부전도 호응속에 마쳤고, 3살된 아들과 1살짜리 딸 아이까지 있으니 더 바랄게 없다는 소박한 심중을 전한다.

지난 4월 부부전 자연유약 입은 내열주전자 호응
지난 전시에 선보인 작가의 내열주전자는 넉넉한 형태 위에 장작가마의 편안한 색감을 더해서 차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내부는 방수를 위해 시유하고 외부는 통가마에서 번조해 자연유약이 입혀졌다. 내열주전자는 15만원으로 겸손한(?)가격 덕분인지 전시기간 중에 모두 판매가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를 통해 차인들로부터 구체적인 지적을 듣고 관심을 받게 된 것도 좋은 성과였다. 화로에 직접 올려 물을 끓이는 주전자는 내열성은 물론이고 물이 담겼을 때의 무게감을 고려해 태토와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다관에 비해 더 딱 맞아 떨어지는 뚜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의 주전자는 차인들이 편안하게 즐겨 사용할 만한 주전자라는 평을 많이 듣고 있다. 
사실 <조화>라는 제목으로 열린 지난 부부전의 느낌은 두 사람의 작품이 썩 조화된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서로 다르지만 서로의 작품에 대해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고,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여유를 배려하는 게 이 부부가 조화를 이루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전시구성도 함께 디스플레이 하기보다 한 공간을 나눠서 사용하듯이 전시됐다.
직접 채취한 태토와 직접지은 통가마 작업
찻사발과 다관 다식접시 화병 등의 찻그릇을 작업해 오던 그가 선보인 내열주전자는 저마다 황동손잡이를 달고 있었다. 그는 이번 작업을 위해 금속을 전공한 지인으로부터 동을 두드려 원하는 모양으로 판금하는 기법을 배워 직접 손잡이를 만들었다. 작업을 위한 원토를 찾아다니고, 광산을 찾아다니며 채취한 흙은 실험을 거쳐 작업에 사용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0.5루베 정도 크기의 통가마도 그가 혼자서 직접 지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한옥전문가와 함께 2층 작업장을 짓고 있다. 무엇이든 직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가 어쩐지 호기심이 많은 어린아이를 닮은듯 싶다.

찻그릇에 대한 관심으로 직접 다도 익혀
김종훈씨는 단국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하고 학교선배의 작업장과 해강도자미술관에서 도자기 일을 배우며 찻그릇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찻그릇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스로 다도를 배우며 다기의 쓰임에 대해 직접 몸으로 익히고 있다. 현재 우라센케 다도를 배우고 있는데, 일본을 따라가기 위함이 아니라 일본을 알고 따라잡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김종훈씨의 찻그릇은 사질의 원토를 직접 채취해 사용하고 무유번조하기 때문에 종종 물이 스며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버려지는 것들도 많지만 거친 원토의 느낌이 돋보이는 작업을 선호한다. 앞으로 더 많은 실험과 작업을 통해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하게 판매 지금은 과정의 작업
사발이나 주전자가 15만원을 넘지 않는 그의 작품가격에 대해 이유를 물었다.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작품들로 높은 가격을 받는 다는 것이 스스로 말이 안됩니다. 지금은 목표치에 이르기 위한 과정의 도자기들이기 때문에 그 정도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보다 나태해지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지금에 만족한다고 덧붙인다.
서울에서 작업하다가 여주로 내려온지 아직 4년이 채 되지 않았다. 두 아이를 돌보며 부부가 다 작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들의 작업장은 유난히 오가는 사람이 많다. 성격이 예민한 작가들은 싫어할 만도 한데, 도자기를 사러 오는 사람이든, 놀러오는 사람이든, 구경하는 사람이든, 이 부부는 늘 반갑게 맞아주고 웃으면서 또 오라고 말한다. “저희들이 작업하는 곳이지만,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여기 오길 좋아하고, 저희들을 보러 오는 이들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대하다 보면 그만큼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지금 짓고 있는 작업장의 2층은 다실로 꾸며 더 많은 사람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순수한 열정으로 빚는 다양한 계획
그다지 길지 않은 작업경력으로 지금껏 해온 일보다, 하고 싶은 작업과 일이 더 많다. 아직 젊기 때문에,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꿈을 계획하고 오랫동안 작업하기를 소망하는 그에게서 순수한 열정이 느껴진다. 작업공간이 다 지어지면, 지금것보다 더 큰 가마도 짓고 내년 봄 쯤엔 2회 개인전도 열 계획이다. 열심히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그의 순수한 열정이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기대해 본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1 지난 4월 <조화>라는 제목의 부부전을 개최했다.
2 주전자와 그릇들 
3, 4 찻사발 
5 직접 작업한 동손잡이가 달린 내열주전자
6 4월 전시 디스플레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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