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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선호하는 도자식기 디자인
  • 편집부
  • 등록 2006-10-10 15: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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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식기 디자인의 재조명

한국인이 선호하는 도자식기 디자인

글 김태성 _ (주)행남자기 부사장

도자 식기라 함은 식사를 함에 필요한 도자로 만든 기구를 통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도자기로 만든 식기에는 일상생활에서 한국인의 식기의 쓰임새에 따라 음식을 담아 음식을 섭취하도록 내어 놓는 식기뿐만 아니라, 섭취 전후에 음식을 보관하거나 그 음식의 조리에 필요한 도자 도구를 모두 합쳐 도자 식기라 하여야 할 것이다. 쓰임새에 따라 분류한 도자 식기의 종류가 이러하다면 도자 식기의 디자인 역시 쓰임새에 따라 디자인의 변화도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크게 형태에 대한 디자인과 그 형태에 따라 디자인된 문양의 디자인을 일컬어 도자식기의 디자인이라 칭하여야겠다.

도자 식기의 형태 디자인
한국인의 식기 형태 디자인은 누구나 국립박물관의 도자관을 들어서면 알 수 있듯이 끝이 뾰쪽하게 되어 있어 현대인으로서는 조금은 의아해 보이는 즐목문토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삼국 시대에 들어서는 질감 면에서도 조금은 단단해 보이며 식탁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발 부분이 달려 있고 장식성이 가미된 토기로 진보하였으며, 한국 도자의 꽃이라 불리는 고려청자에 들어서 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용성 측면에서도 형태의 균형이 완성되었다고 본다. 이후 도자 식기의 보급이 확대되어 실용성 있는 형태의 개발이 분청과 이조 백자에 적용되기 이르게 되었으며 유기, 목기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다. 물론 대다수의 서민이 사용하던 옹기들의 형태 역시 따로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나, 필자가 관련되어 있는 산업 도자의 형태 디자인의 원류가 과거 한국인의 식문화를 근간으로 해석된 양반들의 “첩” 밥상 문화와 서양의 “세트” 문화가 융화되어 현대 중산층 가정의 도자식기 형태적 구성의 근간이 되었다고 사려 되므로, 그 가정 하에서 선호하는 형태 디자인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일반적인 국내 산업 도자에서 식기 형태의 근간은 밥사발 혹은 밥공기 그리고 국대접 2가지가 식탁에서의 개인 음식 섭취를 위한 기본이며, 나머지 한국 음식의 특징(중앙의 음식을 겸상하는 사람과 공유하는 문화)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반찬용 식기는 음식의 수분 함량에 따라서 오목하거나 혹은 평평한 접시류를 쓰는 것이 상례화 되어 있다. 2000년 뉴밀레니엄을 기점으로 최근 한국 식탁을 점령하기 시작한 이형(여기서는 Unsymmetric과 Non-circular형태라고 해석하는 편이 좋겠다) 도자식기 열풍은, 기존의 원형 일색의 식탁 위의 배치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으며, 더 나아가 좀 더 대담한 형태, 크기 그리고 색깔의 단품 메뉴를 위한 Non-Set 도자식기류도 소비자 구매 행태 변화와 더불어 선호되는 도자식기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이형 도자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보다도 개인이 지향하는 음식 섭취 문화가 달라지면서 과거 한국적인 정형이 급격히 변화되어 가고 있다고 사려 된다. 아마도 그건 요즘 독자 여러분도 너무나도 중시하는 ‘웰빙’이라는 테마이다. 물론 웰빙이라는 테마가 음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지만 그 테마가 영향을 준 도자 식기에서의 형태적 변화는 하루 이틀을 풍류하고 사라지는 단기간적인 트렌드는 아닌 것임이 틀림없다. 이형의 특징은 단지 원형이나 대칭형이 아니라는 점 보다는 식탁에서의 공간은 메워주고, 메워준 공간을 우리의 참음식 문화에게 돌려주어 다르게 이용토록 배려하게 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즉, 원형과 원형이 만드는 자투리 공간을 이형의 대표 격인 사각이나 삼각 형태 도자식기들의 각과 각이 맞물려 채워 나감으로서 웰빙 문화가  지향하는 참음식 및 그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Orientalism 여백을 표현하려는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만족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공간을 메워가는 2차원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도자식기들의 식탁에서의 변화 역시 웰빙 테마에 따라 대범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친환경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첩’ 개념의 개인 위주의 서빙 문화가 본래의 식문화 보다는 웨딩 문화에서의 어른 공경에 대한 물질적 보상 개념으로 바뀌고 있으며, 신혼을 위한 홈세트의 구성 역시 소구성원 가구 편성과 외식 문화의 보편화를 반영하듯, 세트당 조입수 역시 과거 50피스대의 세트에서 40피스대로 전반대로 간결화 되는 추세이다. 특히 구성 상품 간의 크기에 대한 불필요성을 배제하고 식기의 용도에 대한 실질적인 소비자 욕구가 반영되어, 예를 들면 ‘생선 접시’와 같이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도자 식기가 소규모화된 세트 구성품에 포함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한국인들의 도자식기 형태 선호도의 변화는 도자식기가 주는 매력 자체가 형태적인 선호도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향하는 특정한 ‘Total Living Trend’에 따라서 도자식기의 형태가 변해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의류 산업의 Fashion Trend가 숨 가쁘게 변화하는 것에 비하면 도자식기의 형태적 변화는 덜 민감한 편이나, 과거와 비교하면 이 역시도 Open Market과 시장 정보 공유의 속도와 양의 확산에 한 몫을 하고 있는 인터넷의 영향은 현대를 사는 소비자들의 도자식기의 선호도에 다양성 뿐만 아니라 구매 이후의 도자식기 쓰임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선호하는 도자식기의 형태는 미학성, 위생성, 기능성 그리고 소비자가 가지는 문화성과의 부합 여부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도자 식기의 문양 디자인
지난 수십 년간의 산업 도자 제품을 생산해온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재미있는 통계를 보고 가끔은 의아할 때가 있다. 독자분들도 알다시피 최근의 소비자들의 선호도에서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개성의 중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도자식기의 선호 문양에 있어서는 거의 70~80%가 지속적으로 ‘꽃’을 테마로 하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물론 뉴 밀레니엄의 대표적인 컬러 트랜드였던 플레티넘이 유행하였을 때 과거보다는 기하적인 구성이나 자연적인 재질감을 도자 식기에 이식하는 제품이 각광을 받기도 하였으나, 역시 장구한 세월 속의 문양의 왕좌 자리는 역시나 Floral Motive가 선호도 1위라고 단정하여도 무리가 없겠다. 최근 들어 Floral Pattern 중에서도 소위 Botanical Floral과  Floral Photo Motive의 표현이 이식된 산업 도자 제품이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비산업도자 제품에서도 약간은 비사실적이나 조각 혹은 간결한 Brush Touch의 꽃과 식물들의 문양이 처리된 제품이 선호되고 있다.
국내 구매층 나이에 따라서 선호도를 분류를 하자면 40대 이후의 주부층은 Formal한 느낌을 주는 색깔들(예를 들면, Gold, Cobalt, Burgundy 등)과 어우러진 정교한 Hand Painted Floral 문양이 인기가 있으며, 20대 후반에서 30대의 구매자들은 무거운 색감 보다는 명도가 높아 가벼운 느낌을 주는 색감에 세밀함detail이 좀 떨어져도 웰빙 감각이 넘쳐나는 수채화 느낌의 Floral 문양이나 정반대로 Floral이 극명하게 사실적으로 표현된 Floral Photo 문양에 구상이 어우러진  도자식기를 선호한다. 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에 이르는 도자식기 구매 입문자들은 애니메이션Animation적이거나 추상적인 표현 혹은 IT적인 Floral을 선호하며 아주 복잡하게 도자식기의 표면을 완전히 채우거나 아니면 지극히 제한된 공간에만 포인트를 준 Floral 문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양의 선호도 추이는 해외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이나, 일부 해외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Formal한 Narrow Band 문양을 가진 제품을 아직도 주부 입문에 꼭 필요한 Bridal Registered 상품으로 꼽고 있는 점은 국내 문양 선호도와는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최근 들어서 문양의 선호도에서 또 다른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Floral이 주종을 이루는 문양의 선호도 통계치에도 불구하고, 첫째, 문양에 쓰이는 모티브의 종류가 매우 광범위해져서, 과거에 금기시 되어 왔던 문양이라든가, 선호되기에는 난감한 모티브들이 다양한 기법을 통하여 과감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 둘째는, 산업 도자 문양이 산업디자인의 영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술 분야와 활발히 연계되어 Masstiege적인 제품으로 태어나고 있다는 점. 셋째는 도자식기에 이식되는 문양의 Design Turnover가 매우 빨라져서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매우 짧아졌다고 보이지만, 반면에 이미 명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의 문양에 대한 로열티Royalty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이중성이 존재한다는 점, 넷째는 국내 소비자의 도자식기의 색Color에 대한 선호도 중 백색에 대한 선호는 상당히 안정적이나, 재질 전반을 덮고 있는 색들의 톤이나 문양 이식 기법이 다양해짐에 따라 Color Glazed 제품들도 Accent Item으로 구매를 시도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최근 통계에 따르면 문양의 선호도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려울 정도로 선호도의 다양한 가치관들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는 점들을 들 수 있겠다.

필자가 도자식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를 간단히 피력하는 과정에서 ‘가장 선호되는 것을 꼬집어 말씀드리지 못하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게 된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최근 도자식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소비문화의 변화가 얼마나 급변하고 있으며, 그 선호도에 따라 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기업의 환경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도자식기의 형태든 문양이든 최근 기업이 전반적으로 행하는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처절한 시장 경제에서 결국 도자식기 구매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목적 인식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다음의 기회에는 조금은 더 구체적인 선호도에 대하여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위안을 한다. 그러기 위해 나름대로 적절한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선호받는 도자식기의 디자인을 만드는 기업을 위한다기 보다는 선호받도록 이끄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느끼며 스스로 도자식기의 디자인 연구에 대해 새로운 포부를 다짐한다.


* 필자 김태성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Drexel University MBA와 Boston University MS/Management Info. Sys. 전공, International Design School for Advanced Studies 3기 수료, Institute of Global Management Program 1기 수료 등의 과정을 밟았다. 이후 경기도 및 전국 민속공예품대전 심사위원 총 4회, 경기도 공예품대전 33~35회 심사위원, 한국공예문화진흥원 도자부문 위원으로 활동하며 (주)행남자기 제품연구소 소장을 역임, (주)행남자기 부사장 겸직하며 Rosendahl 한국법인 KDCK를 창업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사진을 생략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를 참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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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erazi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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