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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안젤로 도자공모전과 심포지엄에 다녀와서
  • 편집부
  • 등록 2006-07-14 17: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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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eramic Art : Issue

산 안젤로 도자공모전과 심포지엄에 다녀와서 Ⅰ

Visiting San Angelo National Ceramic Competition & Ceramics Symposium

글+사진 전신연 _ 도예가

지난 4월말, <제16회 산 안젤로San Angelo 도자예술국내공모전>과 <심포지엄>이 산 안젤로 미술박물관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지역에서 선정된 백여명이 넘는 작가들의 도자, 도예조소 작품을 중심으로 개최됐다. 공식적인 오프닝을 시작으로 3박 4일의 기간 동안 전시회, 워크샵 등을 내용으로 지역 전역에 걸쳐 다양하게 이뤄졌다. (사진 1)
산 안젤로는 텍사스 주 서쪽의 조그마한 도시로, 도시 전체가 주말에는 어디를 가든 온통 축제의 분위기였다. 아무 모양새가 없는 흙덩어리가 작가의 손을 거쳐 변화돼 정치적인 이슈가 들어있는 도자조소로, 쓰임새가 있는 도기로, 혹은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심미적인 작품 등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마술 같은 도자예술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텍사스미술위원회는 이번 도자공모전을 그들의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선정한 40개의 텍사스 주에서 꼭 가보아야 할 행사 중 하나로 선정했다.

본격적인 행사가 열리기 하루 전 도착한 필자는 4월 20일 저녁에 열렸던 미술관 야외 리셉션과 텍사스도예협회의 《The Six Pack Show》의 오프닝 리셉션에 참석했다. (사진 2, 3) 텍사스도예협회 전시는 미술관에서 아주 가까운 아담한 단층 건물에서 열렸다. 관람객들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맛있는 멕시칸 음식을 먹고 마시며 흥겨운 음악공연에 흥취해 두 장소를 오가며 도예작품들을 감상하고 담소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필자를 포함한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친근하게 환영하는 분위기를 위한 미술관 관계자들이나, 그 지역 작가들의 배려가 인상 깊었다. 《The Six Pack Show》의 참여 작가인 코니 맥크리Connie McCreary는 전시회의 제목이 “이 쇼를 위해 회원들에게 규격을 6개들이 맥주 박스로 제한하여 그들 나름대로의 도자 작품을 그 크기에 맞게 제작하도록 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전시회를 둘러보며 같은 규격의 제한된 크기 안에서 흙이라는 공통된 재료를 어쩌면 그렇게 다양한 아이디어나 기법, 그리고 이야기들로 표현할 수 있는지 감탄했다.
심포지엄의 첫 날, 아침 8시부터 정오까지 텍사스에서 온 도예작가, 알렉산드라 아뮬레아Alejandra Almuella가 워크샵을 진행했다. 판성형을 기법으로 제작한 비대칭적인 모양의 입구가 막힌 항아리에 스프레이건을 써서 신화에나 나옴직한 변형된 인간의 모습과 자연의 풍광을 검정색의 화장토로 그려내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이 워크샵은 박물관의 일층에 위치한 앤젤로 대학의 도예스튜디오에서 있었다. (사진 4)

같은 날 필자는 앤젤로 대학 미대 교수들, 미술관 관계자들, 초대 작가들과 콜렉터들이 함께하는 특별히 마련된 점심식사에 초대되었다. 산 안젤로 미술관 디렉터인 하워드 타일러Howard Taylor가 필자의 옆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식사를 하면서 현재 열리고 있는 도자 공모전시회에 대한 그의 생각과 미국 현대 도자에 대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하워드는 그가 처음 산 안젤로에 왔던 22년 전에는 아주 소수의 미술관만이 도예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이 공모전은 산 안젤로 미술관을 아주 특별한 존재로 부각시켜준 행사였다고 한다. 또한, 작은 도시이기는 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고, 도자예술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이 도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왔다고 했다. 그는 회화나 조각, 판화 등 여러 장르의 미술들이 도자예술 안에서 이루어지며, 흙을 다루어 만들어 내는 도자 미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익숙함을 줄 뿐만 아니라, 그 대상의 영역도 아마추어 취미생과 어린이에서부터 전문가 영역에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주로 흙을 가지고 놀았고 그 때의 느낌이 서커스를 보러 갔을 때의 흥분되는 기분과 흡사 했다면서, 도자예술 전시회를 통해서 당시의 흥분되는 서커스의 느낌을 미술관에 가져올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그는 흙은 가장 융통성 있는 재료로써 작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작가가 선택한 하나의 재료로 이해되어야 한다면서, 갤러리들도 점차 도예 작품을 회화나 조각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한다.
미술관 가까이에는 두 개의 아담한 예쁜 건물이 있었는데 하나는 아티스트 스튜디오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들의 아파트로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6개월에서 일 년 사이에 아티스트-인-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완성할 것이라고 하면서, 선정된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작업은 물론이고, 안젤로 대학에서 연계된 강의나 수업도 할 수 있고, 어린이들과의 프로젝트, 마지막으로 전시회를 포함한 공공 프로젝트도 가져와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몇 군데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필라델피아의 <클레이아트센터Clay Art Center>, 노스 캐롤라이나의 <팬랜드 아트스쿨Penland Art School>, 몬타나의 <아치 브레이 파운데이션Archie Bray Foundation> 등을 필자가 거론했더니 하워드는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도 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점심식사 전, 필자는 뉴멕시코 대학에서 온 메리라는 교수로부터 필자의 당선된 작품인 「Self-Portrait」이 텍사스 지역에 잘 알려진 콜렉터에게 팔렸다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로버트 아놀드와 루이스Robert & Louise Arnold는 나이 지긋한 은퇴 의사 부부 콜렉터였는데, 주로 블로운글래스와 미국 원주민 인디언의 바구니공예작품Basketry 그리고  도예작품을 수집하고 있었다. 필자가 놀랐던 사실은 우선 그들이 미국 도자의 역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고, 그들의 콜렉션이 미국의 가장 손꼽히는 작가들인 피터 볼커스Peter Voulkos, 폴 솔드너Paul Soldner, 돈 라이츠Don Ritz, 웨인 힉비Wayne Higby, 그리고 얼마전 작고한 릭 딜링햄Ring Dillingham 등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한 450여점이나 된다는 것이었다. 특히 일본의 국보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쇼지 하마다와 도시코 다케쥬의 작품들도 소장하고 있다. 그 컬렉션의 일부로 필자의 작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영광이다.
점심식사 후 사람들은 안젤로 스테이트 대학 아트 빌딩 회의실에서 열린 세라믹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심포지엄은 미술관 디렉터인 하워드 타일러에 의해 진행됐다. 1시 30분부터 약 두 시간 동안 패널 토론과 심사를 맡았던 앤 랭카스터Ann Lancaster의 심사평, 초대 작가인 데이빗 펄만David Furman의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 등이 진행됐다. 그 이후 같은 건물 Huston Harte Center에서 <15th Annual Angelo State University Ceramic Invitational> 전시회의 오프닝 리셉션이 열렸는데, 이 전시회에서는 초대된 미국 내 작가들의 컵이나 사발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두 해마다 열리는 이 공모전은 잘 알려지고 권위있는 심사위원을 도자 커뮤니티 안에서 선정하는데, 올해의 심사위원으로는 휴스톤현대공예센터의 전 행정 디렉터이자 공동 설립자인 앤 랭카스터Ann Lancaster를 초청됐다. 그녀는 심사평에서 크게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첫번째는 ‘다른 공예분야의 재료로 똑같이 만들 수 없는 흙의 물성이 잘 나타나는가?’이고, 두 번째는 ‘미술관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잘 어울릴 수 있는가?’였다. 그녀는 다양한 공예 분야의 여러 작품들과 재료들을 오랫동안 다루어 왔기 때문에 작품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남다르다. 약 천 삼백개가 넘는 슬라이드를 심사하며 그녀는 자신에게 “왜 이것은 흙으로 완성 해야만 했는가?”, “왜 이 이야기는 흙으로만 표현되었어야만 했는가?”, “왜 이 특별한 기법들이 이 작가의 아이디어를 위해 쓰여져야 했는가?”, “다른 재료를 쓰면 더 나아 질 수 있지 않을까?” 등의 질문들을 계속 던졌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그녀가 뽑은 백여개의 작품들은 흙이라는 재료의 특성과, 작품이 하나의 안성맞춤으로 어우러지는 것들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작가의 이름과 약력이 배제된 채 슬라이드만을 갖고 하는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서 이미 잘 알려진 작가들, 독학으로 작업을 발전시킨 작가들, 다른 미술 분야의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폭넓은 전시회가 될 수 있었다고 그녀는 결론지었다.
심포지움 후, 본격적인 전시회 오프닝을 앞두고 콜렉터들과 미술관 방문자들이 흥분되는 모습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6시 오프닝에 맞추어 들어가 본 미술관의 광경은 눈이 휘둥글 해질 만큼 오브제와 공간, 색 등이 아주 잘 어울리게 배치되어 높은 천장의 미술관 실내 풍경을 아름답게 꾸며 내고 있었다. 또한 이미 많은 수의 작품들이 미술관과 콜렉터들에 의해 팔려서 빨강, 파랑 스티커가 작품 옆에 붙여져 있었다.  
작가들은 흙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멋진 조각 작품을 만들고, 작은 작품들을 연결해 인스탈레이션으로, 또한 하나의 오브제로 그들만의 깊은 생각이나, 감정 그리고 정치적인 이슈 등을 말하고 있었다. (사진 5, 6) 작품의 수가 적지 않았지만, 적절한 배치를 통해서 서로 방해 받지 않고 각자의 목소리로 빛을 발하고 있었는데, 3층에 두 개의 연결된 전시 공간들에서는 바닥에 놓여 있거나, 천장에 매달려 있는 등 좀 더 실험적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7)
(다음 호에 계속)

1 산 안젤로 박물관 전경
2, 3 텍사스도예협회의
《The Six Pack Show》 참가작품
4 알렉산드라 아뮬레아의 워크숍

참고 문헌과 웹사이트
http://www.ceramicstoday.com/potw/furman.htm
Interview by author with Howard J. Taylor, 21, April, 2006
From the Juror’s talk, San Angelo, 21, April, 2006
From David Furman’s slide talk, The chicken Farm Art Center, 22, April, 2006
http://www.samfa.org/NCC/david-furman.htm
Interview by author with David Furman, 22, April, 2006

필자약력
이화여대 미술대학 BFA
미국 메릴랜드 프레데릭 후드 대학원 도예과 CE
미국 메릴랜드 그린벨트 시티 커뮤니티센터 레지던트 아티스트 (2001~2004)
현, 메릴랜드 타우슨 대학 도예 전공 MFA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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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erazi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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