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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의 재조명-백자의 과학적 우수성
  • 편집부
  • 등록 2006-09-08 14: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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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의 재조명

백자의 과학적 우수성    

글 박철원 _ 한양여자대학 도예과 교수

세계적 경매시장인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5세기 경기도 광주 분원에서 제작된 백자접시 한 점이 308만불에 팔린 사실(1994년)과 17세기 백자 항아리 한 점이 841만불에 경락(1996년)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 도자기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사실로부터 400년 전 제작된 도자기가 시대적 세대를 초월해, 우수한 미학적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그 시대 조선인의 도자기제조 기술이 세계 최고의 기술임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한다. 도자기는 역사적 시대성과 미학적 조형성을 중심으로 평가되지만 조형성의 기준은 도자기 제조 기술이 바탕이 된다고 생각된다. 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적인 사고를 말하며 기술의 우수성이 곧 과학적 우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도자기제조에 필요한 기술은 도자기 색상에 제일 중요한 태토제조 공정기술로 원료발굴, 채취, 선별, 정제, 원료들의 배합비, 혼합, 토련이다. 또한 성형공정 기술로는 도자기 성형 시 생소지 강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토 숙성, 성형방법, 성형밀도와 입자 배열 고르기 방법(타렴법, 판장법 등)이 있다. 이밖에 건조장식 공정으로는 건조방법 반건조법, 장식기법이 있으며 1차 번조공정, 시유공정은 유약원료 선별, 정제, 유약배합 및 혼합, 2차 번조공정으로 나눌 수 있고 2차 공정은 도자기 제조 공정 중 제일 중요한 공정으로서 도자기의 색상과 강도를 결정하는 공정이다. 이들 공정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도자기 기술의 제일 중요한 공정은 태토, 유약, 번조 공정이다. 이것은 도자기 색상과 형태를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기술로 필자는 본고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조선백자기의 과학적 우수성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태토(胎土)
조선백자기의 색은 태토의 원료조성에 따라 유백색, 겨울에 내린 눈과 같은 설백색, 약간 푸른끼가 도는 청백색 등 다양하므로 백자의 정색은 태토에 좌우되므로 태토에 사용되는 원료가 중요하다.
태토 제조 중 가장 중요한 원료는 백토이며 우리나라는 양질의 백토산지가 많다.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에 의하면 한 장소에서 채굴된 백토를 사용하기보다는 기타 여러 지역의 것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있으며 대략 양구, 곤양, 진주, 봉산, 원주, 서산, 충주, 광주 등지의 백토를 채굴하여 시험번조試驗燔造를 거쳐 색이 뛰어난 것을 선택하여 사용하였고 특히 전국의 약 20여 곳에서 채굴된 백토 중 최상의 것이 영조 이후에 사용되었다.
그리고 헌종때(1834-1849)에 이규경의 저서 『오주서종박물고변五州書種博物考辨』에는 양구, 곤양, 춘천 등에서 나오는 백토가 나라 안에서 제일이라고 하였고 그밖에도 흙 분별법, 흙 처리법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원료에 관심을 갖은 결과 맑고 깨끗한 백자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백자는 수비를 통한 탈철 과정을 거쳐야 백색도가 뛰어나므로 우수한 백토를 사용하기 위한 수비정제 시설로 보이는 웅덩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헌이나 발견이 미비하여 수비용 웅덩이로 추측 할 뿐 구체적인 기록은 없다.

표 1은 중국 명청시대 경덕진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원료 고령高嶺과 자석瓷石(유과釉果)의 광물조성표이다. 고령Kaolinite은 이론화학식과 그 성분이 비슷하며 견운모Sericite가 6% 정도 함유되어 있다. 유과釉果는 견운모Sericite 함량이 27.40%, 소다장석Albite이 18.36%에 방해석(CaCO3)이 2.18%나 함유돼 있어 내화도가 낮은 자석瓷石(도석陶石)임을 알 수 있다.

표 1. 中國 古窯瓷廠의 原料 鑛物組成

 

표 2, 표 3은 광주 관요를 중심으로 15세기 도마리에서 19세기 분원리까지의 발굴 도편의 태토 성분분석 제겔Seger식과 중국, 일본 백자의 성분분석 제젤Seger식 비교표이다.
표에 의하면 조선백자기 도편의 R2O+RO mole 값은 0.3~0.45 mole 범위 내에 있으며 SiO2의 mole값은 0.55~6.8 mole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R2O+RO group 산화물과 SiO2의 mole 비의 값은 14~17범위 내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6세기 우산리와 17세기 선동리 태토는 알칼리와 SiO2 함량이 비교적 높아 소결 온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18세기 금사리와 19세기 분원리 태토는 알칼리와 SiO2 함량이 낮아 소결온도가 높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일본자기는 알칼리와 SiO2 함량이 조선백자의 그것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보아 소결온도가 조선백자보다 낮아 소성색이나 강도가 조선백자보다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표 2. 조선백자기 도편 태토Seger식
 

그림 1은 조선백자기 중 18세기 금사리 도편의 절단면 SEM사진으로 태토 조성 광물이 소결에 의한 반응에 의하여 안정된 고온 생성물인 뮬라이트mullite가 잘 생성하고 있으며, 미반응물인 규석입자가 관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로부터 번조가 잘되어 소결이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며, 자기의 색상이나 강도가 양호하다고 여겨진다.


유약
조선시대 백자에 사용되었던 유약의 재료에 대한 기록은 문헌에 남아있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조선전기에는 양구부근의 광주에서 유약 재료인 수을토(물토)가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것을 재와 함께 사용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후에는 재와 곤양수을토, 광주수을토가 주원료로 사용된다. 헌종대(1834~1849)에 이규경의 저서 오주서종박물고변五州書種博物考辨에 따르면 유약에 식물의 재를 사용한다는 기록이 있다. 담배(화현초)나 독초, 황관黃罐, 권람초 등을 재로 태워서 포개어 물에 넣고 맑게 걸러서 거친 것은 버리고 아주 가는 것을 쓴다고 하였고 재 두 그릇에 붉은 흙의 진흙물(홍토니수) 한 사발을 균일하게 섞어 굽지 않은 그릇에 발라 구웠다고 하였다. 이렇듯 백자에 사용되는 물토와 석회석, 재가 유약의 질을 좌우하므로 각각의 성분이나 품질이 우수하여야 양질의 백자색을 얻을 수 있었다.
중국의 경우는 유과와 유회를 혼합하여 만든다. 유과란 비교적 내화도가 낮은 일종의 자석을 미분말 한 것이다. 현미경으로 보면 약간의 장석이 들어있고 Sericite가 적은 편이며 견운모가 30~40% 정도 함유되어 있다. 유회는 경덕진 동남 15km의 사전향寺前鄕의 것을 사용한다. 유약의 조합비율은 유과 88%, 유회 12%, 또는 유과 96%, 유회 4%의 범위이다. 내화도는 1180℃~1280℃ 범위이며 물론 유회량이 증가할 수 록 내화도는 낮아진다.

표 4, 5는 조선백자도편유약 제겔Seger식과 중국, 일본의 백자도편유약성분 제겔Seger식이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백자기 유약은 거의 석회유로 재와 물토(수을토)를 사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중국이나 일본도 조선백자기유약과 같이 CaO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재를 사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장석질 도석을 사용하여 용융온도가 낮고 일본은 거의 재에 의존하여 유약의 용융온도가 조금 높다고 생각되어져 조선 백자기의 유약이 양호함을 알 수 있다.

표 4. 조선백자기 도편 유약 Seger식

표 5. 17세기 중국 경덕진과 일본 아리따자기 도편 태토Seger식
      그림 2는 조선백자기의 유면색도분석으로 측정결과 백색도는 높은 순으로 18세기, 19세기, 16세기, 17세가, 15세기임을 알 수 있으며 18세기 것이 푸른색에 가까운 색을 나타냄을 알 수 있어 색조가 가장 좋다고 생각된다.
그림 3은 중국정요에서 제작된 백자들의 반사도 결과로 조선백자 18세기 금사리 백색도와 거의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백자는 백색도는 높으나 조석백자 보다 투명도는 낮다.
조선백자도편의 연도와 출토된 장소가 검증된 것을 수집하여 유면을 육안 관찰한 결과 15세기 우산리도편은 약간의 청색을 머금은 회백색을 띄고 있었다. 16세기 관음리 도편은 유약은 투명하고 광택이 빛나며 미세한 유빙렬이 있고, 석고색과 같은 백색을 띄고 있다. 17세기 선동리 도편은 유약이 약간 두껍게 시유되었으며 광택이 은은하고 약간 푸른끼가 도는 회백색을 띄고 있다. 18세기 광주 금사리 유약은 희고 맑고 광택이 있고 조금 두껍게 시유되었으며 유약은 빙렬이 없이 약간 푸른기를 머금으며 태토와 분리되지는 않았다. 19세기 분원리 도편은 약간 푸른끼를 머금었으며 청화백자로 유면은 약간의 광택이 있다.

 

 

번조(燔造)
그 나라의 자기기술을 밝히는 것은 그 시대의 ‘가마구조’가 중요한 요인인데 가마의 경사도, 가마의 칸 크기, 봉통의 구조 그리고 연료 등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 좋은 도자기를 생산해낼 수 있다.
가마구조에 관한 문헌(세종실록 권55)을 보면 우리의 가마형식은 거의 오름가마(등요)였으며 조선후기의 가마구조는 반도염식 경사계단형 칸 가마였다.
실학자 이희경(1745~1805)은 그의 저서 ‘설수외사雪岫外史’에서 조선 백자의 발전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다루었는데 그것은 가마 구조의 개선이었으며 재래식 와요臥窯의 결함을 분석하고 중국식 입요(立窯)의 효율성 등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분원에서 와요에 불을 세게 때서 자기를 굽는 것을 보았는데 센 불꽃이 여러 날이 지나도록 꺼지지 않았다. ‘불꽃은 위로 올라가는데 가마가 와요臥窯라면 번조하는데 반드시 불길이 굽어 골고루 퍼지지 못 할 것이며 또 불꽃이 너무 세면 자기가 반드시 이지러지며 많이 가라질 것인데 어찌하여 가마를 입요로 만들지 않느냐, 중국의 벽돌가마는 모두 입요이다. …’라고 하였으나 끝내 사용하지 않았다 한다. 또한 연료는 소나무를 사용하였지만 불꽃이 올라가지 않아 번조 성공률이 낮았다고 한다. 가마의 구조는 반도염식에 경사진 계단의 칸가마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헌종대(1834~1849)에 이규경李圭景의 저서 ‘오주서종박물고변五州書種薄物考辨’에서는 가마 만드는 법과 불 때는 방법, 가마 크기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그 외에 흙 분별법, 흙 처리법, 유약을 만들고 물레를 만드는 방법도 설명하고 있다. 가마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가마의 길이가 긴 것은 20~30장丈이 되고 짧은 것은 60척尺이라고 하였다. 또한 경사진 언덕과 산기슭에 층을 따라서 위로 올라가게 하여 가마를 만들고 가마문은 양쪽 가장가리에서 서로 마주보게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아주 작은 그릇을 앞의 가장 작은 가마에 넣고 매우 큰 항아리를 끝의 가장 높은 가마에 넣었다. 번조시에는 처음가마에서 불을 일으키고 또 다른 가마로 이동하며 불을 옮겼으며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불색을 교대로 보았고 대체로 도자기 130근에 100근의 나무를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광주분원의 백자요지 가운데 17세기 이전의 요지는 우산리, 오전리, 도마리, 무갑리, 번천리, 관음리, 형지리 등이 있으며 이상의 요지에서 출토된 도편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 모래를 받치거나 태토비짐을 받쳐서 번조하는 괴임수법을 사용하였다. 태토비짐은 15세기부터 사용되어왔으며 받침방법으로 점차 모래받침과 병행하였다. 또한 15세기에서 16세기 요지로 추정되는 우산리 9호와 도마리 1호, 번천리 9호, 무갑리 2호, 오전리 1호 등에서는 갑발을 씌워 정성껏 번조한 양질의 백자가 출토되었다. 그리고 17세기 이후의 요지로는 관평리, 오향리, 금사리, 분원리 요지가 알려져 있다. 발견된 도편은 모두 굵거나 가는 모래를 받쳐 번조하였고 대부분 유색이 밝고 투명하여 설백색을 띤다.
맺음말
조선백자는 15세기 말엽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었으며, 흡수성 및 투광성이 없는 견치한 도자기로서 성리학의 유교사회와 잘 조화되었다. 따라서 간소하고 청초한 백자가 조선시대의 중심적인 자기로 대두되었다.
조선백자는 순백자, 청화백자, 상감백자, 진사백자, 철화백자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조선시대를 찬란한 도자기 국가로 명성을 떨치게 하였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도자기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고려청자를 비롯하여 분청사기,조선백자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필자 박철원은 한양대학 대학원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재)세계도자기엑스포 기술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한양여자대학 도예과 교수에 재직하고 있다.

< 본 사이트에는 일부 표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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